보통 주식은 오르락내리락 물결을 치듯 움직인다. 장기로 투자하라는 이유는 물결을 치다가 결국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괜히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급하게 팔아 손해 보지 말고, 작은 사이클들을 넘어 큰 수익을 거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많은 투자 현인들은 장기투자를 강조했다. 특히 '쌀 때 사서 비싸게 파는' 전략을 구사하는 가치 투자가들은 장기투자를 대원칙으로 생각할 것이다. 즉, 주가가 언젠가는 기업의 본질 가치를 찾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하락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벤저민 그레이엄은 자신의 저서 '현명한 투자가'에서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꾸준히 매수해야 하며, 팔 때는 오직 현금이 필요할 때일 뿐"이라고까지 말했다. 실제 벤저민 그레이엄은 장기투자로 엄청난 수익을 냈던 투자가이다. 당신이 장기투자와 단기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 핵심을 파악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강남 아파트 투자 부럽지 않은 장기투자의 가치
우리나라에서도 장기투자의 가치를 보여주는 기업들이 많다. 최근 강남 아파트의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올랐는데, 똑같은 금액을 기업에 투자했다면 어땠을까?
한 증권사는 작년 초 S전자 주식과 서울 아파트, 전국 아파트를 3년 만기 보유했을 때의 수익률을 따져봤다. 그랬더니 2010년 이후 S전자 평균 수익률은 47%대로 서울 아파트 수익률(9.65%)을 압도했다고 보고했다. N포탈은 더 극적으로, 2010년 5만 원대였던 주가는 최근 30만 원을 넘보고 있다. 10년 만에 6배가 뛴 것이다. 이쯤 되면 주식은 장기투자가 답인 것처럼 보일 것이다.
미래 성장성 있는 기업 발굴하는 게 핵심
하지만 장기투자에는 조건이 있다. 바로 좋은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아무 종목이나 평생을 묻어두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으며, 종목에 따라서는 상승하는 듯하다가 하락세로 돌아선 뒤, 영원히(?) 반등하지 못한 채 상장 폐지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좋은 종목을 고르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없을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판단법은 미래 성장성이 있느냐의 여부이다. 지배 구조, 재무, 규제 등의 복잡한 이슈를 잘 살펴야 한다는 점은 말할 필요가 없지만, 선택 기준을 딱 한 가지 고르라면 바로 성장성이라고 볼 수 있다.
위기가 겁난다면 단기투자도 OK
장기투자라고 하면 보통 3년 이상의 투자를 말하며, 길게는 10년 이상을 염두에 두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1년만 묻어둬도 장기 투자했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경제가 워낙 복잡다단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과거보다 경제의 상승과 하락 사이클이 빨라졌다. 이 때문에 1년을 투자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 된 것이다.
단기투자 옹호론자들은 미래가 불확실한데 장기 투자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앞서 언급했듯 꾸준히 올라갈 것을 믿고 하락기에 꾸준히 분할 매수했는데, 끝없이 추락하는 종목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단기투자는 일단 마음이 편하고, 주식을 넣어두고 노심초사할 필요 없이 불안하면 매도해버리면 그만이다.
단기투자, 품은 많이 파는데 수익 낮을 수도
경제가 불확실할 때는 장기투자를 부르짖는 운용사들조차 '단타' 전략을 쓰곤 한다. 1% 수익률만 나도 일단 수익을 실현한 뒤 다시 투자 전략을 짜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기투자의 단점은 무엇일까? 일단 거래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빈번하게 매매할수록 거래세와 수수료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단타를 쳐봐야 세금만 많이 내고 증권사 배만 불려준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단기투자는 장기투자에 비해 크게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주식이 장기적으로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장기투자는 큰 상승세를 다 누릴 수 있다. 반면 단기투자는 작은 등락에서 수익을 내려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찔끔' 수익에 그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주식투자를 장기로 할 것이냐 단기로 할 것이냐의 정답은 없다. 성장성 있는 정말 좋은 종목이라고 믿는다면 장기 투자했을 때 분명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수시로 투자한 종목의 현황, 산업 전망 등을 확인하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
장기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견딜 힘이 있느냐인데, 위기가 닥치고 주가가 떨어졌을 때도 믿고 기다릴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할 것이다. 늘 노심초사하는 투자자가라면 단기 투자가 낫다. 빨리 손익을 실현해두면 위기가 닥쳤을 때 마음 편할 것이다. 다만 단기투자라고 하더라도 '카더라'에 의존한 투자는 좋지 않다. 확실하지도 않은 정보에 근거해 투자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이 없다. 좋은 종목을 고르는 것, 주식투자의 기본 중 기본임을 기억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