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술, 담배, 골프를 하지 않는다. 한때는 와인 한 병을 며칠에 나눠 마셔보곤 했지만, 둘 다 체력이 별로라 다음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와인을 마실 땐 좋은데, 뒤 끝이 별로였던 것이다. 골프도 할 줄 모른다. 요즘 같은 세상에 골프를 못하면 안 된다는 말도 들었지만, 남편과 나는 못 들은 척 골프를 시작하지 않았다. 운동을 싫어하는 남편에게 나도 물들었는지 골프를 배워보겠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우린 왜 이러지, 하다가 알게 되었다. 남들이 해서 좋아 보이는 일을 따라 해보기엔 둘 다 나이를 먹었고, 체력도 별로라 그런 것 같았다. 대신 같이 할 일을 찾으면 되었다. 그게 보이차였다. 둘 다 좋아하고, 오래오래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은 셈이다.
매일, 부부가 보이차를 마시니 좋은 점을 찾아가게 된다. 일단, 직접 마셔보면서 알게 된 보이차의 효능은 대략 5가지로 정리된다.
* 직접 마셔보니 알게 된 보이차의 효능
1. 보이차에는 테아닌이라는 성분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2. 자연에서 온 신선함과 차분함을 느낄 수 있다.
3. 잠시 걱정과 생각을 내려놓고 차에 집중할 수 있어 명상 효과가 있다.
4. 보이차의 진정 효과는 불면증이 있는 분들의 숙면에 도움이 된다.
5. 수시로 작은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정신적 안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보이차는 혼자 마셔도 좋지만, 누군가와 함께 마시면 더 좋다. 부부가 보이차를 함께 마시면 이런 점이 좋다.
* 부부가 보이차를 마시면 좋은 점
1. 매일 부부만의 리추얼로 자리 잡아 소중한 순간을 누릴 수 있다.
2. 보이차는 두 사람 모두 차분하게 만들어 싸울 일을 줄인다.
3. 보이차 한 잔에 각자의 마음을 담아 서로에게 건넬 수 있다.
4. 스트레스받는 일은 잠시 잊고, 오직 차와 부부간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다.
5. 함께 차를 마시기 위해 각자의 몸 컨디션을 챙기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같은 회사에 다닌다. 그러니 늘 하는 얘기는 아이들과 회사 얘기뿐이었다. 보이차를 함께 마시면서 대화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차 맛을 이야기하고, 어디서 어떤 차를 마셔볼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소중해졌다. 가끔 SNS에서 알게 된 찻집을 함께 가보고, 솔직한 느낌을 나누면서 함께 할 노후도 그려본다. 나이가 더 들어서도 보이차를 마실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을 세운다. 어쩌면, 우리는 보이차를 함께 마시며 지금, 여기에 머물며 먼 미래까지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닐까. 10년 뒤, 20년 뒤에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부부가 함께 하기에 보이차만큼 좋은 게 없다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