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 하늘이 요란했다. 분명 집에서 나올 땐 화창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한강을 건너면서 비가 그치더니 그림 같은 구름이 펼쳐졌다. 남편이 운전을 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고개를 들어 구름멍을 때리다가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고 싶었다. 창문을 열었더니 더운 바람이 훅 들어왔지만, 그래도 조금은 가을이 느껴졌다. 분명 하늘에서는 가을 느낌이 나는데, 날은 여전히 덥다. 그래서인지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가득 채운 구름이 더 근사하게 보였다. 종일 바닥에 드러누워 하늘만 올려다보면 좋겠다. 몸은 회사로 향했지만, 마음은 구름 사이사이를 거닐었다.
자신이 하늘 속에서 살고 있음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우린 하늘 아래 사는 것이 아니다. 하늘 속에 살고 있다. 우리의 대기는 하나의 거대한 바다이고, 우리는 그 안에 살고 있다. - 개빈 프레터피니, <날마다 구름 한 점> 중에서
우리는 하늘 아래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늘 속에 살고 있다는 말. 인상 깊게 읽었던 책 <날마다 구름 한 점>에 적힌 글이다. 그저 하늘을 올려다보기만 할 뿐이라고 믿기에는 우리가 너무 작은 존재들이 아닌가. 하늘 속에, 모두와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이 대기는 하나의 바다이고, 그 안에 살고 있는 것은 우리만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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