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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맨발걷기를 했더니

by 글쓰는 워킹맘


내 생각에는, 정말로 젊은 시기를 별도로 치면, 인생에는 아무래도 우선순위라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해 가야 할 것인가 하는 순번을 매기는 것이다. 어느 나이까지 그와 같은 시스템을 자기 안에 확실하게 확립해놓지 않으면, 인생은 초점을 잃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밤새 꿈을 꿨다. 우리 집에 얼굴도 모르는 손님들이 잔뜩 찾아와 식사를 하겠다고 했다. 집에 먹을 것이 없으니 밖에 나가 사드리겠다고 하고 분주히 움직였다. 꿈속에서도 나는 성실했고, 최선을 다해 '할 일'을 했다. 그러다 잠에서 깨니 생각이 복잡해졌다. 이게 무슨 꿈인가. 그리고 선택해야 했다. 조금 더 눈을 붙이고 누워있을지, 일어나 움직일지 말이다. 의외로 빨리 결정했다. 오늘 하루, 내 일상의 우선순위는 몸 컨디션에 둬야 했다. 그러니 새벽 시간은 밖으로 나가 걷겠다고 마음먹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소설을 쓰기 위해 글 쓰는 시스템을 확실히 해뒀다. 나도 내 인생이 뒤죽박죽 되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었다. 밖으로 나갈까 말까를 고민하는 대신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왔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좋아하는 것은 자연히 계속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계속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거기에 의지와 같은 것도 조금은 관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 해도, 아무리 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오래 계속할 수는 없다. -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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