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마라톤 대회에서 10킬로미터를 달렸습니다. 좁은 도로 폭에 비해 사람은 많았고, 중간에 물웅덩이가 있는 흙길도 있었고, 고저 차가 심한 코스였습니다. 또 중간중간 앞뒤 옆 사람과 부딪치는 일도 잦았습니다. 한마디로 이제까지 참가한 대회 중 가장 난코스였습니다. 당연히 체력 소모도 많았습니다. 결승선 1킬로미터를 남기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록은 어땠을까요? 지금까지 연습을 포함해 10킬로미터 기록 중 가장 빨랐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저는 달리는 동안 제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집중했습니다. 주변 환경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불평해도 달라지지 않죠. 계속 달릴 것인지 아니면 환경 탓하며 대충 달릴 것인지 스스로 선택해야 했습니다. 환경도 남의 시선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대회에 참석한 목적에만 집중했지요. 그랬기 때문에 성적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외부 환경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그로 인해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을 ‘자기 서사’라고 말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자아개념’이라는 용어로 불립니다. 다시 말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인식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개인에게 ‘자기 서사’는 왜 필요할까요? 자기 서사를 통해 강인한 정신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인한 정신력은 생각과 기분을 좌우합니다. 다시 말해 제가 환경 탓하지 않고 달리기에만 집중했던 것처럼 한눈팔지 않게 자신을 다잡아 주는 역할을 하죠. 즉 지금 해야 할 일에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행동으로 이어지면 성과가 나옵니다. 역대급 빠른 기록을 갖게 된 건 일종의 증거가 되는 거죠. 그 증거를 통해 저는 이렇게 글로 남길 수 있는 저만의 서사를 갖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자신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숙명을 갖고 삽니다. 일에서 가정에서 관계에서 내가 속한 사회에서 말이죠. 이때 필요한 증거를 자기 서사를 통해 갖게 되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남에게 나를 증명해 보이려면 스스로에게 당당해져야 하는 거죠. 남이 보지 않을 때조차 자기 신념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는 동안 꾸준히 크고 작은 성공을 이루어 내야 하는 게 우리입니다. 그러기 위해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고 이때 필요한 게 긍정적인 자기 서사입니다. 우리에겐 늘 악마의 속삭임이 따라다닙니다. 힘든 순간 두 가지 선택지와 마주합니다. 자기를 부정하며 주저앉을지, 자신을 믿고 끝까지 밀어붙일지를요. 당연히 후자를 선택하는 게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내가 성공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의 근거는 지금 내가 시도하는 행동에서 비롯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