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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Dec 18. 2021

동사가 글맛을 살린다

습작하는 김작가 - 09

동사형 글은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기가 느껴진다. 명사형은 아는 체하고 논리적이고 글이 딱딱하다. 

형용사형은 잘하면 감동을 주지만  자칫하면 예쁘기만 하다. 부사형 글은 느끼하다. 중고등학교 영어시간에 조동사, 비(Be) 동사 등은 열심히 배웠다. 하지만 동사에 대해서는 별로 배운 바가 없다. 우리말도 동사 종류가 다양하다. 동사를 많이 쓴 글이 생생하다. 또한 독자를 움직이려면 동사로 제안해야 한다.

그러나 '동사'하면 생각나는 것이 '~하다'밖에 없다. 많은 사람이 몸의 움직임만 동사로 생각하기 일쑤다. 

그러나 머리를 쓰는 동사가 더 많다. 


《강원국의 글쓰기》 - 강원국






동사만 잘 사용해도 생생하고 구체적인 글이 됩니다.

동사형을 익숙하게 사용하려면 연습이 필요합니다.

나도 글쓰기를 배우기 전에는

주로 명사형 문장을 썼습니다.

명사형 문장을 쓰는 데는 학교 교육도 한몫했습니다.

영어 수업이 회화가 아닌 

독해 위주이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영어 원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주로 명사형 문장이 됩니다.


동사형 문장은 가독성도 좋습니다.

술어의 끝맺음이 간결해야 읽기도 수월합니다.


나는 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꽃이 좋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꿈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꿈을 갖고 산다.


동사형 문장 쓰기가 어려운 건

말과 글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구어체로 써야 하는 글이 있고

문어체로 쓰는 글이 있습니다.


문어체의 정의를 보면

 '일상적인 대화에서 쓰는 말투가 아닌, 글에서 주로 쓰는 말투'

라고 합니다.

대화에서 쓰는 말은

"내가 어제 아이들 때문에 미치고 환장하는 줄 알았다."

이 문장을 문어체로 표현하면,

"내가 어제 아이들 때문에 아주 화도 나고 답답한 상황이 연속돼서 속이 많이 상했다." 

글자를 읽기만 해도 답답해집니다.

글을 쓰는 사람에 따라 표현은 달라지겠지만

이런 식의 표현을 문어체 문장이라고 합니다.


생동감 있는 글은 구어체 문장을 많이 사용합니다.

구어체는 대화 표현을 그대로 글로 옮겨놓은 겁니다.

대화를 할 때 상대방에게 고상하게 있는 척  표현하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쏟아내기 바쁩니다.


"동사가 글맛을 살린다."


그런데 정작 글을 쓰려고 할 때면

문어체처럼 쓰게 되면서 글의 생동감을 떨어트리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게 동사입니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며칠을 고민했다. 이런 글을 쓰면 공부가 된다. 내가 생각하는 제일 좋은 공부는

배운 걸 남들에게 나눌 때이다. 머리에 있는 건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진다. 사라지기 전 끄집어내야 한다.

끄집어내면서 나의 언어로 정리하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기억을 넘어 영원히 내 것이 된다."


내 나름대로 동사를 써 표현해 봤습니다.

아래에 다양한 종류의 동사가 있습니다.

글을 쓸 때 의식적으로 동사를 사용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동사가 많이 들어간 글은

내가 말하고 싶은 주장이 명확해지고,

행동을 이끌어내기 수월해지고,

가독성도 좋아지고,

글 쓰는 재미도 생길 겁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동사 종류 중 일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심리동사 : 좋다, 나쁘다, 즐겁다, 싫다

지각동사 : 보다, 듣다, 맡다, 느끼다

인지동사 : 알다, 모르다

기원동사 : 원하다 , 바라다

경험동사 : 알다, 느끼다, 깨닫다

이동동사 : 가다, 오다, 다니다, 나가다

수행동사 : 말하다, 명령하다, 제안하다, 주장하다, 단언하다

수혜동사 : 주다, 받다, 드리다, 얻다, 잃다

[출처 : 강원국의 글쓰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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