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상이 쉬워지는 루틴의 힘

by 김형준

2022. 10. 31. 07:36



수영선수 펠프스는 올림픽 금메달 11개를 땄습니다. 누구도 해내지 못한 기록입니다. 그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연습했는지 보여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올림픽 선발전을 치를 때였습니다. 코치는 펠프스 시험해보기로 합니다. 선수 몰래 물안경에 물이 차도록 해놨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든 펠프스의 물안경에 물이 차기 시작합니다. 팔을 저을수록 앞이 보이지 않았던 펠프스는 어떻게 했을까요? 평소 그는 자신의 팔 길이를 계산해 턴 하는 위치와 도착까지 횟수를 몸에 기억시켜놓았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몸이 기억하는 대로 경기를 운영했고, 당연히 1등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경기에 좋은 성적을 내는 유일한 방법은 연습뿐이라고 합니다. 같은 동작을 얼마나 성실히 해냈느냐에 따라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고 합니다. 습관도 다르지 않습니다. 원하는 습관을 가지려면 같은 동작을 꾸준히 반복하는 게 유일한 왕도입니다.


새벽 기상도 일종의 습관입니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 정해놓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일어나기만 한다고 새벽 기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일찍 일어나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습관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운동선수가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목적은 원하는 경기 결과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새벽 기상을 반복하는 것도 그 시간을 통해 목적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일어난 뒤 무엇을 반복하는지에 따라 습관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국어사전에서 정의하는 루틴은 '(정보·통신) 특정한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일련의 명령'이라고 합니다. 이 말을 풀어보면, '특정한 작업'은 목적을 의미하고, '일련의 명령'은 행위를 말합니다. 가령 달리기(목적)를 하기 전 운동복을 입고(명령) 운동화를 신는(명령) 행위를 먼저 합니다. 마이클 조던은 현역 때 철저한 루틴을 지키기로 유명했습니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일어나서부터 코트에 들어서기까지 모든 과정이 정해진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합니다. 음식, 운동복, 이동경로, 앉는 자리, 운동화까지 루틴을 따른 뒤 경기를 뛴다고 합니다. 물론 경기 결과는 그다음 문제이긴 합니다. 새벽 기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어난 뒤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시간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5년 전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새벽 기상을 따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이미 일어나는 시간은 남들보다 1시간 이상 빨랐습니다. 출근할 때 막히는 도로에 있는 게 싫었거든요. 정해진 출근 시간보다 1시간을 일찍 도착했었습니다. 그러다 책을 읽으면 출근 전 시간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꼬박꼬박 1시간 이상 책 읽는 시간을 만들고 낮과 밤 시간을 더한 덕분에 제법 많은 양을 읽어냈습니다. 그렇게 성과가 눈에 보이니 일어나는 시간을 당기는 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분명했으니까요. 그러다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글을 쓴다고 책을 안 읽을 수는 없었습니다. 읽는 시간에 더해 글을 쓰기로 합니다. 자연히 일어나는 시간을 당기게 됩니다. 잠을 줄여 만든 시간이니 아끼고 아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일어난 뒤 해야 할 행동을 몸에 기억시키게 되었습니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 건 2021년 5월부터 입니다.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쓰고 있습니다. 씻고 옷을 입으면 망설이지 않고 책상에 앉습니다. 10분 동안 한 페이지를 채우고 나면 전자도서관 앱을 실행해 오디오 북을 검색합니다. 읽을 만한 책을 선택하고 집을 나섭니다. 차에 오르면 제일 먼저 전자도서관 앱을 실행합니다. 운전하는 동안 계속 듣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물 한잔을 옆에 두고 블로그나 원고를 실행시킵니다. 이때도 단순하게 행동합니다. 생각이 끼어들 틈을 안 줍니다. 일단 행동부터 하고 보는 겁니다. 그렇게 실행시키고 나면 어떤 글이든 쓰게 됩니다. 물론 분량은 날마다 다르기는 합니다. 중요한 건 정해놓은 시간에 정해놓은 행위를 해내는 것입니다. 7시 반이면 자리를 옮겨 단골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옆에 두고 또 브런치나 원고를 실행시킵니다. 방법은 전과 같습니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또 글을 씁니다. 생각은 글을 쓰고 책을 읽을 때 하고, 행동을 할 때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단 행위부터 해놓고 책을 읽어 나가든 글을 써 내려가든 하는 식입니다. 그렇게 반복하니 눈에 보이는 성과를 갖게 되었습니다. 성과가 손에 잡히니 새벽에 꾸준히 일어나야 할 이유 또한 선명해졌습니다.


상사가 지시한 일을 할 때 왜 해야 하는지 알고 하는 것과 이유도 모르고 하는 건 결과가 달라집니다. 해야 하는 이유를 알면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스스로 찾게 됩니다. 당연히 결과물도 만족스러울 테고요. 새벽 기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어나서 내가 무엇을 할지 명확하고 이를 통해 얻고 싶은 게 선명하면 일어나기 또한 덜 힘들 것입니다. 일어난 뒤 내가 해야 할 일을 루틴으로 정해놓으면 성과도 눈에 보이고 원하는 결과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선순환이 이루어지면 당연히 새벽 기상도 습관처럼 해내게 될 테니 말입니다.



2022. 10. 31. 08:39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미라클은 왜 모닝에만 일어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