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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l 29. 2023

그래서 태도가 전부다


잠은 잘 잤다. 평소보다 두 배 더 깊은 잠을 잤다고 스마트 워치가 알려준다. 전날 충격받은 것치고는 잘 자서 다행이다. 충격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다. 노쇼(No-show)는 이제 익숙하다. 노쇼에 신경 쓰기보다 나를 찾아준 이들에게 집중했다. 그게 당연하다. 노쇼도 그들의 선택이고, 태도이다. 저마다 사정이 있었을 터다. 나도 내 앞에 앉은 이들에게 집중하는 게 내 선택이고 태도이다. 인생은 태도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핑계를 자주 댔었다. 직장을 아홉 번 옮기는 동안 아홉 가지 이유가 있었다.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일자리를 잃었고, 상사와 부딪침을 견디지 못해 나왔고, 그냥 직장이 싫어서 어쭙잖은 핑계로 그만두었다. 아홉 번 다 더 높은 직급과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조건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조건을 따지면 일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일을 할 수 있는 곳에 나를 맞추는 수밖에 없었다. 핑계를 댄 결과였다. 태도가 바르지 못했다. 상사와의 충돌도 어느 정도는 견딜 줄 알아야 했다. 싫은 회사도 참고 견딜 줄 알아야 했다. 내 감정만 챙기다가 결국 아홉 번 이직과 그저 그런 경력만 쌓였다.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람도 많이 만나게 되었다. 대부분은 같은 걸 배우기 위해 모이는 자리였다. 같은 걸 배운다는 건 동질감을 갖게 했다. 서먹하면서도 한편으로 의지가 됐다. 그들 사이에서도 태도를 바르게 해야 했다. 상대방에게 실수하거나 무례하게 대하는 태도를 주의했다. 나의 태도에 따라 관계의 질과 깊이가 달라질 수 있다.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서로 존중할 때 오래 지속되는 관계가 될 수 있다. 자연히 태도를 바르게 했다. 보이는 태도에 따라 상대가 나를 평가한다. 평가에 따라 관계가 지속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같은 방식으로 나도 선택할 수 있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한 번 더 태도와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그동안 소비만 했었다. 강의는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생산자가 되면서 태도도 달라졌다. 나를 찾아오게 끔 나를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게 필요했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보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태도로 삶을 사는지도 지켜볼 것이다. 원칙 없는 태도, 성실하지 못한 자세, 깊이 없는 지식은 언제 어디서 표가 나게 되어있다. 태도는 사진처럼 어느 한순간의 모습이 아니다. 흐트러짐 없이 한결같은 자세를 유지했을 때 얻어지는 결괏값이다. 강사에게는 강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에 맞는 삶을 사는지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니 태도와 마음가짐을 늘 새롭게 가지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스스로 정한 원칙을 지킨다는 게 쉽지 않다. 살다 보면 다양한 사건사고가 생기기 마련이다. 때로는 감정에 휩쓸려 어딘지 모를 곳에 자신을 데려다 놓기도 한다. 또는 들뜬 기분에 해서는 안 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기분이 널뛸 때도 한결같은 태도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어렵다. 쉬웠다면 누구나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쉽지 않다는 건 그만큼 가치 있다는 의미이다. 나는 물론 내 주변을 위해서도 충분히 가치 있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내 원칙대로 지킨 태도가 결국에는 내 주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노쇼가 익숙해지는 중이다. 익숙해질수록 내 태도도 분명해진다.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선명하다. 노쇼 때문에 준비한 강의 망칠 수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내가 강의를 하는 이유는 강의를 듣는 이들을 위한 것도 있지만 결국엔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인 것이다. 그러니 타인의 태도에 영향받을 이유 없다. 나는 내가 정한 원칙대로 꾸준히 실행에 옮기면 된다. 이런 나의 태도는 바다 위 부표나 다름없다. 언제나 늘 같은 곳을 지키고 있으면 누구든 나를 찾게 될 테니 말이다. 그래서 태도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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