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감각>
출근길, 어디론가
새어나가고 싶은 마음에
공원에 들러
나지막한 언덕을 오른다
흙과 통나무로 만들어진
비좁은 계단 위로 발을 디딜 때마다
계단은
여지없이 무릎을 내준다
높이,
더 높이 가보라고
갈 수 있는 마지막까지
끝까지
한번
거침없이 올라보라고
어깨를 내주는
계단 하나
등을 대주는
계단 둘
잘 다녀와,
네가 생각한 곳까지
살다 보면 길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멀쩡히 가던 길이 끊어지기도 하고, 막다른 벽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열심히 준비했던 시험이, 면접이, 계획이 틀어지는 때. 그럴 때 우리는 방향을 잃습니다.
이에 대해 안희연 시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잃은 방향은 방황으로 찾기로 하자’
나침판은 정확한 방향을 가리키기 전까지는 흔들립니다.
흔들리고 흔들리다가, 기어코 가야할 방향을 짚어내고야 말죠.
흔들리고 있다는 건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는 증거예요
고난 없는 성취가 없듯, 방황 없는 방향은 없어요.
방황은 복입니다.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이고 시간입니다.
방향을 잃더라도
방황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험이 부족하면
멋진 어른이 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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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와,
네가 생각한 곳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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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시는 자작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