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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와 한 몸이 된 듯한 감각적 중압감과 에너지의 정체

누가 내 어깨에 젖은 솜을 올려두었나. 초민감자의 무거운 아침

by 이지현


알람 소리에 눈을 뜨지만 몸을 일으키기가 유독 힘겨운 날이 있습니다. 단순히 잠이 부족하거나 피곤한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일 수 있습니다. 마치 누군가 내 어깨와 등 뒤에 물을 잔뜩 먹은 솜이불을 올려둔 것처럼,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바닥으로 꺼질 듯한 감각적 중압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고, 중력이 평소보다 두 배는 더 강하게 작용하는 듯한 느낌에 침대에서 벗어나는 것 자체가 거대한 도전처럼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초민감자(HSP)들이 겪는 독특한 신체 반응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자극들을 받아내고 처리하느라, 신경계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에너지 흐름마저 정체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긴장으로 인해 근육은 수축되고, 림프 순환이 느려지면서 몸속 노폐물이 제때 배출되지 못해 몸이 붓고 무겁게 느껴지는 것일 수 있습니다. 마음의 피로가 몸의 물리적인 무게감으로 전환되어 나타나는, 일종의 감각적 중압감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무겁게 가라앉은 몸과 마음을 억지로 끌어올리기보다는, 부드럽게 떠오르게 하는 방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침의 무거움을 털어내고, 다시 가볍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향기로운 처방을 함께 알아보려 합니다.




왜 초민감자에게 아침은 유독 더 무거울까?

누적된 자극의 임계점 도달

초민감자의 뇌는 매 순간 들어오는 정보를 깊이 처리하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정보의 임계점이 넘어가면 회복 속도가 소모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에너지 고갈 상태가 심화될 수 있습니다. 배터리가 방전되기 직전, 기계가 느려지고 버벅거리는 것처럼, 우리의 몸도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에너지를 보존하려는 본능적인 반응으로 무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일지 모릅니다.


교감신경의 지속적 흥분과 탈진

긴장 상태로 지내다 보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는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끊임없이 투쟁-도피 모드를 유지하느라 근육은 굳어있고 혈관은 수축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아침의 무거움은, 이렇게 과열되었던 신경계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일시적인 탈진 상태에 빠지면서 나타나는 반동 현상일 수 있습니다. 팽팽했던 고무줄이 탄력을 잃고 늘어지는 것처럼, 몸이 이완되다 못해 무기력하게 처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정체된 흐름과 무거운 몸의 상관관계

림프 순환의 저하와 부종

우리 몸의 하수도라고 불리는 림프계는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순환합니다. 하지만 긴장으로 인해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있거나, 피로감으로 인해 활동량이 줄어들면 림프 순환이 정체될 수 있습니다. 초민감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츠리거나 근육을 긴장시키는 경향이 있어, 림프 흐름에 제한이 오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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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아로마테라피스트 이지현입니다. 법학과와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뒤, 현재는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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