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를 향한 첫걸음
회원들의 말은 내게 향기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단순히 나 자신을 위한 치유를 넘어, 그 향기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에 닿고 몸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탐구하고 싶어졌다.
처음에는 책으로 시작했다. 내가 손에 든 첫 번째 책은 단순히 향기의 특성과 효능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책 속에는 자연에서 추출된 에센셜 오일이 어떻게 몸과 마음을 돌보고 치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담겨 있었다. 나는 책을 탐독하며, 나를 둘러싼 세계가 조금씩 새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에센셜 오일이 만들어지는 과정, 각 식물이 가진 고유한 특성, 그리고 그것이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배울수록 내 안에 작은 희망이 싹텄다. ‘이 향기가 정말 나를 치유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생겼고, 그 답을 찾기 위해 직접 향기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라벤더, 로즈마리, 오렌지처럼 익숙한 향부터 처음 접해보는 낯선 향까지 하나씩 수집하며 나의 여정을 시작했다. 한 방울씩 오일을 조합하며 블렌딩을 시도하는 과정은 단순히 새로운 향을 만들어내는 작업에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는 과정이자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이 되었다.
피로한 날에는 활력을 주는 로즈마리와 같은 향을, 공황발작의 전조 증상이 느껴질 때는 진정 효과가 있는 일랑일랑을 선택했다. 향과 함께하는 이 작은 실험들은 단순히 냄새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고 돌보는 방법을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며, 나는 에센셜 오일이 단순히 후각을 자극하는 도구가 아니라, 감정과 신체에 깊이 작용하는 강력한 매개체라는 것을 깨달았다. 블렌딩을 반복하면서 나는 오일 한 방울 한 방울에 담긴 자연의 힘이 내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을 경험했다.
이 변화는 특히 공황발작이 다가올 때 그 진가를 발휘했다. 온몸이 굳어가고 숨이 막혀오는 순간마다 나는 비상약을 떠올리곤 했다. 그러나 어느 날, 일랑일랑 오일을 손에 들고 향을 깊게 들이마셨을 때, 약 없이도 몸이 이완되는 경험을 처음으로 했다.
일랑일랑의 부드럽고 달콤한 향은 마치 "괜찮아, 조금 편히 쉬어도 돼"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이 작은 경험은 내가 향기에 대해 가졌던 의문에 대한 확실한 답이 되었다. 향기는 단순히 좋은 냄새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도구였다.
그날 이후로 향기는 내 삶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그것은 나 자신을 다시 돌보고 치유하며,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이었다. 작은 희망의 빛처럼 시작된 향기는 점차 내 삶 전반에 스며들었고, 내가 잃어버렸던 나를 하나씩 찾아가는 여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