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민감자의 감각 과부하 원인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약속, 분명 즐거워야 할 시간인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몸살을 앓을 것처럼 온몸이 무거웠던 적이 있으실 거예요. 약속 장소였던 백화점 1층의 카페는 사람들로 붐볐죠. 친구의 이야기에 집중하려 애썼지만, 제 의지와 상관없이 온갖 정보들이 제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지난 글을 통해 우리가 ‘초민감자(HSP)’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다른 사람들이 무던하게 넘기는 일상적인 자극에 이토록 큰 에너지를 소모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우리의 신경 시스템이 조금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있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저 더 많은 정보를 더 깊이 처리하도록 설계된 거예요.
초민감자의 뇌를 ‘고성능 슈퍼컴퓨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일반 컴퓨터가 주어진 정보만 순서대로 처리한다면, 슈퍼컴퓨터는 그 정보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방대한 과거 데이터와 실시간으로 연결하며,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까지 동시에 돌립니다. 당연히 에너지 소모가 클 수밖에 없고, 너무 많은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실행하면 시스템이 느려지거나 과열되어 결국 멈추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갑작스러운 피로감과 ‘번아웃’처럼 느껴지는 감각 과부하는 바로 이 뇌의 ‘깊은 처리 과정’ 때문에 일어납니다. 우리의 뇌는 게으르거나 비효율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매 순간 너무 많은 일을 너무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1. 모든 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Deep한 처리과정’
초민감자는 눈앞의 정보를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그것을 아주 상세하게 처리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요즘 좀 힘들어”라고 말했을 때, 비초민감자는 그 말 자체를 객관적인 정보로 받아들이고 “왜? 무슨 일 있어?”라고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민감자의 뇌는 그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수많은 정보를 함께 처리하기 시작합니다. ‘지난주에 통화했을 때보다 목소리가 조금 잠겨 있네. 평소보다 눈을 덜 마주치고. 웃고는 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아. 요즘 회사 일이 많다고 했지? 혹시 팀장과의 갈등 때문일까? 아니면 건강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내가 지금 어떤 질문을 하는 게 위로가 될까, 혹은 부담을 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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