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울앤 May 05. 2023

올리브 섬, 쇼도시마를 향하는 배 위에서 버스킹 하다

My Life is Beautiful!이라고 만들어 주는 순간들

타카마쓰 중앙공원에서의 첫 버스킹은 너무나도 운이 좋았다. 감사하게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 예쁜 응원들을 만나는 바람에 상당히 큰 자신감을 얻었다. 그날의 뿌듯하고 지극한 행복함은 이후로도 나의 한 달간의 시코쿠 버스킹 여행에 지속적인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틈만 나면 악기를 들고나가 노래가 부르고 싶었다. 그래서 크고 작은 섬들을 여행할 때도 아무런 고민 없이 악기를 들고 여행하게 되었다.


우동현인 카가와 현에는 주변에 크고 작은 섬들이 많이 있다. 그중 제닐 먼저 타카마쓰항에서 페리로 한 시간가량 떨어져 있고 올리브 섬으로 유명한 쇼도시마를 여행하기로 했다. 쇼도시마는 카가와 현의 섬들 중 가장 큰 섬이고 예술의 섬이라 불리는 나오시마와 함께 카카와 현을 대표하는 섬이다.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섬인 듯했다. 출발하기 전 날 검색해 둔 페리의 출발 시간에 맞춰 타카마쓰의 항구로 갔다. 평일인데도 전 세계에서 찾아온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목적지로 데려다줄 배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날은 나도 섬으로 들어가는 첫 여행이었기 때문에 내가 보는 모든 것들, 내가 마주치는 모든 장면들이 신기하고 낯설었다. 그래서인지 설렘이라는 감정이 더욱 커졌고 그만큼 많은 사진과 영상들을 촬영하느라 분주했다. 정박해 있는 크고 작은 배들, 물방울무늬 무늬가 그려진 배, 올리브가 그려진 배, 점점 항구로 다가오는 페리와 쾌속선들, 기다리는 사람들, 쇼도시마로 향하는 페리 안의 모습들, 갑판에서 보이는 모든 풍경들, 점점 멀어지고 다가오는 바다 위의 다양한 풍경들, 페리가 가르고 지나가는 바다 위의 물살들, 소리들까지 모두 나를 흥분시킬 만큼 즐거운 피사체들이었다.


사진도 찍을 만큼 찍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나는 슬슬 악기를 꺼내 들고 바로 떠오르는 음들을 흥얼거리며 코드를 연주하며 시간을 보냈다.  도쿄 한 달 살기 중에 둘째 딸에게 거의 C 코드들로 이루어진 곡을 하나 만들어서 제목을 C song이라고 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내자 기발하고 좋다며  C song (See song) 이렇게 제목을 하면 좋겠다는 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테 주었다. 그 씨송을 정말 바다 위 배안에서 흥얼거리는며 만들어 보는데 나 스스로가 얼마나 근사하게 느껴지는지 마치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충만감이 파도처럼 일렁거렸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악기를 들고 갑판 위로 올라갔다. 사진과 영상을 몇 컷 찍고는 갑판 위 벤치에 앉아 자그마한 소리로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흥얼거리듯 부르기 시작했다. 우쿨렐레라는 이 악기가 좋은 건 사람들의 신경을 곤두세우거나 거슬리게 하지 않는, 아주 부드럽고 아주 명랑하고 아주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어떤 장소라도 늘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소리를 싫어할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라고 나는 늘 생각하니까. 사람을 스르르 녹아내리게 만드는 아름다운 소리, 특히 나의 악기는 세상 사람들을 향한 나의 따뜻한 온기마저 듬뿍 실어 나르니 예쁜 미소들로 화답해 주며 내게 더 큰 보람과 기쁨을 돌려보내주는 것이리라.


달콤한 노래 위주로 몇 곡 이어지자 어느새 내 주변에는 몇몇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나의 음악과 어우러져 황홀하리만큼 행복했던 그 특별한 시공간을 함께 창조해 내고 있었다. 배가 쇼도시마에 도착할 즈음까지 나는 버스킹 아닌, 아니다 이게 버스킹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배위의 갑판 버스킹을 하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서서히 올리브 섬인 쇼도시마가 눈에 들어올 즈음 나는 가방에 악기도 넣고 충만했던 나의 마음 한 조각도 함께 넣으며 정리를 하고 일어섰다. 아! 즐거웠다! My Life is Beautiful!이다.


  

이전 04화 우동현 왔으니 우동 투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