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평안에 이르렀나요?

심플리뷰

by 최현락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그 아이가 왜 자꾸 이 땅에 태어나는지 나는 알 것 같다고 동훈은 정희에게 말했다. 여기가 집이 아닌데 집인 줄 알고 삼 만년이나 되돌아 왔다는 것이다. 지안을 바래다 줄 때 지안은 자신의 나이가 삼만 살이라고 했다. 육십년씩 오백 번 정도 다시 태어났다면 삼천 살이라고 하자 동훈이 삼만 살이라고 고쳐준다. 지안은 그렇게 삼만 년이나 이곳이 집인 줄 알고 다시 태어난 셈이다.



%EB%82%98%EC%9D%98_%EC%95%84%EC%A0%80%EC%94%A85.png?type=w966 나의 아저씨 스틸컷(이지은, 이선균)


그런 지안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정희는 알고 있다. 옆에 있는 동훈에게 정희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라며 노래를 부른다.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사랑할 때 집으로 갈 수 있다. 다시 집으로 가는 길은 사랑으로 피어난 장미 꽃밭이다.


%EB%82%98%EC%9D%98%EC%95%84%EC%A0%80%EC%94%A84.png?type=w966 나의 아저씨(이선균, 오나라)


석 달 전부터 팟캐스트에 심리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그곳에 출연한 가수 드레인은 ‘나의 어저씨’편에서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이유를 알 것 같다며 이렇게 얘기했다. “우리는 사랑을 배우기 위해 살아가는 것 같아요.” 싱어송라이터답다. 울컥 뭔지 모를 감정이 올라왔다. 맞다! 사랑이 우리 존재 이유다.



SE-270d35ad-d09c-4e47-ace6-84bb7cc58502.jpg?type=w966 가수 드레인


74년생 동훈은 자신과 같은 나이의 건물에 애착이 있다. 복개천 위에 세워진 건물은 헐리면 다시 세울 수 없다. 그런 건물을 바라보며 동훈은 나처럼 터를 잘못 잡았다고 애처로워 한다. 나도 지구에 잘못 태어난 거지. 혼잣말은 서럽다.


SE-5e524a47-748a-4511-80f6-4d8c61d5b33f.png?type=w966 tvn 나의 아저씨


인생은 편도 여행이다. 모질고 험한 길이다. 때로 답이 없어 보여 한숨이 절로 나온다. 기막힌 일을 당하고 주저앉기도 한다. 하지만 천상병 시인이 아름답게 읊었듯이 세상살이는 ‘아름다운 소풍’이다. 이 소풍이 끝나는 날 시인은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고백한다.


SE-283c28c8-a9fd-4932-8bf9-8f1294e95690.jpg?type=w966


나는 백만송이 장미를 피울 수 있을까? 아낌없이 사랑을 주다 갈 수 있을까? 벚꽃이 화사하게 핀 봄 햇살 가득한 길을 걸으며 난 내가 걸어온 길마다 아름다운 꽃이 피길 기도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