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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청년 Apr 13. 2019

유학에 대한 오해와 진실

유학원 없이 혼자 힘으로 미국 유학 가기

수시(그중에서도 학생부 종합)와 유학, 투 트랙으로 대입을 준비했다. 말했다시피, 21세기에 오지선다형 문제 풀어서 대학을 갈 수는 없다고 일찌감치 학교에 "수능으로 대학을 가진 않을 것"을 선언했고, 나에게 플랜 B는 미국 대학이 되었다. 그래서 내 심장을 뛰게 만든 일들을 하며, 꼭 해야 하는 최소한의 공부만 했다. 그리고 이 두 전형, 학생부 종합과 미국 대학 입시는 내가 살아온 인생을 제일 잘 반영해준 제도였다.


뉴욕주립대


내가 최종으로 받는 내신은 4등급. 선생님들은 이 정도면 학생부종합전형으로도 잘 가야 성균관대, 서강대 정도 간다고 했다. 그래서 SKY와 성균관대까지 지원했다(성균관대와 서강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했는데 박근혜가 서강대를 나왔다길래 성대로 지원했다). 사실 아무리 좋은 고등학교를 나왔다고 해도, 내신 4등급으로 가기는 어려운 대학들이었다. 하지만 난 충분히 이 대학에서 공부할 실력과 자질을 갖췄다고 생각했고, 우리나라 대학이 날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그냥 해외로 가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난 미국 대학으로 가게 되었다.



유학은 무조건 좋은가?


유학이라는 것이 모두에게 다 좋은 길은 아니다. 유학도 대학과 마찬가지로 필요한 사람, 원하는 사람만 가면 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에게 유학이 좋다"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대학에서 꾸준히 석사, 박사 과정까지 하며 깊이 있게 학업을 이어나가고 싶은 사람. 해외에서 취업하고 싶은 사람. 자유롭게 세상을 누비며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학은 좋은 길을 열어줄 것이다. 해외대학을 나오는 것이 해외 취업 하기 더 쉬운 것은 언급할 것도 없고, 미국 대학원을 가기 위해선 유명하지 않은 대학일지라도 미국 대학에서 학부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미국 대학은 정말 노력하는 만큼, 실력이 되는 만큼 기회가 열린다. 나 역시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교수가 운영하는 연구실에서 돈 벌며 인턴도 하고, 뉴욕주 힐러리 대선 캠프에서 일도 하고, 외국인임에도 장학금 받고 영국 케임브릿지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놀라운 건 이 모든 기회를 다 1학년이 끝나기도 전에 주어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유분방하게 실력을 쌓고, 기회를 찾으면서 살고 싶은 사람에게 유학은 좋은 길이 될 수 있다.




유학의 벽은 높다?


나는 한일고 졸업생 중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미국 대학으로 간 첫 번째 학생이었다. 한일고에서도 그 정도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학을 얼마나 어렵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유학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냥 해외 대학에 지원하는 거다. 난 유학원도 통하지 않았다. 유학원을 통할 경제적 여건도 되지 않았고, 업체의 도움을 받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받은 도움은 우리 학교 영어 원어민 선생님을 통해서 받은 것이 유일했다. 그리고 건너 건너 찾아낸, 나와 같이 혼자 힘으로 해외 대학에 진학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렇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사설 업체를 통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해외 대학을 가는 사람은 많다. 나도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는 것 같았지만, 충분히 해낼 수 있었다. 어떻게 유학원 없이 혼자 미국 대학을 준비할 수 있는지 정리해보려 한다.




어느 대학을 갈 것인가?


일단 미국 대학도 한국 대학과 마찬가지로 가고 싶은 대학을 선별해야 한다. 그때 참고할만한 것이 바로 Big Future 웹사이트(bigfuture.collegeboard.org/college-search)와 '한 권으로 끝내는 미국 유학(Finnguil Williams Admissions Consulting 저)'이란 책이다. 해외 대학에 대한 정보는 이 소스(source)에서만 얻으면 된다. 다른 거 뒤져본다고 시간 낭비하지 말자. 이 웹사이트와 이 책 한 권이면 이 학과는 어느 대학이 좋은지, 학비가 어떤지, ACT/SAT 평균 합격 점수가 어떻게 되는지 등 필요한 정보는 다 찾을 수 있다. 이 두 자료를 기반으로 가고자 하는 대학을 추려보자.


Big Future 사이트. 내가 원하는 학과에서 어느 학교가 좋은지, 학교별 합격 점수가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 되는지, 학비는 얼마인지 등 거의 모든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유학에 필요한 시험


그다음은 시험. 한국인으로서 미국 대학 지원에 필요한 시험은 딱 두 가지다. iBT 토플과 ACT/SAT 중 하나. iBT 토플은 미국 대학 수업을 소화해낼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영어 시험이다. 그리고 미국 수능 격인 시험이 두 종류가 있는데, 바로 ACT와 SAT다. 둘 중 아무거나 보면 된다.


단, ACT와 SAT가 유형이 조금 다른데, 두 시험 중 무엇을 볼지 고를 때는 사람들의 조언에 시달리기보다 서점에 가서 기출문제집을 한번 보고, 본인에게 더 편할 것 같은 것을 직접 고르길 권한다. 그게 제일 정확하다. 일단, 나는 그렇게 문제집을 보고, 한 번씩 모의시험을 풀어보고 나서 ACT를 골랐다. ACT는 과학 영역이 추가로 있긴 하지만, 외워야 하는 영단어 양이 적고, 과학 영역도 우리나라 수능같이 지식을 묻는 시험이 아니라 특별한 과학 지식이 없이도 있는 정도라서, 학원 없이 혼자 공부하기에 ACT가 좀 더 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험은 기본적으로 영어가 조금 된다면 혼자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난 토플과 ACT, 두 시험 다 문제집 사서 자습시간에 혼자 공부했다. 단, 늦어도 고2부터는 준비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진지하게 미국 대학을 대입 플랜의 하나로 생각한다면!



에세이 + 그 외 자료들(Material)


미국 대학은 필수 시험 외에도 GPA(내신성적), 에세이, 그 외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본다.


우선 에세이는 우리나라 자기소개서와 비슷한데 대학마다 묻는 항목이 다르다. 그래서 일단 가고 싶은 대학을 추려야 에세이도 쓰기 시작할 수 있다. 에세이를 쓸 때는 딱 참고서 한 권 정도와 원어민 선생님 또는 Education USA라는 재단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책은 예시를 보기 위함이니 합격자 에세이를 모아놓은 책 아무거나 한 권 사서 참고하면 되고, 에세이를 쓰는 과정에서 원어민 선생님이 학교에 있다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원어민 선생님이 없다고? 그러면, Education USA의 도움을 받자.


Education USA는 전 세계에서 미국 교육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도움을 주는 미국 국무부 산하의 재단이다.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도움을 준다. 미국 국무부 산하이고, 수준 있는 상담사들을 채용하기 때문에 유학원보다 훨씬 더 정확한 정보와 에세이 비평을 받을 수 있다. 나는 원어민 선생님의 소개로 Education USA의 소속 지도 선생님의 도움도 받았다. 서울, 부산, 광주, 대구에 지부가 있기 때문에 스케줄을 잡고 찾아가서 지도받아도 되고, 영상통화로 지도받아도 된다. 나는 대부분 학교에서 Skype 영상통화로 지도받았다.


그 외에도 미국 대학에는 온갖 자료(Material)들을 첨부할 수 있다. 예체능 분야에 지원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음악 연주 동영상이라든가, 경기 영상 등을 업로드하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한중일청소년국제포럼에서 한 연설 영상과 준비과정에서 내가 작성한 공문서, 후원서 등을 모두 첨부했다. 나의 실력과 특별함을 보여주는 자료라면 문서, 영상, 어떤 형식으로든 첨부할 수 있다.



한국 고등학교 내신 환산


가장 복잡한 것이 한국 고등학교 내신이다. 우리나라 내신등급체계를 미국 고등학교 4.0 학점 기준으로 전환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다니는 고등학교에 미국 대학에 지원한 전례가 있다면 행정실에서 어떻게 내신을 변환하는지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한 도움도 Education USA에서 받을 수 있는데, 일단 일반적인 환산 방식은 다음과 같다.


대부분(특정 환산 방식을 지정해주는 대학교도 있다) 원점수를 기준으로 하여 97점 이상 A+(4.0점), 93~96점 A(4.0점), 90~92점 A-(3.7점), 87~89점 B+(3.3점) 등(이하 https://pages.collegeboard.org/how-to-convert-gpa-4.0-scale 참고)으로 환산한다. 그리고 나는 '한국 시험은 상대평가로 학교 시점 난이도가 미국 고등학교에 비해 어렵고, 한일고의 경우 학교 시험이 더욱 어렵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설명서를 원어민 선생님 명의로 적어 첨부했다(이런 기타 사항도 다 첨부할 수 있게 해 준다).



가장 중요한, 학비


마지막으로 학비. 학비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사실 유학생들이 가장 솔직하게,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 바로 학비다. 그런데 왜 이 부분에 있어 솔직하게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는지 모르겠다. 나에게도 학비가 가장 큰 벽이었다. 그래서 합격한 대학 중에 가장 학비가 낮은 뉴욕주립대로 입학했다. 하지만 공립임에도 불구하고 학비가 1만 8천 달러(1천900만 원 정도)나 되었다. 그래서 결국 학비가 더 낮은 대학(BYU, 학기 당 학비+기숙사+식비 합쳐 한화 300만 원 정도)으로 전학을 갔다.


뉴욕주립대 학비 영수증 원본


하지만 막상 학교를 가보면 이 어마어마한 학비를 '팍팍'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RA(Residence Assistant, 신입생들과 같은 기숙사를 쓰면서 생활 전반에 대한 도움을 주는 사람)를 하면 기숙사비와 식비를 전액 면제해주고, TA(조교)나 인턴 등을 하면 또 학비를 줄여주고, 많으면 절반까지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더욱이 (나도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부분인데...) 한국에도 재단이 많다. 특히 관정 이종환 재단 같은 경우는 재단에서 정한 학교에 입학하기만 하면 무조건 지원해준다(대학 명단 참고, 장학생선발-선발게시판-국외유학장학생선발 및 장학금지급규정 시행규칙-첨부파일 별표2 http://www.ikef.or.kr/selection/data?bc_seq=13&b_cate=&method=view&page=1&b_seq=5828&search_key=&search_word=).




유학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알고 시작해야 할 것들은 이 정도인 것 같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유학도 진정한 꿈과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목적 없이 유학을 가면 돈은 돈대로 낭비하면서, 의미 없이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 미국 대학은 내가 노력하는 만큼, 내 실력이 되는 만큼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라고 했다. 그 말은 반대로 하면, 놀기만 하고 실력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부모에게 떠밀려 유학 가서는 오히려 부모 눈에서 벗어났다고 좋아라 놀기만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은 유학을 통해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다. 무엇이든 내 꿈과 그에 맞는 분명한 목적이 먼저다.



#4장대학이란무엇인가 #열아홉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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