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결국, 시처럼 남아야 합니다

이현승의 마케팅인사이트 ep.09

by 이현승


구아바 구아바~ 딱 걸렸네, 메시지를 놓쳤네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이 멜로디, 한 번쯤 들어보셨죠? 귀에 쏙 박히는 후킹 포인트로 2000년대를 강타했던 광고 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광고가 무슨 제품을 위한 것이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후킹에는 성공했지만, 메시지 전달에는 완벽히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죠.


병원 마케팅에서도 이런 현상을 자주 목격합니다. "당일 임플란트 99만 원" 같은 문구는 즉 각적인 주목을 끌지만, 기억되는 건 가격뿐입니다. 실제로 제가 컨설팅했던 한 치과에서 특 정 가격을 강조한 캠페인을 진행했을 때, 조회수는 높았지만 실제 진료 전환율은 처참했습 니다.


왜일까요? 소비자는 "얼마에 받을 수 있는지"보다 "왜 이 병원이어야 하는지"를 기억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숫자만 외치고 있었던 거죠.



설탕물 대신, 당신만의 문장을 건네세요


"당신은 평생 설탕물이나 파시겠습니까?"


스티브 잡스가 펩시의 존 스컬리를 영입하기 위해 건넨 이 한마디는 마케팅사에 길이 남을 명문입니다. 마케팅이란 결국 '잘 설계된 한 문장'에서 출발하거든요.


제가 브랜딩을 도왔던 한 치과에서도 비슷한 전환점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장비와 시술 결과 중심의 콘텐츠를 운영했는데, 어느 날 원장님이 무심코 던진 말이 눈에 들어왔죠.


"나는 환자들이 오늘 하루 마음 편히 갔다고 느낄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 싶었어요."


우리는 그 문장을 콘텐츠의 핵심 메시지로 삼았고, 이전보다 클릭률이 2.5배 이상 상승했습 니다. 광고를 본 사람 중 상당수가 "이 말에 이끌려 클릭했다"고 피드백을 주었죠. 기술이 아니라 태도, 설명이 아니라 분위기가 콘텐츠의 성과를 좌우한 겁니다.



진료 설명 말고, 한 편의 시를 건네세요


"아이폰은 아이폰이 아니라는 것." 이 문장은 단순한 제품 소개가 아닙니다. 성능, 브랜드 자부심, 라이프스타일까지 한 문장 안에 응축되어 있죠.


병원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라미네이트 2만 원"이라는 문구는 가격은 전달할 수 있지 만, 감정은 남기지 못합니다. 반면, "대단한 치과 선생보다 우리 동네 주치의가 되겠습니다" 라는 문장은 따뜻한 신뢰를 남깁니다.


환자는 이성으로 비교하고, 감정으로 결정합니다. 정보는 많지만, 시는 드뭅니다. 콘텐츠가 반드시 시적일 필요는 없지만, 함축적이고 여운 있는 말 한 줄이야말로 지금 이 피로한 콘 텐츠의 시대를 뚫을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일지도 모릅니다.



정보는 스크롤되고, 감정은 각인된다


사람들은 하루 수백 개의 정보형 콘텐츠를 지나칩니다. "안 보면 손해", "시간 지나면 늦어요 "라는 문장들은 이제 식상하죠. 클릭은 유도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마음은 움직이지 못합니 다.


한 치과 SNS에서 실험해본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이렇게 정밀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대신 "오늘, 아무 말 없이 어깨를 두드려주는 진료가 있었습니다"라는 짧은 문장을 써봤거든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같은 예산에서 문의가 두 배 이상 늘었고, 해당 게시글은 자발적인 저 장 수와 공유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건 긴 설명이 아니라 짧은 진심입니다.



이름 없는 시처럼, 말하지 않아도 닿는 브랜드


브랜딩은 정체성을 세우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콘텐츠는 그 정체성을 말이 아닌 감정으로 설득하는 방식이죠.

병원 마케팅에도 '이름 없는 시' 같은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이름은 몰라도, 느낌은 남는 것. 구체적 문장은 아니지만 한 문장의 결이 환자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콘텐츠 말이에요.


최근 한 성형외과에서 "완벽한 얼굴을 만들어드립니다" 대신 "오늘의 나와 화해하는 시간" 이라는 카피를 사용했습니다. 수술 전후 사진 대신 환자의 미소에 집중한 콘텐츠였죠. 결 과? 브랜드 호감도가 40% 상승했고, 실제 상담 신청률도 크게 늘었습니다.



마케팅은 결국, 시처럼 남아야 합니다


단어를 줄이고, 분위기를 만들고, 감정을 남기세요.


병원 마케팅에서 말이 많아질수록 신뢰는 멀어집니다.


설명을 넘어 감정에 닿고, 정보보다 기억에 남아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병원'으로 기억되는 건 긴 설명이 아니라, 한 줄 의 시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름보다 여운이 오래 남는 시처럼, 병원의 마케팅도 때로는 말하지 않아야 말이 됩니다. 그것이 바로 진짜 브랜딩의 시작입니다.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도 성과가 없다면, 그건 ‘실행’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어디부터 어긋난 건지, 제가 직접 진단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전액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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