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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3일): 빅버스 타고 런던 마실 나가기

by 교육혁신가 이현우


빅버스

2일 동안 무작정 걸어다니니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아프다기 보다는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는 느낌. 거의 10만보는 걸어다닌 것 같다. 아직 한 번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았는데 (숙소에 올 때 빼고) 런던패스로 관광버스를 탈 수 있었다. 한참 헤매다가 탔는데 진작 이용할걸 후회했다. 2층 버스였고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이동했다. 물론 오디오는 영어라서 반쯤 흘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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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쉬앤칩스

빅벤에 내려서 그 유명한 피쉬앤칩스를 먹었다. 생신튀김과 감자튀김 한 그릇에 4만원이었다. 생선은 가시가 없고, 촉촉했다. 맥주에 찌었다고 해서 튀김옷이 달달했다. 감자튀김은 통감자를 썰어서 튀긴 것 같다. 양도 푸짐하고 맛있었다. 다시 빅버스를 타고 가다가 버스가 막혀서 소화를 시킬 겸 그린파크에 내렸다. 날씨가 좋아서 그저 공원에서 산책하고 멍하니 앉아 있는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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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다시 빅버스를 타고 내렸더니 박물관이 하나 보였다. 무료라서 그냥 지나치기 아까워 들어갔는데 꽤 규모가 컸다. 나중에 알고보니 유명한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이었다. 삼손과 팔레스타인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으로 큰 조각상을 봤는데 역동적이고, 거대하고, 세밀했다. 회화 뿐 아니라 조각미술품에 관해서도 더 알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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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에 들어가니 거대한 공룡 화석이 반겨주었다. 안내해주시는 분과 프리토크를 했다. 영국 분은 아닌 것 같았는데, 역시 영국인보단 외국인이 대화를 나누길 좋아하는 것 같다. 런던패스를 통해 6파운드짜리 가이드북을 받았는데 영어라서 훑어만 봤다. 1800년 된 나무가 기억에 남는다. 지름이 내 키에 3배는 되었고 세월의 흔적이 보였다. 이 밖에도 각 생물 유형별 파트를 나눠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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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박물관

자연사박물관 바로 옆에 과학 박물관이 있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되어서 그런지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최초의 증기기관, 자동차 등 2차 산업의 물품이 많았다. 런던패스로 아이맥스 영화를 봤다. 첫 아이맥스였는데 그냥 3D 영화였다. 내용은 우주 탐사를 다룬 다큐멘터리였다. 박물관이라 그런지 첨단 과학기술 보다는 주로 과거 과학의 역사와 발전을 다룬 물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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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싱턴 가든스

원래 켄싱턴 궁전에 가려고 했는데 곧 마감이라 못 들어갔다. 여긴 대부분 마감 30분 전에 입장을 마감시키는 것 같다. 대신 바로 앞 켄싱턴 가든스에 갔다. 큰 공원이었는데 가족과 여행자들이 많았다. 백조와 오리, 비둘기가 놀고 있는 호수를 바라보며 한창을 머물렀다. 오늘은 관광보다는 공원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 것 같다. 평소에 공원에 올 일이 없으니 공원에서 멍때리는 시간조차 귀하게 느껴진다. 이것도 꽤 기분이 신선하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종종 공원에서 힐링을 해야겠다. 하이드 파크를 지나 숙소로 돌아가는데 날씨가 좋아 가족과 스포츠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서 공을 차는 무리가 보였다. 나도 끼워달라고 했더니 기꺼이 좋다고 했다. 30분 정도 같이 축구를 하고 인스타 맞팔을 했다. 두바이에서 실제 현역으로 축구선수를 하고 있는 22살 형이었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대화 이상의 접촉을 했는데 너무 좋았다. 용기 내서 끼워달라고 말하길 잘 했다. 관광 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사건도 여행의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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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차 소감

● 어딜 가든지 한국인이 있다.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다니다보면 익숙한 한국어가 들린다. 동양인의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한,중,일 간 미묘한 치이가 보인다.

● 사진 촬영은 역시 한국인이 최고다. 그동안 외국인들은 딱 몸통만 나오게 사진 한 두장만 찍어줬다. 타워 브릿지에서 만난 한국인들은 자세를 바꿔가며 정성을 다해 찍어줬다.

● 런던이 거대 도시임에도 곳곳에 큰 공원이 많다. 날씨가 좋은 날 공원에는 가족, 친구, 스포츠클럽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같이 놀자고 하면 잘 끼워준다.

● 버스킹 문화가 널려 있다. 지하철 역이나 광장에는 버스킹을 쉽게 볼 수 있다. 종종 숨은 고수가 나타나기도 한다. 혼자 한 악기로 공연을 하다보니 루프스테이션을 쓰는 게 흔하다. 동전이나 카드로 도네이션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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