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글라이딩
인터라켄으로 가면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다. 인터라켄 역에 도착하면 차를 타고 산으로 올라간다.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패러글라이딩 장비를 착용한다. 별도의 안전장치 갈고리 몇 개로 의자와 내 몸과 낙하산을 연결시킨 게 전부라 좀 불안하다. 뒤에 계신 분을 믿고 앞으로 달리다 보면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든다. 바닥과 점점 멀어지고 바람에 따라 몸이 움직인다. 드넓은 튠 호수와 스위스의 아름다운 집들이 펼쳐진다. 정말 장관이다. 꿈에 나올 것 같은 그림이다. 뒤에 계신 종종 어떤지 물어보고 사진과 영상을 찍어주신다. 마지막에는 일명 ‘빙글빙글(한국인이라고 하니 한국어로 설명하셨다)’이라는 기술을 써서 위 아래로 움직이는데 마치 롤로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 사실 생각보다 높이가 높아서 좀 무서웠다. 정말 꿈속에서만 보던 그 하늘을 나는 풍경이었다. 앞으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다.
베른 감옥탑
베른 감옥탑은 과거에 감옥탑으로 운영되었지만, 지금은 ‘민주주의 경험’이라는 주제를 두고 교육장과 전시실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시에서 시민들에게 개방한 공유공간이나 센터 같은 느낌이다. 중세 느낌이 나는 외부에 비해 내부는 현대식으로 꾸며져 있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민주주의 바, 열린 강연장, 민주주의의 소리를 체험하는 공간 등이 나온다. 가장 꼭대기에서는 진자 운동을 하는 시계추를 볼 수 있다.
Coop 마트
스위스 물가는 비싸도, 역시 마트 물가는 싸다. 스위스에서는 어딜가도 Coop이라는 마트가 보인다. 대형마트처럼 큰 규모부터 편의점 같이 작은 규모까지 다양하다. Coop은 협동조합으로 운영된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조선대 편의점인 생협도 Coop이었다. 신기한 게, 마트에서 식물들과 식물 관리 용품을 팔고 있다.
숙소와 저녁
숙소 뒹굴거리면서 낮잠을 잤다. 스위스는 관광지나 미술관에 가기보단 자연의 풍경을 즐기고 여유를 누리는 게 최고다. 저녁에는 길거리 행인 분께서 친절하게 추천해주신 맛집에 가서 라클렛을 먹었다. 엄청 큰 치즈를 녹여서 감자, 고기에 올린 음식이다. 슈돌에서 나은이가 먹는 모습을 보고 꼭 먹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뤘다.
아레 강 산책
베른은 그냥 길거리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베른의 남쪽 길을 따라 아레강을 건넜다. 강가를 따라 걸으며 노래를 듣는데 여유롭고 낭민 있었다. 아인슈타인 박물관, 스위스 국립 도서관 등을 지났다. 강물을 만지고 놀면서 멍을 때리니 시간이 금방 흘렀다. 저녁에는 새벽에 버스를 타러 출발했다. 20kg의 배낭을 매고 40분 간 걸어갔다. 밤이라 시골처럼 불이 다 꺼져 있고, 주위에 유흥가가 많아서 좀 무서웠다.
2일
● 한국에서의 정체성이 그대로 남아 있다. 수시로 카톡이 오다 보니 해외로 여행을 온 것 같지 않다. 계속 그들과 연결된 느낌이다.
● 베른은 굉장히 작다. 하루면 전체를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 시골 마을에 온 느낌이다. 스위스의 수도인데 주요 광장을 제외하면 사람도 많이 보이질 않는다.
● 조화 속에서 다름을 발견할 때,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유럽의 도시, 특히 베른이 아름다운 이유는 건물의 구조 때문이다. 베른의 건물은 통일감이 있다. 건물의 모양과 지붕의 색상, 높이와 간격이 비슷하다. 그러면서도 자세히 보면 집집마다 조금씩 다른 문양과 색상이 보인다. 일정한 규칙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발견할 때 아름답다. 우리 사회도 질서 속에서 다양성을 추구할 때 더 아름다워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