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위스 베른 (1일): 자연이 선물한 힐링

by 교육혁신가 이현우


베른 숙소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맡긴 후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딱히 목적지는 없었지만 베른 시내의 풍경이 좋아 그저 걷기만 해도 좋았다. 베른의 구시가지 전체가 중세의 풍경을 담고 잇어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길거리에 아기자기한 집들과 스위스 국기들이 보여 풍경이 참 예쁘다.


치트글로게

치트글로게는 중세시대 대표 탑이다. 13세기 초반에 건설되었고, 경계, 감옥, 시계 등 다양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베른의 랜드마크라 그런지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다. 때에 맞춰 매번 종소리가 울린다. 이곳 외에도 베른 시내 곳곳에서 종이 달린 시계탑이 보인다.

IMG_20240525_121826_522.jpg


베른 대성당

아레 강으로 걷다보면 가장 높이 솟은 건물이 보이는데 바로 베른 대성당이다. 베른의 건물이 그리 높지 않아서 성당이 특히 더 높아 보인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내부는 성당이다. 전망대에 올라갈 수 있다고 하는데 못 올라갔다. 400년 이상이 걸려 완공 했다고 한다. 고딕양식 특유의 뾰족한 첨탑이 보인다.

IMG_20240525_121826_575.jpg


Bear pit

다리를 건너 아레강을 지나면 곰이 보인다. 3마리 정도의 곰들이 둥글고 낮은 우리 안에 갇혀있다. 아레 강 쪽으로 연결된 통로에 작은 숲이 있는데 그곳에 더 있는 듯하다. 베른은 곰이 유명하단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예전에 이곳을 세운 사람이 처음 사냥해서 잡힌 동물의 이름으로 지역명을 정하겠다고 했는데 그 동물이 곰이었다. 그래서 이곳의 이름 베른도 ‘Bear(곰)’에서 유래된 것이다.

20240523_135054.jpg


롸스티

스위스에서는 감자와 치즈로 만든 음식이 많다. 첫 식사로 아레 강이 보이는 바에서 롸스티을 시켰다. 감자전에 베이컨을 올린 음식이다. 맛은 감자전인데 치즈와 베이컨 덕분에 달콤짭짤해서 맛있었다.

20240523_142826.jpg


스위스 학교

우연히 베른의 작은 학교를 방문했다. 소문으로만 듣던 김나지움을 봤다. 중등학교로 운영되는 곳이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학교가 끝난 시간이었다. 방과후에 남은 학생들과 선생님을 만나 짧게 대화를 나눴다. 생활용품을 만들고 있는 수업의 선생님, 프로젝트 수업 과제로 코딩하는 중학생들, 쓰레기 버리러 가는 초등학생들 등과 대화했다. 학교를 둘러보고 싶다고 하니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초등학생들이 말하기로는, 학생들은 영어, 불어, 독일어 등 배우는 언어가 많다고 한다. 코딩 프로젝트를 하는 학생들은 게임을 만드는 그 실력도 엄청났는데 4명이서 팀워크를 맞춰서 회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선생님과 친구처럼 지내는 모습도 보였다. 선생님에게 평가 시스템에 관해 물으니 너무 당당하게 ‘우리는 타인보다 스스로 경쟁해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각자의 수준에 따라 다른 평가를 본다. 자주 보는 수행평가(?)와 총괄평가(?)로 나뉘는데, 수행평가는 대입에 영향을 많이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 담아두었다. 영어가 짧아서 더 깊은 대화로 이어지지 못한 게 한이다.


장미공원

아레 강을 건너 산을 오르면 장미공원에 도착한다. 장미를 지나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면 넓은 잔디밭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절벽이 보인다. 에메랄드 빛 강 너머에 주황색 지중들이 모여 있는데 진짜 풍경이 예술이다. 사진 찍는 한국인이 많다. 주위에 무료 식수와 화장실이 있고 식당도 있어서 힐링하고 가기 딱이다.

IMG_20240525_121826_550.jpg


퐁듀

치즈에 마시멜로를 넣어 먹는 줄 알았는데 사실 원조는 빵 조각이었다. 알코올램프에 치즈를 올린 냄비가 나오고, 빵 조각을 찍어 먹어야 한다. 양은 많은데 꽤 짜다. 빵도 짜고 치즈도 짜서 음료가 필수다. 맛은 있지만 생각보다 비싸다.

20240523_185726.jpg

1일 차 소감

● 숙소에서 시티탁스(City Tax: 도시세)를 내야 한다. 10% 정도 되는 금액인데 숙소에 도착하면 예약금과 별도로 값을 지불해야 한다. 파리, 베른, 뮌헨, 로마에서 모두 냈다. 로마에서는 현금이 없어 시티탁스를 못 냈는데 체크아웃을 못 할 뻔 했다.

● 자유여행이 패키지여행보다 좋은 것 같다. 장미공원 위에서 한국인 분들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혼자 여행을 왔다고 하니 다들 부러워하셨다. 패키지 여행은 보고 싶은 곳, 가고 싶을 때를 못 정하는 게 아쉽단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내가 하고 있던 게 자유여행이었다. 그날 기분에 따라 행선지를 정하고, 움직이고, 먹었다. 물론 혼자라서 불안하고 심심할 때도 있었지만.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게 홀로 떠나는 여행의 큰 장점인 것 같다.

● 도시 전체가 중세부터 이어져 왔다고 한다. 특유의 고풍스러운 느낌이 난다. 집들이 옆으로 다 붙어 있고 그 밑으로 길이 나 있다. 길 위에 지붕이 있어서 비올 때 지나가기 좋다. 집 사이로 난 길이 크게 세 곳이 있는데 상점들이 쭉 즐비해 있다.

● 도로는 2차선인데 차가 별로 없다. 차도에 기차가 함께 달린다. 버스처럼 운행되는데 속도는 느리다.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모호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베른에 한국인이 꽤 많다. 대체로 패키지 여행으로 스위스의 풍경을 보러 오는 분들이다. 전망 좋은 장미공원에 올라가면 대부분 한국인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keyword
이전 11화프랑스 파리 (4일): 결국 모나리자는 못 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