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일부터 하기

지키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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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일 vs 급한 일

아마도 회사의 워크숍 중 하나였을까, 아니면 숱하게 읽은 자기 계발서 중 시간관리에 대한 부분 중 하나였을까. 당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항상 일에 절어 있던 나에게는 꽤나 충격적인 그래프 하나가 있었다. 각 업무에 대해 중요도와 급함의 정도를 점수로 표현하고 그걸 X축과 Y축에 두었다. 매일 아침 해야 할 일을 리스트업 해야지만 마음이 편하던 나에게, 수많은 업무로 인해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마법에 걸린 것만 같았던 나에게는 한 줄기 어둠 속의 빛과 같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깨달음의 순간은 그리 길게 가진 못했다. 아직은 실제로 중요한 일만 먼저 하기엔 나의 경력은 아주 미비했고, 그 중요도를 내가 정할 수 없었다.

“중요”한 일부터 하기의 “중요”성

이후에도 무럭무럭 유명한 하드 워커로 자라난 나는 여전히 많은 벽에 부딪히게 된다. 주말, 쉬는 시간 없이 일하는 데 왜 일은 끝나지 않는 걸까. 그 수많은 일 더미 속에서 왜 난 계속 불안할까. 오히려 할 일 리스트에 빨리 체크하기 위해 금방 끝나는 일만 먼저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수많은 일들을 끝냈지만 정작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은 뒤로 미뤄뒀기 때문에 난 또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을 보내는 건 아닐까? 지나고 돌이켜보니 바보 같은 매니저와 시스템 덕에 그저 일이 많았던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확실한 깨달음 하나는 중요한 일부터 일을 해야 되며, 미루거나 넘겨도 되는 일은 넘겨야 하며, 그렇게 미루거나 넘겨도 되는 일은 사실 안 해도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일부터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한 발자국 나아갈 수 있다.

중요한 걸 먼저 해야 불안하지 않다

중요한 일부터 끝내는 방법에도 꽤나 부작용은 있다. 중요한 일부터 끝내고 나면 사실 다른 하찮은 일들을 하기가 싫어진다. 이렇게나 중요한 일을 끝낸 나에게 빨리 휴식을 주고 싶어진다. 또한 꽤나 실무자 레벨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누군가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상당한 험담을 듣고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중요한 일부터 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내 불안과의 싸움에서 완전히 압도적인 승리를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모든 걸 잘하려고 하지 말고 중요한 일을 잘하자. 사람은 모든 걸 잘할 수 없다. 다 잘하고 싶어 하는 완벽주의에서 시작하는 불안일 수 있겠지만, 내가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만 불안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중요한 것부터 하자. 그래야 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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