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힘든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 바꾸는 거라 생각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우리는 고통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제대로 모르기에
고통이 오면 그것을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젯거리로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문제가 일어난 원인을 찾아 바꾸려 하고
환경도 바꿔 보고
그 문제가 다시 생기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그러면서 시간이 다 해결해 줄거라 믿는다.
하지만 시간이 일 년 이년.. 십 년이 지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떻게든 나아지려 노력을 하지만 그 노력의 결과는 삶에 대한 절망으로 나타난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아니 그런 말이 들렸다.
'노력을 하는 건 좋은데 그 방법은 아니야'
나는 어떠한 존재가 나에게 보내는 희미한 메시지로 느껴졌다.
.
.
그래.. 그러네..
이 정도 했으면 바뀌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이렇지?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게 있나??
고요했다. 내 질문에 어떠한 답도 얻을 수 없었다.
.
.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어..
답답해 미치겠어
알려주세요!!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며 생떼 부리듯 답을 달라 외쳐도 여전히 아무런 답이 없었다.
.
.
허무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나 자신에게 무력감이 느껴졌다..
그런데 그 순간
‘그래 그거야 네가 할 것은 없어 바꾸려 애쓰지 마’
밑바닥 어디쯔음 (어딘지는 모르겠는데..)
분명 어디선가 아주 작고 희미한 목소리가 또다시 들렸다.(들린 건지 느껴진 건지..)
그리고 다시 조용해졌다.
‘내가 할 일이 없다..’
사실..
나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자꾸만 서둘러 무언가를 하려는 나를 보면
왜 자꾸만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문제에 대한 해결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하는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책임감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보기로 했다.
그 속에 또 다른 숨겨진 마음이 있는 건 아닐까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바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책임감이 올라올 때마다 계속 관심을 가졌다.
그러자 그 책임감 속에 숨은 또 다른 감정이 보였다.
나는 상황을 내가 통제할 수 있다 고
확인 함으로써 괜찮다 라는 안정감을 얻고 싶었고
아무것도 안 했을 때 혹시라도 비난을 받을까 봐 겁(두려움)이 났으며
그리고 내가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인정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바로 사랑이었다.
(이 사랑은.. 뭐랄까.. 딱..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이 또한 곧 설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
모르고 지나친 이 마음 들을 알게 되자 왜 내가 그렇게 애썼는지 이해가 되었다.
지금도 나는 문제가 발생하면 최선은 다하지만
전처럼 내가 모든 걸 해결하려 애쓰지 않는다.
이제는 내가 할 수 없는 일도 있음을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바라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