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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Nov 03. 2023

시드니에서 멜버른으로 향하며 쓰는 일기

<일주 일기>이면서 <1주 일기>이기도 합니다.


23. 

시드니에서 멜버른으로 향하며 쓰는 일기




짐을 이끌고 공항으로 가는 길




5일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짧다니. 이럴 줄 알았다면 퇴사하자마자 바로 호주로 올 걸 그랬다. 시드니를 5일만 즐기고 가기에는 아쉽다. 5일 간 중심가를 보고 나니 이젠 외곽 쪽 구경도 하고 싶다. 하지만 난 떠나야 한다. 짐들을 욱여넣으면서도 야속할 정도로 빠르게 흐르는 시간이 조금은 원망스럽다. 




먼발치에서 바라본 세인트 메리 대성당
그 앞의 공중전화




가보고 싶었던 뉴 사우스 웨일스 주립 도서관과 세인트 메리 대성당은 결국 방문하지 못했다. 세인트 메리 대성당은 숙소 바로 옆에 있는데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미루다가 결국은 보지 못한. 곁에 있을수록 잘 모른다더니 딱 그 꼴이다. 다음을 위해 남겨둔 것이라며 합리화한다.




새벽의 Pitt street
museum 역
공항에서 마신 커피




새벽 5시 45분의 Pitt street에는 푸른빛이 뒤덮고 있었다. 동이 뜨기 전의 푸르름이다. 나 역시 그 빛에 물들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순식간에 도착한 국내선 정류장. 수하물을 맡기고 공항에서의 아침 커피도 즐기고 어느덧 비행기 좌석 안에 앉아 있는 나. 




멜버른 아발론 공항




시드니에서 멜버른까지는 1시간 15분 정도. 멜버른에는 2개의 공항이 있다. 아발론 공항과 툴라마린 공항이다. 그리고 난 아발론 공항에서 시티로 향하는 급행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고.



급행 티켓을 구매하는 나에게 갑자기 달려오는 한 남자. 중국인처럼 보인다. 빠르게 다다닥 영어로 말을 쏟아붓는데 명확히 다 들린다. 같은 아시아인이라 그런가 보다. 티켓은 호주 달러로 25불인데 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한 기계였다. 그는 현금으로 25불을 줄 테니 내 티켓 하나만 카드 결제 해줄 수 있겠냐고 한다. 멜버른에서부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니. ‘여행지에서 좋은 일 많이 생기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며 흔쾌히 그의 부탁에 응했다. 



왠지 예감이 좋은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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