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멜버른으로 향하며 쓰는 일기

<일주 일기>이면서 <1주 일기>이기도 합니다.

by 지수


23.

시드니에서 멜버른으로 향하며 쓰는 일기




20231017_055157.jpg 짐을 이끌고 공항으로 가는 길




5일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짧다니. 이럴 줄 알았다면 퇴사하자마자 바로 호주로 올 걸 그랬다. 시드니를 5일만 즐기고 가기에는 아쉽다. 5일 간 중심가를 보고 나니 이젠 외곽 쪽 구경도 하고 싶다. 하지만 난 떠나야 한다. 짐들을 욱여넣으면서도 야속할 정도로 빠르게 흐르는 시간이 조금은 원망스럽다.




20231017_055353.jpg 먼발치에서 바라본 세인트 메리 대성당
20231017_055305.jpg 그 앞의 공중전화




가보고 싶었던 뉴 사우스 웨일스 주립 도서관과 세인트 메리 대성당은 결국 방문하지 못했다. 세인트 메리 대성당은 숙소 바로 옆에 있는데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미루다가 결국은 보지 못한. 곁에 있을수록 잘 모른다더니 딱 그 꼴이다. 다음을 위해 남겨둔 것이라며 합리화한다.




20231017_054621.jpg 새벽의 Pitt street
20231017_055718.jpg museum 역
20231017_064431.jpg 공항에서 마신 커피




새벽 5시 45분의 Pitt street에는 푸른빛이 뒤덮고 있었다. 동이 뜨기 전의 푸르름이다. 나 역시 그 빛에 물들어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순식간에 도착한 국내선 정류장. 수하물을 맡기고 공항에서의 아침 커피도 즐기고 어느덧 비행기 좌석 안에 앉아 있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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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7_095241.jpg 멜버른 아발론 공항




시드니에서 멜버른까지는 1시간 15분 정도. 멜버른에는 2개의 공항이 있다. 아발론 공항과 툴라마린 공항이다. 그리고 난 아발론 공항에서 시티로 향하는 급행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고.



급행 티켓을 구매하는 나에게 갑자기 달려오는 한 남자. 중국인처럼 보인다. 빠르게 다다닥 영어로 말을 쏟아붓는데 명확히 다 들린다. 같은 아시아인이라 그런가 보다. 티켓은 호주 달러로 25불인데 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한 기계였다. 그는 현금으로 25불을 줄 테니 내 티켓 하나만 카드 결제 해줄 수 있겠냐고 한다. 멜버른에서부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니. ‘여행지에서 좋은 일 많이 생기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며 흔쾌히 그의 부탁에 응했다.



왠지 예감이 좋은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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