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일 동안 울려 퍼진 세레나데
9화 결정적작전(완벽한 작전계획 수립)
결정적 작전[決定的作戰 , Decisive Operations]
(출처: 네이버 군사용어사전)
부대의 주력을 투입하여 승패를 결정짓는 작전으로, 통상 정보우위가 달성되고 유리한 작전여건이 조성된 상태에서 실시하며, 결정적 작전 시에는 발견되거나 조성된 적의 약점에 전투력을 집중하여 신속·대담하게 수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눈물을 쏟는 그녀를 보고 있으니 주변에서 늘 지켜주던 운식과 둘을 연결시키려 했던 진홍의 눈가에도 촉촉한 눈물이 맺혔다. 귀환을 일주일밖에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그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해외에 나가 국위선양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개인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보다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잘 따른다. 하지만, 6개월이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분쟁지역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많이 노출된다. 법 또는 규정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면 임무를 지속할 수 없고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중도에 귀국할 수도 있다. 과거에도 몇 차례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조기 귀국한다는 것은 간단하게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군 복무를 계속 이어가는 게 쉽지 않으며, 심각한 사안은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 그만큼 큰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보다 성실하고 도덕적이며 규정에 입각한 생활을 해야 한다.
우리는 레바논으로 떠나기 전부터 사랑을 확신했다. 함께 교육받는 기간 우연히 나에게 다가와 강의실 위치를 물어본 그녀와 첫 만남이 시작이었고, 여럿 우연이 겹쳐서 운명이 되는 순간을 동시에 느끼며 평생 반려자임을 직감했다. 복도에서 만나기 3개월 전 서로 전혀 모르던 상황에 각자 선택한 하계휴가 일정이 겹쳤고, 강원도 한 워터파크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과 공간에 함께 있었다. 또 다른 날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다시 스쳤고 결국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세 번째 만나면서 그동안 우연을 운명으로 바꿔 놓을 수 있었다. 아쉽게도 운명이 되는 순간 우리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각자 다른 출국일과 당시 좋지 않은 주변 상황으로 인해 둘 사이를 주변에 공개할 수 없었다. 우리와 비슷한 듯 하지만 조금 다른 이유로 몇 명이 레바논에서 중도 귀국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두려울 게 없었다. 운명은 가볍게 던질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운명은 모든 게 귀결되며 적확하게 고정되고, 운명 앞에서는 목숨을 포함한 다른 모든 것까지 포기할 수 있었다. 그런 우리에게 주변 장애물은 가볍게 밟고 넘어갈 수 있는 낮은 울타리로만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 운명을 가볍게 받아주지 않았다.
나는 일주일 먼저 레바논으로 출국했다.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삶의 방향을 알려주고 소중한 사랑의 증인이 되어 준 총책임자 영덕에게 달려갔다. 가감 없이 우리 사랑이야기를 전했다. 영덕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없이 창밖을 바라봤다.
"음. 좋아. 선남선녀가 만나는데 문제 될 게 뭐가 있겠어. 다만, 지금 상황이 좋지 않으니까 6개월간 우리만 알고 있자!"
교육기간 우리를 지켜보고 신뢰를 했는지, 긍정적인 답을 했다. 사실,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말이다. 그가 말한 우리는 당신과 나 그리고 내 운명뿐이기 때문에 만약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본인이 책임을 지겠다는 다짐이었다. 다만, 조건은 있었다. 귀국 전까지 비밀을 유지하며 단둘이 한 공간에 있지 않고 특정 시간 이후에는 외부 활동을 하지 않기로 영덕과 약속을 했다. 그렇게 우리 사랑이야기는 시작할 수 있었다.
영덕에게 가기 전까지 많이 고민했지만, 영덕의 멋진 모습에 감동하고 국내에서 출국 준비 중인 내 운명에게 전화로 사실을 알렸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완벽한 계획'을 진행했다. '완벽한 계획'은 유치하지만 영어로 Perfect plan이다. 지금 다시 작명하면 The plan으로 했을 텐데,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나름 고심 끝에 기획했다.
Perfect plan
1. 당신이 맡을 수 있는 가장 향기로운 냄새와 (꽃, 15일 / 출국 직후, 1.27)
2. 당신이 먹을 수 있는 가장 달콤한 맛과 (케이크, 20일 / 운명 출국 직전, 2.1)
3. 당신이 들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와 (헤드폰, 50일 / 3.1) + 생일(팔찌, 귀걸이)
4. 당신이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장면과 (선글라스, 100일 / 4.20)
5. 당신이 만질 수 있는 가장 부드러운 촉감과 (장갑, 150일 / 6.9)
6. 이 모든 것들을 지금 이 순간부터 (시계, 180일 : 6개월 / 7.10)
7. 당신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꽃과 반지, 200일 / 7.29)"
잠시 떨어져 있던 15일과 20일 차는 내 운명에게 향기와 맛을 배달 서비스로 전달했다. 지금처럼 터치 한 번으로 끝나는 배달 시스템이 아니라 전화로 예약하여 배달하는 상황이라 쉽지 않았다. 출국 전 여러 번 확인했지만, 당일 제대로 전달될지 불안해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행히 잘 전달되었고, 주변 사람에게 많은 질문 세례를 받았지만 결국 우리만 아는 소중한 비밀이 되었다. 세 번째와 네 번째인 아름다운 소리와 부드러움을 전해주기 위해서 출국 직전 함께 쇼핑을 할 때 다른 사람에게 선물 주는 척하면서 질투심을 자극했으며, 생일선물은 몰래 구입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인 멋진 장면과 시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꽃과 반지는 현지에서 구입할 계획이었다. 차질 없이 그때까지 진행된다면 정말 완벽한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