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장미가.
아이 선생님께.
처음 선생님을 뵈었을 때, 저는 알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주목 아래에서 얼마나 많은 무게를 혼자 감당하고 계시는지요. 모두의 찬사와 박수 속에서도 당신의 눈빛은 어딘가 긴장되어 보였습니다. 그 눈빛이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지금 괜찮으신가요?"라고요. 늘 쏟아지는 시선에 대한 기대를 만족시켜주기 위해 정신없었던 아이 선생님으로서는, 정작 자기자신에게 그 질문을 하지 못하셨겠지요.
선생님은 늘 강해야만 하셨겠지요. 흔들리지 않는 중심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그 중심을 붙들기 위해 얼마나 아프셨을지 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 주는 언행과 춤을 보여주시지만, 정작 자신을 위로하는 법은 잊으신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
당신의 몸짓 하나하나에는 스스로를 사랑해온 전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그 길고긴 세월의 역사가 댄서 아이라는 정체성을 말해주고 있고, 나무의 나이테처럼 당신의 동작 하나하나 곳곳에 묻어나거든요.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팬들은 모두 알고있습니다. 당신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보여지는 외모나 춤이 아니라는 것을요. 바로 아이 선생님의 '삶' 그자체입니다. 춤에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수십년을 춤꾼으로 살아오신 인생 그 자체입니다.
진정으로 춤을 사랑해 왔기 때문에 댄서라는 직업을 오랫동안 유지해 올 수 있었고, 또 오랜시간동안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감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계신 당신의 삶이 바로 춤 그 자체니까요.
당신의 삶의 한 조각을 보는 것 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작품입니다.
그러니 당신의 외모나 춤에서 부족함을 찾느라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혀 그럴 필요가 없으시니까요.
누군가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가 아닌, 당신이란 존재는 그 자체로 빛이나는 분이십니다.
저는 선생님과의 수업시간을 통해 저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고, 세상과 자유롭고도 아름답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당신의 춤은 단순히 아름다운 몸짓이 아닙니다.
그 춤을 통해 세상을 끌어안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하십니다.
그러니 더 이상 스스로를 밀어붙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선생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당신의 성취 때문이 아니라, '당신' 이라는 존재와 진심.
그 자체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때로 종종 듣게되는 '받지않아도 될 말들'과, '받지않아도 될 감정들'은 선생님을 위해 선을 긋는 연습을 해보도록 같이 연습해볼까요? 어려우시다면 제가 늘 곁에서 조금씩 표현 해가실 수 있도록 용기와 지지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십니다.
누군가의 등에 기대고 싶으실 때, 제가 언제든 곁에 있겠습니다. 불안을 느끼실 때에는 스스로를 믿으시고, 선생님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친구들과 함께 부디 저를 떠올려 주세요.
제가 당신을 얼마나 존경하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했는지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삶이라는 무대가 사랑으로 빛나듯, 당신의 삶도 사랑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저는 선생님을 믿습니다. 이제 선생님께서도 자신을 믿어 주셨으면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분이신, 바로 자기 자신을요.
장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