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엄마의 협박
아내는 못 가겠다고 했다
예상못한 상황은 아니었다
내가 아내였어도 똑같이 말했을거다
2차전을 치뤄야 한다
엄마에게 알려야 하니까
어떤 반응이 나올지 뻔하지만
퇴근길에 전화를 했다
아이들만 데리고 가겠다고
역시 소리부터 지르신다
익숙한 상황이라 크게 당황스럽진 않다
본인도 부담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대했는데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며느리는 역시 나를 무시하는게 맞다고
얼마나 더 시간이 필요한 거냐고
여지껏 기다려주지 않았냐고
누구에게 시간이 필요한게 맞는걸까
기억에서 지우고 싶어하는건 둘다
아니 모두가 마찬가지인데
말로는 용서를 했다고 하지만
말로는 사과를 했다고 하지만
마음이 용서와 사과를 하지 않았다
며칠을 시달렸다
그래도 가지 않을 순 없었다
다음 상황이 또 뻔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할머니 집에 있는 시간이 얼마나 긴장되고 불편했을까
사건당시
첫째는 13살
둘째는 6살이었다
둘째는 집에 있었고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
첫째는 강제로 친구집에 머물러야 했다
둘째는 그 날 이후
할머니와 함께 갔던 키즈카페가 있는 건물에 가는 걸
싫어했다
그 날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리고 또 몇달이 지났다
크고 작은 다툼이 있었지만 시간은 흘렀고
우리집은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이사가 예정되어 있는건
당연히 알고 있다
아들이 처음으로 집을 사게 된 날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날)
기쁨을 전한 것도 잠시
며느리에게 전화해서
돈 문제를 꺼낸 것이다
자금 마련을 어떻게 할지
현재 시세가 좋은데 그 차익은 어떻게 할지
이런 저런 참견이 계속되다가
아내의 입에서 트집잡힐만한 단어가 나온 모양이다
결국 그 통화의 여파가 커지고 커져서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이사를 하고 나서
처가 식구들과는 집들이를 하였지만
본가 식구들과는 할 수가 없었다
엄마의 닥달은 또 다른 이유로 시작되었다
몇달을 견디고 견뎠는데
엄마에게 문자가 왔다
우리집 주소가 적힌 문서
나 너네집 알고 있어
쳐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