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게임 플레이어로 살아가기
우리는 지구라는 별에 게임을 하러 온 하나의 캐릭터다.
- 운의 알고리즘, 정회도
일 년 전, 밴쿠버 도서관에서 집어든 책 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문장이다. 삶을 게임으로 비유한 것부터 흥미롭게 다가왔다. 더 흥미롭게 느껴진 건, 게임의 규칙이었다.
보통 게임이라고 하면, 결과는 이기거나 지거나 둘 중 하나다. 점수를 가장 많이 따는 사람이 승자가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패자가 된다. 지구게임은 이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숫자로 표기되는 점수 대신, 체험으로 환산되는 ‘충분히 살아봄’이 이 게임의 플레이어를 평가하는 척도가 된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지구게임에는 세 가지 미션이 있다.
1. <경험> 다른 캐릭터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 안에서 깨달음 얻기
2. <현존>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며, 현재를 즐기며 살기
3. <과정의 즐거움> 걸어가는 여정 자체에서 행복함을 느끼기
이렇게 보면 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능한 한 다양한 경험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면 된다.
그럼 내가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건 뭘까?
Self Q&A : 나 사용 설명서 16화는, 인생에서 내가 지키고 싶어 하는 원칙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구라는 별에 ‘충분히 살아봄’을 실현하러 온 한 명의 플레이어로써, 나는 돈이나 안정성보다 아래의 세 가지 지표에 따라 행동한다.
자유 - 내가 주체가 되어 할 수 있는 일인가?
의미 - 내게 의미 있는 일인가?
재미 - 이 일이 내게 재미를 주는가?
어떤 일을 앞두고 이 중 하나라도 충족이 된다고 판단이 들면, 일단 플레이를 시작한다.
자유
첫 번째,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유라는 가치다.
이 지표를 고려할 때는, ‘내가 주체가 되어 할 수 있는 일인가?’ 또는 ‘정말 내 마음이 원해서 하는건가?’와 같은 질문들이 던져진다. 이에 대해 YES라는 답이 출력이 되면, 그때가 바로 게임의 플레이 버튼이 눌리는 순간이다. 그때부터는 일의 성과나 결과와는 관계없이, 그저 즐겁게 해 나가면 된다. 지구게임의 작동 방식은 점수제가 아닌 경험제라는 것을 떠올리면서.
의미
두 번째, 그 어떤 일들도 결국은 나를 위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지표다.
지금 당장은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때로는 부당하게 느껴지는 일들이라도, 그것들에 의미가 붙여진다면 어떤 시간이라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다. 내 경험으로는, 의미를 제외한 다른 두 가지 지표ㅡ자유, 재미ㅡ만 충족이 되어도 그 자체로 의미 있었다. 반대로, 자유도 없고 재미도 없는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던 적은 거의 없었다.
이처럼 세 가지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이 되지 않는 일이라면, 그건 미련 없이 바로 종료해도 되는 판이었다.
재미
남들이 보기에는 시간 낭비, 돈 낭비, 에너지 낭비라고 하는 일들을 기꺼이 플레이하게 해주는 세 번째 원칙이다.
주변에서 뭐라고 말하던, 나는 내가 재미를 느끼면 하고 본다. 실제로, 재미라는 지표에 따라 실행했던 일들 덕분에 삶이 훨씬 다채로워졌다. 무엇보다도 이 원칙을 따르니,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게 가능해졌다. ‘내가 지금 이렇게 행동하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까?’ 같은 걱정은 재미라는 가치 앞에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으니까.
돌아보면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이었고, 그때마다 이 세 가지 지표에 따라 행동한다는 원칙은 내가 내리는 모든 결정의 순간을 단순하게 만들어줬다.
하고자 하는 일이 명확해지는 만큼, 반대로 인생에서 하지 않는 일도 명확해졌다. 이처럼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른 선택이 거듭될수록, 나는 나다운 게임을 할 수 있었다.
오늘의 질문
Q1. 인생이 점수제가 아닌 경험제라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고 싶나요?
Q2.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세 가지 가치는 무엇인가요?
Q3. 여러분은 각자의 지구게임을 잘 즐기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