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의 모습이 아니라 내면의 모습을 바라본다.
거울을 바라본다. 거울은 외면의 모습을 담아내는데 충실하다. 나의 내면을 비출 수 있는 거울이 있다면 어떨까? 내면의 방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좋겠다. 그렇다면, 조금 더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고 응원하고 위로할 수 있을텐데. 지금 나의 내면은 어떤 모습일까? 한 구석에서는 희망과 소망을 담고 멋진 미래를 그리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하고 있는 내가 있을 것이고, 한 구석에서는 막막함과 절망스러움에 좌절하고 주저앉아 있는 내가 있을 것 같다. 정확하게는 알 수가 없다. 감정이 이러하기도 하고 저러하기도 하고 어떤 감정은 실제로 있지도 않는데 불쑥 튀어나온 허상 같기도 하고 어떤 감정은 나의 생각이 만들어 낸 인위적인 느낌 같기도 하다. 투명하게 나의 내면 아이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더 뜨겁게 사랑해 주고, 더 뜨겁게 위로해 주고, 더 뜨겁게 감사할 것이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외면의 아름다움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년 초부터 새로 들어온 4개의 프로젝트들의 제안서를 쓰면서 2024년 한 해에 대한 희망적인 계획을 세웠었다. 제안서를 쓰는 일은 나와의 싸움이다. 상대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시작은 막막하였지만, 한 장 한 장 채워나가면서 내 안에 가득찬 무한한 능력을 끄집어 내어 만족스러운 결과물들을 만들었다. 상대측은 매우 만족스러워 했고, 프로젝트는 매끄럽게 성사가 될 것처럼 분위기가 흘러갔다.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하면서 집행 예산까지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기획안을 실행하는데 제안한 예산이 절대 큰 금액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금액에 대한 부담이 큰 것 같았다. 최대한 금액을 낮춰 보려고 하였으나, 기획안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투자해야 하는 실비, 인건비와 시간, 아이디어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들어가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생각하면 낮출 수 있는 금액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적정선에서 금액을 줄여서 재제안을 했지만 그마져도 부담이 되었던 것 같다. 결국, 4개의 프로젝트들 중에서 3개의 프로젝트는 세상 바깥으로 탄생된 기획안이 생명력을 갖지 못하고 죽은 아이디어가 되고 말았다. 아쉽다. 꼭 실행으로 옮겨 보고 싶었던 프로젝트였는데 말이다. 그래서인지,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하게 아팠다. 어떤 일이든 시작을 하면 애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떻게든 그들의 요구하는 예산에 맞춰서 손해를 보더라도 기획안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했을까? 그마져도 경험이라고 말이다. 물론, 기획안을 쓰는 과정과 협상을 하는 과정도 좋은 경험이 되었지만 말이다. 아쉬움이 남는 프로젝트들이였다. 다음이 있겠지 하며 위로를 한다.
나의 내면에 얼룩진 눈물을 잠깐만 느끼고 깨끗하고 맑게 유지를 해본다. 내면을 비추는 거울 앞에서 나는 내 안에 사랑을 마주한다. 사랑으로 내가 이루고 싶은 꿈들을 그려 나가고, 그 길에서 때로는 이처럼 실패와 같은 고통과 슬픔이 찾아 오더라도, 그 과정에서도 사랑과 감사를 느껴본다. 이 모든게 다 사랑해서 그런거야. 나를 사랑하고, 세상을,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슬프고 아픈거야. 슬프고 아픈 감정들은 일시적으로 떠올랐다 가라앉는 먼지들 같은 것이라고. 그리고, 그 먼지들을 훌훌 털고 나면 결국 내 안에 사랑이 가득한 내면 아이가 나를 끝까지 지지하고 응원해 줄 것이라고. '내면에 사랑이 가득찬 사람은 외부에서 사랑을 채우려고 하지 않는다.' 는 말을 들었다. 나를 더.더.더. 사랑하자. 나는 오늘도 거울을 바라보며 외면의 모습이 아니라 내면의 모습을 바라본다. 더 뜨겁게 사랑해 주고, 더 뜨겁게 위로해 주고, 더 뜨겁게 감사할 것이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외면의 아름다움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나 자체가 사랑이였네.
나의 존재 자체가 사랑이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