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 am as I am Feb 24. 2024

맨홀 아래에 꽃밭이 있을 수도 있지!

맨홀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내맡길 수 있는 용기 근육 만들기

맨홀 아래에 꽃밭이 있을 수도 있지!

종종 삶을 거닐다 보면 저- 아래 캄캄한 암흑만 존재할 것 같은 맨홀을 만나기도 한다. 평탄하게 평범하게 인생이 술술 풀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일적으로 관계적으로 아무리 최선을 다 했더라도 의도하지 않게 실패의 쓴 맛은 최선을 다한 만큼 크나 큰 시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럴 때일수록, 내 발 밑으로 보이는 맨홀의 캄캄함에 압도되지 않고 저 아래에 꽃밭이 있을 수도 있지! 하는 '알 수 없음', 모름의 마음으로 일어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발휘해야 하는 것 같다. 맨홀이 언제나 나에게 불이익을 가져다주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맨홀이 주는 두려움에 사로잡힐수록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얼음이 되어 버릴 수 있다. 일찍이 '아.. 틀려먹었네.' 하고 포기를 하게 되면 마음의 근육을 키워내기가 힘든 것 같다. 

운동을 시작할 때 처음 며칠은 초심의 굳은 결의와 목표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달리기도 하고 운동기구도 사다 놓고 필라테스도 끊고 하는데 정작 1주일 2주일 시간이 흐를수록 내 몸에 드라마틱한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으면 재미를 쉽게 붙이지 못하고 '아... 틀려먹었네.' 하고 흥미를 잃어버리곤 한다. 맨홀을 만난 것이다. 이 때 맨홀 아래 꽃밭이 있다고 믿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마음으로 뛰어들 수 있는데, 맨홀 아래 당연히 어둠이 있는거 아니야? 하며 쉽게 포기의 깃발을 들어 올리면 다음 맨홀을 만나게 되었을 때 또 다시 포기의 깃발을 들 확률이 높다. 한번이라도 맨홀 안에 꽃밭이 있을 것이라는 이상적인 희망을 가지고 뛰어들어 봐야 인생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맨홀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내맡길 수 있는 용기 근육이 생기는 것 같다.

요즘 나에게 느껴지는 맨홀은 AI 기술인 것 같다.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하루가 다르게 업데이트가 되고 인간의 영역이라고 여기어졌었던 창작 분야까지 너무나 쉽고 빠르게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꾸준히 탄생 중에 있으니 기존의 직업을 위협하고 일상에 변화를 만들어 낸다. AI 관련 최신 콘텐츠들을 보면 눈앞이 어찔어찔 바들바들 달달달 혼란스럽고 뭐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당장 내일이라는 미래도 알 수 없어서 와.. 어지럽다. 혼란스럽다. 싶다. 언론이 플레이하는 만큼 AI 가 일상으로 밀접하게 스며들어왔을 때 우리 삶의 일부분 역할은 대체되겠지만, 일부분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이고, 일부분은 새로운 지점에서 편리해지고 생각지도 못했던 기회가 만들어질 것임은 막연하게 알 것 같은데. 당장은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두려움이 더 크게 자리 잡게 되는 것 같다. 이 맨홀 앞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멍 하니 캄캄한 어둠 속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맨홀 아래에 꽃밭이 있다는 상상을 해본다. AI 꽃밭에서 노니는 나비나 벌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맨홀에 나를 내맡겨 푹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그 안에 무엇이 있을지 미리 예측하지 말고 그냥 뛰어드는 것이다. 요즘이야 말로 기존의 사고의 틀(편견, 분별)에서 벗어나 내 안에 잠재된 무한한 존재 에너지로부터 문득! 떠오르는 직관적인 영감들이 자유자재로 분출될 수 있도록 힘을 빼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야 상상도 못 했던 세상에서 상상도 못 할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맨홀 앞에서 서성일 것인가? 맨홀에 뛰어들어 꽃밭을 경험할 것인가? 

세상이 참 맨홀 같지만 맨홀 아래 꽃밭이 있다며 두려움을 걷어내 본다. 


2024 01 06 맨홀 아래 꽃밭이 있을 수도 있지


작가의 이전글 내면을 비추는 거울 앞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