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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림 Jun 18. 2024

동사형 장래희망을 찾는 과정 (상)

실전편

동사형 장래희망이란 새로운 관점을 알게 되고 이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성장할 때,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창작할 때

여러 생각들이 달라붙었지만 어딘가 부족했고, 석연치 않았다. 그러다 꽤 생뚱맞은 질문이 떠올랐다.  



내가 언제부터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더라? 



질문이 떠오르고 찰나의 순간 동안 머릿속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답은 시작-중간-끝이 아닌 완전한 깨달음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 답을 설명하기 위해 한 줄 한 줄 풀어쓰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은 과정이 생략된 결과로만 존재했다. 



대학교 2학년 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그녀에 대하여'를 읽다 유레카를 외친 적이 있다. 책의 한 대목에서 그동안 설명할 순 없었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추상적이고 모호한 감정을 글로 마주했기 때문이다. 너무도 모호해서 이 모호함을 파악하기 위해 어떤 질문이 필요한지 감조차 잡지 못했다. 그러나 그날 그 기분의 실체를 소설을 읽다 발견했고, 짜릿했다. 오래도록 해메인 미제 사건을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해결한 느낌이랄까? 그때부터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은 영혼을 풍부하게 만들었고, 삶이 무미건조해질 때면 어김없이 책을 찾곤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러움의 감정이 생겼다. 어째서 작가는 그러한 의미를 삶에서 포착하고, 언어로 담아낼까? 결핍은 행동을 빚어낸다. 어느새 나는 의미를 찾아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삶이 선사하는 의심과 고난을 의미로 승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고, 이를 메모장 어딘 가에 적어두었다. 의미가 쌓일수록 행복했다. 



하지만 나는 또 다른 결핍을 느꼈다. 의미의 발견과 기록은 반쪽짜리 행복이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행복은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가? 이 이야기는 다음번에 다뤄보고자 한다.



어쨌든 나는 의미를 찾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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