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주저리

고수분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by 해림

벌써 8월도 끝나간다.

여전히 더위는 기승을 부리지만 문득문득 선선한 바람이 불 때면 아, 이제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오는구나를 잠시나마 실감한다. 완연한 봄 가운데 취준을 시작했는데 벌써 가을이 온다니 믿기지 않는다. 취준을 시작했을 때는 곧 어디든 들어갈 거라 자신했는데, 아직 면접 한 번 보지 못했다. 이럴 때 나는 어떤 마음을 취해야 할까?


아직 취준 5개월 차. 꽤 오래 지난 것 같은데 아직 반년도 되지 않았다니. 그런데도 장기 취준생들이 힘들어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우선 성취감을 찾기 어렵다. 취준의 여정이 다르기에 일반화할 수 없지만 나의 경우 취준을 시작하기 전 늘 성취를 얻을 수 있는 환경에 있었다. 가장 쉽게 학교를 다니면 저절로 학년이 올라간다. 이것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끝을 맺고 새로운 시작을 맞는 것은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성취 중 하나이다.


또한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학교는 졸업이란 끝이 있다. 그리고 졸업에 다다르기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대외활동 역시 기간이 정해져 있어 일정 기간 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수료증을 받는다. 그러나 취준은 그렇지 않다. 끝이 있으면서 없다(?) 취업에 성공하면 끝이 나지만 언제 끝날 지 모른다. 몇 주 만에 끝날 수 있지만 또한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런 일은 없었으면..)


예전에는 마냥 긍정적 사고를 갖고 살았다. 서류에 떨어져도 내 부족함 보다 회사와 fit이 맞지 않았나 보다 하고 넘겼다. 나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으니 여러 회사에 지원하다 보면 나와 맞는 회사가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런 사고가 맞나 의심이 된다. 그렇다고 자책하고, 내 능력을 의심해야겠다는 건 아니지만 나를 낮출 필요도 있지 않나 싶다. 이러다 보니 사고에 오류가 발생한다.


가령, 나는 무조건 붙는다. 이런 마인드 너무 좋다. 이런 자신감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다 떨어지면? 그만큼 대미지가 더 크게 발생했다. 반면에, 어차피 떨어질 거 일단 한 번 넣어보는 거지. 이런 마인드를 갖는다면 기대가 낮으니 상처는 덜 받겠지만... 뭐든 생각한 대로 된다는데 어차피 떨어질 거라는 마인드는 피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대체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더 깊게 들어가기 전 이런 생각이 중요한가 싶기도 하다. 뭐가 됐든 끝을 만들어야겠다. 진지하게 몇 달 안에 영상 PD 쪽으로 좋은 소식이 없으면 일단 롯데월드에 들어가 알바를 시작할까 한다. 최근 든 생각을 정처 없이 써 내려갔는데, 이번 주는 9월 맞이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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