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이란 함정에 빠지지 말자

난 one and only 취준생이다

by 해림

누구에게나 두려운 것들이 있다. 어떤 이는 높은 곳을, 또 다른 이는 폐쇄된 장소를 두려워한다. 나에게도 두려움이 있다. 바로 평범해지는 것. 나는 평범해지고 싶지 않다. 아니 평범해지는 것이 두렵다.


어떤 이는 평범하게 사는 게 꿈이라는데 나는 평범보다 비범한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사전은 평범을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라고 정의한다. 이 정의에 따른다면, 1) 무언가 뛰어나게 잘하거나 2) 색다른 점이 있으면 평범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열심히 살았다. 좀 더 뛰어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다수와 다른 결을 가지려 했다. 늘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노력했고, 창의적인 답을 내놓고자 한 번 더 생각했다.


취준을 피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취준생이란 집단 속에서 나는 평범해 보였다. 남들보다 뛰어난 점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딱히 답이 안 나왔다. 그렇다면 색다른 점은? 나름 많은 경험을 했다고 자부했는데, 세상에는 내 경험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만큼 대단한 사람이 많았다. 그 많던 자신감과 자부심은 어디 가고 취업 앞에서 작아지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나 지난주 인턴 PD 서류를 준비하다 엄청난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시니어 모델 리송님과의 인터뷰였는데, 리송님은 평범과 비범 모두 남과의 비교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씀하셨다. 그리고 평범, 비범 이런 것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강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하셨다. 이런 걸 유레카라고 하나? 망치로 크게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그래. 나는 왜 자꾸 남들보다 뛰어나거나 남들과 다른 점을 찾으려 했을까? 이미 내 안에 특별한 점이 있을 텐데. 게임 캐릭터가 여러 속성을 가진 것처럼 내 안에도 여러 속성이 있고 그중 특히 더 유별난 점이 있다. 그게 바로 나의 특별한 점 아닐까?


나는 질문으로 세상을 이해한다. 어떤 감정이 들 때 그 원인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왜 행복하지?', '나는 왜 지금 슬프지?' 그 질문으로 현재 내 감정과 생각을 정리한다. 또 나는 글을 쓸 때도 질문한다. '이번주에 나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지?',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무엇일까?' 그리고 그 두 개의 질문을 통해 글의 소재를 정하고 구조를 짠다. 다른 사람을 알아가기 위해서도 질문한다.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가요?', '요즘 어떤 고민을 갖고 있나요?' 질문이 많기에 능동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쉽게 친해진다. 아니, 벌써 나이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왔잖아!


물론 남들과의 비교를 아예 피할 순 없다. 그러나 나를 소개하는 자기소개서의 출발이 남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은가. 일단 나만의 캐릭터 속성을 만들어놔야 그다음에 상성 비교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니지만 정작 나한테는 그러지 못했다. 그러니 매일 거울을 보며 말해줘야겠다.


난 유일한 사람이란 걸. 더 이상 평범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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