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도 포기한 채널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저도 포기했었습니다...

by 해림

올해 2월 유튜브에 브이로그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내 콘텐츠로 사람들에게 재미와 의미를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첫 영상을 게시하고 D+7. 이런... 조회수는 열 손가락을 넘기지 못했다. 뒤늦게 주변 사람들에게 홍보를 시작했다. 그렇게 서른 명 가까운 구독자를 모았고 내 채널은 망했다.


그래도 조회수 100회 정도는 넘겼던 것 같은데 갑자기 내 나이를 웃돌았다. 충격과 함께 <유튜브 조회수가 안 나와요>를 검색해 몇몇 영상을 보니 노출 수 감소가 문제였다. 몇 천 회를 넘겼던 노출 수는 어느 순간부터 세 자릿수에 그쳤다. 알고 보니 지인 홍보는 모든 전문가가 금지한 첫 번째 행동이었다. 서로 다른 알고리즘을 가진 사람들이 내 영상을 구독하고 3초 컷 시청을 한 덕분에 알고리즘은 내 채널 추천을 포기해 버렸다. 조회수 치트키라는 여행 영상을 올리고도 겨우 세 자릿수를 넘긴 후 채널 운영을 고민하게 되었다. 채널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채널을 팔 것인가.


이미 채널이 망했다는 생각으로 자꾸 후자에 마음이 기울었다. '그래, 이왕 채널을 리뉴얼하는 김에 제대로 기획해 보자. 정확한 타깃을 정하고, 그들이 관심 가질만한 소재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자.'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고민은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아이디어만 샘솟아 채널을 다섯 개는 파야할 상황까지 왔다. 그러는 동안 내 영상을 꾸준히 봐주던 열혈 구독자(지인)들에게 영상이 언제 올라오느냐 하는 질문을 받았다. 그럴 때면 웃으면서 생각이 많다고 넘겼다. 과연 고민의 끝은 어딜까?




엊그제 일어나 보니 한 친구에게 카톡이 와 있었다.

해림!!! 유튜브 요즘 왜 안 올라와? 02:39 AM


먼 나라 미국에 사는 친구라 시간은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그런데 이 친구가 내 영상을 그렇게 열심히 봤었나? 티를 안내서 몰랐는데 영상을 통해 내가 어떻게 사는지 보고 있었나 보다. 이유가 무엇이든 내게는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고민만 할 바에 일단 올려보자는 용기가 생겼다. 아마 내일쯤 올릴 것 같다.


변화에는 큰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운명적인 계기가 있어야만 내 행동이, 삶이 변할 수 있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변화를 만드는데 말 한마디면 충분할지 모른다. 누군가의 작은 궁금증, 사소한 관심들. 별 거 아니지만 희귀하고 그래서 강력하다.


친구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 친구는 내게 다시 시작할 힘을 주었다. 그리고 내 글을 읽어주고 하트를 눌러준 여러분도 동일하다. 평범한 취준생의 글에 궁금증을 가져주고, 하트라는 반응까지 해주는 여러분 덕에 매주 글을 한 편씩 발행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내 글을 읽어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 글의 계기가 되어 주어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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