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가시밭길을 벗어나야 한다

참고로 저는 가시밭 길 러버입니다

by 해림

알고리즘의 외면을 받던 채널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영상을 업로드하기 전 내심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였다. 영화나 드라마같이 갑자기 내 영상이 떡상한다면?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내 영상은 여전히 작고 소중한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그래도 플레이리스트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는 채널은 느리지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침마다 듣고 있다는 엄청난 극찬도 받았다. 이렇게 크리에이터를 향한 내 여정은 흔들리면서 또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겼다. 인생을 이십몇 년 살아가서 그런지 보수해야 할 문제가 자꾸 발생한다. 문제의 발단은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하는 내 특성에 있었다. 유튜브에 다시 관심을 쏟다 보니 취준을 멈추게 되었다. 관심 등록한 공고는 쌓여가지만 원서를 제출한 곳은 없다. 시간이 많은데도 왜 취준과 유튜브를 동시에 해내지 못할까? 예전에 즐겨봤던 취준생 유튜버는 분명 두 가지 모두 잘 해냈던 것 같은데... 그 사람은 되고 왜 나는 안 되는 거야!


스스로의 의지력을 자책할 때쯤 간단한 답이 나왔다. 나는 너무 많은 걸 하고 있었다. 만약 유튜브와 취준만 하면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아마) 그러나 나는 너무 많은 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었다.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마인드로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계정부터 파는 버릇이 있다. 지금 5개가 넘는 계정을 (어쨌든) 운영 중이다. 그러다 보니 매일 계정 하나에 콘텐츠를 업로드한다고 치면 일주일이 모자라다. 근데 또 약속도 있고, 아르바이트도 하다 보니 취준과 유튜브 모두 집중할 수 없었다.


땅에 묻힌 보물을 찾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같다. 한 곳을 깊이 파는 것과 여러 곳을 적당히 파는 것. 지금까지 후자를 선호했다. 한 곳을 깊이 파기보다 여러 곳을 파다 보면 보물을 찾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파다 보면 뭐라도 발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다. 설사 원래 찾던 것이 아닐지라도 그런대로 수확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보물은 깊이 숨겨져 있어서 얕은 곳에선 결코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 아주 소중한 것이기에 얕은 곳 따위에 묻을 리 없는 것이다. 그러니 오히려 한 곳을 파야 뭐라도 발견하지 않을까?


나는 하고 싶은 게 많다. 근데 결국 종착점은 많은 팔로워를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함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까지는 너무 많은 종류의 노력을 했다. 늘 예외를 버리지 못해 정말 뜬금없는 것도 시도했다. 혹시 모른다는 상황에 약했다. 스스로 가시밭 길을 자처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가시밭 길로 향하기에는 내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하고 싶은 것 하나를 하기 위해 아홉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 요즘 이해가 가고 있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모든 걸 이루는 사람이 될 거야라고 다짐했지만 그건 정말 꿈같은 이야기이다. 하나만 제대로 해내도 그것만으로 충분히 성공한 인생이다. 이제부터 모드를 바꾼다. 이제는 한 놈만 제대로 판다.

(그래도 브런치는 계속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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