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알게 된 것은 브런치 작가 김솔님 덕분이었다. 영국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신 레슬리 일리 님이 쓰신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실제 겪은 이야기를 쓰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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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라는 자폐장애를 가진 친구가 통합학교에서 일반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이야기다. 이 동화의 화자는 루이와 같은 반 친구이다. 전학 온 루이에게 먼저 다가가는 적극적인 성격을 가졌다. 루이를 관찰하고, 그 일상을 동화에 잔잔하게 묘사되었다.
루이는 말을 붙여도 그 말을 따라 한다. 책 뒤에 이 따라 함에 대한 설명이 있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루이는 친구들이 하는 말을 듣고 그 말을 되풀이해요. 그런데, 이것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려는 행동이에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언제 그 말들을 사용하는지 배우는 과정이지요.
이렇게 말하는걸 전문용어로 반향어 라고 한다. 어린 시절 아이들이 말을 한참 배울 때 처음에는 엄마의 말을 따라 하는 과정을 거쳐 자기의 대답을 한다. 그런데, 자기 대답을 안 하고 남의 말을 따라 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아이들이 있다. 자폐 아이들이 그런다. 내 동생도 그런 과정을 거쳐 7살 때야 말을 하기 시작했다. 반향어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 이 이유가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짧은 동화였고, 한 페이지 설명이었지만 배울게 많다.
이 책의 결말은 쉬는 시간이 아닌데, 루이가 한 친구와 보조선생님과 축구공을 들고 갑자기 운동장으로 나간다. 자폐 친구들이 돌발행동을 하는 걸 잘 묘사했다. 선생님은 이 책의 화자(루이의 친구)에게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준다.
"선생님, 우리 한테는 쉬는 시간에만 나가서 놀라고 하셨잖아요. 루이랑 샘은 오늘 아주 운이 좋네요."
"정말 그렇네. 그런데, 넌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선생님은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어요. 내가 아주 지혜로운 대답을 할 거라고 기대하는 눈빛이었죠. 나는 열심히, 진짜 열심히 생각했어요.
"우리 반에는 조금 다른 규칙이 필요할 것 같아요. 루이를 위해서요!"
선생님은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어요.
이 결말이 참 감탄스러웠다. 장애 친구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대목 말이다. 어릴 때부터 교실에서 이런 시간들을 가져봐야 하는데 라는 감탄이 들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땐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그냥 진도 나가기만 바빴지. 창조적인 작업을 위해선 스스로 생각하는 게 필요한데 말이다.
어릴 때 교실에서 자폐 친구들을 만나고,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경험이 우리나라 교실에도 일어 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