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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Dec 17. 2022

같이 놀자, 루이 를 읽고

통합교육이야기가 그림책이 되다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브런치 작가 김솔님 덕분이었다. 영국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신 레슬리 일리 님이 쓰신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실제 겪은 이야기를 쓰셨다고 한다.


https://brunch.co.kr/@solkimgmvh/205



루이 라는 자폐장애를 가진 친구가 통합학교에서 일반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이야기다. 이 동화의 화자는 루이와 같은 반 친구이다. 전학 온 루이에게 먼저 다가가는 적극적인 성격을 가졌다. 루이를 관찰하고, 그 일상을 동화에 잔잔하게 묘사되었다.


루이는 말을 붙여도 그 말을 따라 한다. 책 뒤에 이 따라 함에 대한 설명이 있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루이는 친구들이 하는 말을 듣고 그 말을 되풀이해요. 그런데, 이것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려는 행동이에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언제 그 말들을 사용하는지 배우는 과정이지요.


이렇게 말하는걸 전문용어로 반향어 라고 한다. 어린 시절 아이들이 말을 한참 배울 때 처음에는 엄마의 말을 따라 하는 과정을 거쳐 자기의 대답을 한다. 그런데, 자기 대답을 안 하고 남의 말을 따라 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아이들이 있다. 자폐 아이들이 그런다. 내 동생도 그런 과정을 거쳐 7살 때야 말을 하기 시작했다. 반향어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 이 이유가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짧은 동화였고, 한 페이지 설명이었지만 배울게 많다.


이 책의 결말은 쉬는 시간이 아닌데, 루이가 한 친구와 보조선생님과 축구공을 들고 갑자기 운동장으로 나간다. 자폐 친구들이 돌발행동을 하는 걸 잘 묘사했다. 선생님은 이 책의 화자(루이의 친구)에게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준다.


"선생님, 우리 한테는 쉬는 시간에만 나가서 놀라고 하셨잖아요. 루이랑 샘은 오늘 아주 운이 좋네요."

"정말 그렇네. 그런데, 넌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선생님은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어요. 내가 아주 지혜로운 대답을 할 거라고 기대하는 눈빛이었죠. 나는 열심히, 진짜 열심히 생각했어요.

"우리 반에는 조금 다른 규칙이 필요할 것 같아요. 루이를 위해서요!"

선생님은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어요.


결말이 감탄스러웠다. 장애 친구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대목 말이다. 어릴 때부터 교실에서 이런 시간들을 가져봐야 하는데 라는 감탄이 들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땐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그냥 진도 나가기만 바빴지. 창조적인 작업을 위해선 스스로 생각하는 게 필요한데 말이다.


어릴 때 교실에서 자폐 친구들을 만나고,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경험이 우리나라 교실에도 일어 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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