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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태리 Oct 02. 2023

나란히 가기 힘들지만

서울둘레길(북한산생태공원 - 정릉안내소)

추석연휴에 둘레길 걷기로 했다. 내가 갱년기 불면증에 아침에 잘 못일어난다. 답답한 화섭씨는 얼른 편의점에 가서 삼각 김밥을 사온다. 힘을 내 과일 깍아 포장했다. 스마트폰 보는 시간을 줄여야겠다. 커피도. 이제 내몸이 내몸같지 않다.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인생도 가니 움직여야한다. 요즘 아침그림자는 엄청 짙다. 버스 타고 구기터널 지나 장미원에 내린다.



초반부터 계단이 연속인 구간이 계속 된다. 화섭씨는 내달려 계단 위로 사라진다. 갈림길에 또 리본을 못보고 가버리면 어쩌지. 갈림길에서 화섭아하고 부르니 저멀리서 대답한다.


코스는 평창동으로 접어든다. 도로가 잘 나 있자 화섭씨는 둘레길 코스 아닌 큰길로 간다. 코스 이탈이다. 그래도 어떤가..나아가기만 하면 돼지. 


다시 산길이 나온다. 스탬프 찍으면서 천천히 가자고 부탁한다. 누나가 따라가려니 힘들어. 본인도 무작정 가다가 길 잃은 걸 아니, 이제 내 뒤에 서서 걷는다. 표시가 없는데는 물어보며 걸었다.그러다 트인곳이 나오자 화섭씨는 답답했는지 다시 앞서 나간다. 나란히 가기가 쉽지 않구나.


드디어 도착지 정릉 입구가 나오자 멈춰서서 나를 향해 누나- 라고 부르며 손을 흔든다. 노래 "나란히 가지 않아도"가 떠오른다.


나란히 나란히 가지 않아도
우린 함께 가는거지요.


보이지 않는 끈끈한 끈을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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