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 트리, 구아바

by 식기난게


식기난게에서 가장 많이 분양된 수종이라면, 단연 구아바 나무다.

언급하는 구아바는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딱걸렸네' 광고노래에서 등장하는 열대과일 바로 그 구아바가 열리는 구아바 나무다.

사실 식기난게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초창기 시절 다양한 수종들을 선보여왔지만, 구아바 나무 만큼은 함께 성장한 깊은 인연이된 나무다. 정확히는 2019년 8월초 가오픈을 시작으로 그 때부터 야생초목 들이 가진 선이 멋스러운 모습을 자주 선보였다. 대략 3개월 정도는 분재형태의 선이 강조되는 타입으로 식기난게 인스타 피드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해 11월을 맞이하면서 야생초목들도 가을을 맞이하며 아름답게 단풍이들었다. 그리고 하엽하기 시작했다. 낙엽이 되어 떨어지면 빈가지만 남았다. 본격적으로 겨울맞이를 하고는 빈가지도 빈가지의 매력이 충분히 있었지만 피드를 빈가지만으로 채울 수는 없었다. 잎을 감상하는 관엽식물들에게도 시선을 돌려야했다. 하지만 업계의 겨울은 너무나 당연하게 비수기로 정리가 되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자영업자가! 시즌, 비시즌이 그렇게 분명한게 맞을까? 비시즌에는 모든것을 받아들이고 쉬엄쉬엄해야 하는 걸까. 세상 모든 영리단체는 그것을 쉬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것이다. 나 또한 그 시간을 그렇게 보낼생각은 없었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실내라는 전제조건의 다양한 공간에서 일도 하고, 잠도 자고, 식사를 하고, 음악을 듣고, 가끔은 멍때리며 사색에도 잠긴다. 공간의 스타일을 완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식물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줘야겠다 다짐한 식기난게의 첫 겨울이었다.


그때 가장 빠르게 실행할수 있었던것은 당연 그만한 나무들을 찾아 보여주는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식물을 찾는곳은 화훼 단지. 그 시절 화훼단지에는 지금보다는 수종도 많이 단조로웠다. 고무나무는 기본이고, 행운목, 쉐프렐라(홍콩야자), 벤자민, 해피트리 등 이 일반적이었다. 그나마 잎이 뾰족한 드라세나들은 기존 1세대 화훼식물들과는 실루엣이 확연히 대비되어 똑같이 생겨도 당시 꽤 세련된 수종의 이미지였다. 그런데 문제는 어딜가도 수종마다 비슷한 수형들로 내가 아닌 다른 사업자도 보여줄수 있는 수준의 나무들만 보였다. 여기에 있는데, 저길 가도 있고, 거길 가도 또 보였다.


그래서 찾은곳은 도시 근교에 자리잡은 소매손님 대상의 비닐하우스형 꽃집들이었다. 꽃집이라 부르는 이유, 대중적으로 누구에게나 꽃집으로 불린다. 그때 그때 꽃을 피우는 작은 초화류부터 특대형 관엽식물까지 비닐하우스형태라 사이즈 가리지않고 널찍한 공간에서 사이즈별로 구비해둔다. 소매손님 대상으로 다양한 식물군들을 보고 데려 갈 수 있다. 이런곳은 사업자 대상으로 도매가로 제공하는곳도있고, 아닌 곳도 있다. 대체적으로 비닐하우스의 규모가 클수록 그 가능성은 높아지는데, 구아바 나무를 처음 만난곳은 사업자 대상이면 도매가격으로도 물건을 공급해주는 도시 근교에있는 비닐하우스형 꽃집이었다. 구아바 나무를 처음 만난 그 상황을 지금도 선명히 기억한다. 규모가 크다보니 사람들 시선이 갈수있는곳에 다양한 사이즈의 수종들을 보기 쉽게 진열되어있다. 나는 이미 볼수있는 곳은 다 지나친 상태였다. 그리고 여긴 파는건가 싶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자기들끼리 겹쳐져있어 굳이 보지말라는건가에 대한 메세지도 연상되는 진열상태.

그곳에 구아바 나무가 있었다. 그렇다해서 첫인상이 화려하거나 눈에 띄거나 하는것은 절대 아니었다. 얼기설기 얽혀져있는 상태로 뭐하나 예뻐보이는것도 아니, 특별한것도 아니었다. 단 한가지, 뿌리에서 나오는 한 목대를 시작으로 상단부는 뭐가 이리저리 예측불가한 방향으로 자유롭게 뻗어있었다. 보통은 이런 형태의 가게에 사장님들은 나무를 보는 손님들을 살피면서 도움이 필요한지, 구매를 할건지, 또는 비언어적 제스츄어나 눈빛, 행동을 근처에서 지켜보시면서 파악하신다. 그러나 내가 있는곳은 이미 사장님의 시선 영역 밖이었다. 그래서 얽혀있는 나무들을 요리조리 피해 들어가 구아바 나무 하나를 꺼냈다. 꺼낸 모습은 기대 이상도, 기대 이하도 아니었다. 꺼내기전 예상했던 얼굴이라 데려가볼만했다. 데려가 볼만 했다라고 표현은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예뻤나 보다. 충분히 예쁠 수 있는 나무였던거다. 얼른 멀리 계신 사장님을 불러 가격확인을 했고, 대략 여덟그루 정도 있었던걸 딱 세그루만 데려가서 전지작업을 했다. 가지치기를 한거다. 내가 봤던 그 얼굴을 생각하여 한가지 한가지 쳐냈다.


데려온 구아바 나무 세그루는 전지작업을 통해 식기난게의 주 채널인 인스타를 통해 노출이 되었고, 사람들은 생소한 나무에 이것저것 물어보며 관심을 보였다. 데려왔던 구아바 세그루는 그 주에 모두 분양되었고, 사람들의 여러가지 질문과 주문건을 데이터 삼아 나는 다시 그 집을 찾아 나머지 구아바 나무를 모두 데려왔다. 사장님은 팔다 팔다 안팔려 뒤로 빼놓은 나무를 찾으니 나를 신기해했다. 그것도 볼거많은 큰 하우스에서 뒷켠에 빼둔 구아바 나무만 굳세게 관심을 가지니 의아도했을거다. 두번째 구아바 나무들도 모두 분양되는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고작 1-2주정도에 열그루가 채 되지 않는 구아바 나무의 주문건들은 나를 다시 구아바를 입고시켜야한다는 해답을 내렸다. 그렇지만 사업자들이 많이 찾는 큰화훼단지에서도 구아바 나무를 만나는건 그리 쉬운일은 아니었다. 이리저리 수소문해서 찾아도 그때 당시 구아바나무는 1차 농장에서 꽤나 큰 골칫거리의 나무였었다. 추위에 약해 겨울에 난방을 때느라 돈많이들어, 게다가 더 중요한건 인기가 없으니 더이상 그들에게 구아바 나무는 생산가치가 없었던것. 그마저 있던 국내 구아바를 주 수종으로 재배하는 농장도 없어지는 추세라했다. 그래서 정말 각 단지별 운좋게 구아바 나무가 눈에 띄는 날이면 운이 쎄게 좋은날이되었다.


구아바 나무를 첫번째 쇼룸에서 관리하면서 손님들에게 분양을 시켰는데, 그마저도 흙에 잘 자리를 잡아 뭐 탈이 없는 나무였다. 구아바 나무를 찾지 않을 이유가 단 1도 없어졌다. 그날로 전국에 구아바 농장을 찾아 경남 의령을 내려갔다. 16인승 버스를 대절하여.

그곳에는 당연히도, 다행히도 구아바 나무가 있었고, 많았다. 그 농장은 구아바 나무를 재배하여 구아바 나무의 좋은 성분을 채취하여 화장품, 식품을 연구 및 생산하는 곳이었다. 그러니 내가 접한 구아바 나무랑은 또 다른 느낌의 수형들이었다. 거의 야생이고, 우거진 수풀가지였다. 가지치기가 전혀 안된 밑도 끝도없이 쭉쭉 뻗어나가는 당최 얼굴이 없는 구아바들. 묘목판매가 주가 아닌 나무의 좋은 성분을 연구하여 상품개발을 하는 곳. 내가 만난 구아바 나무랑은 확연히 달랐다. 그때부터는 팔을 걷어붙이고 나무 사이를 비집고 자세를 바짝 낮추고 들어갔다. 얼구을 드러내어 만들 수 있는 수형들을 하나 하나 골라내야했다. 사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뭘 파악해서 골랐나 싶다. 감은 안오고, 16인승의 버스를 대절해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반은 의무적으로, 반은 전지후의 얼굴을 상상하며 나름 성의껏 선택하여 버스에 실었다. 이렇게 구아바 나무는 식기난게의 우연에서 비롯되어 필연적 시그니처 트리가 된거다.


지금부터는 정보기반의 팁이 될 수있는 정보를 안내드리려한다. 모든 식물들이 그렇지만 현재 화훼시장에 들어오는 모든 나무들은 원종과 개량종으로 구분될 수 있다. 당연히 구아바도 존재한다. 노랑색 열매가 열리는 나무는 원종, 빨강색 열매가 열리는 나무는 개량종이라 볼수있다. 유통명으로는 노랑 구아바, 레드구아바(딸기 구아바)라고 불린다.


첫번째, 잎의 컬러. 원종은 명도대비가 높은 초록을 띄며, 개량종은 명도대비가 낮은 딥한 초록색을 띄운다. 두번째, 잎 형태. 원종은 잎의 라인이 끝이 약간 뾰족한 편이다. 개량종은 상대적으로 라운드 형태이다. 세번째, 수피 컬러(나뭇가지 컬러) 원종은 밝은 회갈색에 가깝다. 개량종은 붉은 베이지톤입니다. 네번째, 생장형태. 원종은 가지자체에 굴곡이 많아 자유로운 선을 뻗으며 자란다. 개량종은 대체적으로 한가지로 올라와 전체적으로 곁가지가 많아 아웃라인이 안정적인 편. 다섯째, 목대 두께. 원종은 상대적으로 얇은편. 개량종은 메인가지가 두꺼운편이다.


여기까지 다섯가지가 간단하게 정리되는데, 중요한것은 현시장의 구아바들은 원종과 개량종이 구분없이 재배되어 이 모든 특징적인게 구분이 모호해졌다. 과거에만 해도 내가 찾아간 농장에서는 원종보다 개량종 가격을 더 높게 쳤고, 확실히 구분지어 나무를 제공했고 판매했다. 하지만 이제는 앞서 말했다시피 구분없이 재배가되어 유통되며 구분없이 나무가 시장에 나오는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알고가면 좋은 이유. 원종의 특징이 우세하거나, 반대로 개량종의 특징이 우세하여 이미지적으로는 둘 중 하나에 더 가까운 품종으로 결정될수있는데, 이것으로 우리는 조금 더 공간에 맞는 톤앤무드의 느낌을 풀어갈 수 있다. 그 당시 손님들은 원종이 예쁜건지, 개량종이 예쁜건지에 대해 많이 물었다. 사실 마음속으로는 당연히 취향에 기대어 답은 있었지만, 분명한건 이 두 품종이 어떤 톤앤무드를 가진 공간에 자리 할것인지. 그것이 중요했다. 손님들 물음에 나는 항상 배치될 예정인 공간을 되물었고, 두 품종이 가진 다른 특징들을 설명해 이미지를 만들었다. 손님들은 이미지를 상상하며 명쾌하게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원종 구아바는 잎이 밝은 그린 컬러로 식물의 전형적인 싱그러움이 강조되는 톤이다. 스스로 자유로운 선을 뻗어 자라며 극적인 굴곡으로 전체 나무의 수형이 잡히는데, 그 수형은 꽤 조형미가 뛰어나다. 상하좌우로 뻗어나가는 레벨을 대략적으로 균형을 맞춰주면 사람의 손을 탄듯 생화나무에서 보기 힘든 완벽한 밸런스가 만들어진다. 스스로 생장하며 살아있는 생화나무에서 이런 인위적인 완벽한 균형감이 보여질때, 느껴지는 시각적 완성도는 아주 좋은 편이다. 물론 가끔은 비정형 리듬이 더 강한 나무도 있지만.

원종의 이런 조형미와 톤앤무드는 공간의 컨셉에 구애받지않고 어떤 공간이든 자리했을때 식물의 싱그러움은 기본이요, 꽤 공간안에서 조화로운편이다. 호불호가 거의 없는 누구나 선호하는 느낌의 '호'가 강한 나무가 된다.


다음 개량종은 딥한 그린컬러로 원종과는 비교적으로 컬러감에 의해 공간 속 무게감이 더 해진다. 두툼한 메인 목대를 중심으로 곁가지가 사방에 나는 형태인데, 대략적으로 토피어리 형태의 깔끔한 아웃라인을 이룬다. 안정적인 실루엣 때문인지 공간의 마감재 컬러가 무채색 계열 이거나 톤다운된 공간이라면 차분하고 고급스럽게 존재한다. 수피(나뭇가지 컬러) 컬러도 붉은기를 띈 짙은 베이지 톤으로 브라운 톤에 가깝다. 짙은 원목가구나 일부 원목소재가 마감재로 활용된 공간이라면 톤온톤으로 부드럽게 연결이 된다. 정리하자면 고급스러움이 공간에 무게감있게 자리한다.

위와 같은 플랜테리어를 위한 식기난게의 큐레이션은 손님들에게 오히려 정확한 가이드가 되었다. 처음에는 별다른 기준없이 단순히 수형적인 특별함만 고집했다면 큐레이션을 거친 손님들의 선택은 원종, 개량종 어디 하나 기울이지않고 공간에 맞게 분양이 되었다. 그들의 만족도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는 그들의 공간에서 자리한 구아바의 다양한 후기들이다. 현시점에도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공간에 대한 플랜테리어라면 매일 입는 기본 아이템처럼 구아바나무를 꼭 제안하는 편인데, 분명한건 품종의 특징을 고려한 공간 맞춤형 제안이 이루어지고있다. 여기까지가 식기난게가 구아바를 플랜테리어를 위해 큐레이션 하는 방법이다.


구아바는 어딘가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모습, 눈에 띄려 노력하지 않고 자기 고유의 모습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어떤 공간이든 서투르지않고 능숙하게 자리하는 모습은 식기난게가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와 한 방향으로 잘 맞아떨어진다. 앞으로도 구아바 나무는 식기난게의 시그니처 트리로 굳세게 자리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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