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되지 않은 순간들, 그때 그 나무는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을까.
링크서울 에피소드 0 첫 전시에 나갈 나무를 고민하던때, 사진 속 팔손이를 처음 만났다. 농장 노지바닥에서 화분을 뚫고 자라난 나무. 가지는 제각각이고 중심도 흐릿했지만, 어디 하나, 버리고 싶은 선은 없었다. 전시에 리플렛에 들어갈 이미지가 급히 필요했던 시점. 손도 못 대본 날것 그대로의 사진에 급히 포토샵에서 각종 필터를 씌워봤다. 솔직히 일러스트화된 버전은 지금 봐도 느끼하고, 웃겨서 올려본다.
그렇지만 링크서울의 시작점인 첫 전시에 ‘우리가 식기난게다!’ 하고 자리해야하는 부담감에 자리잡힌 가지들을 어느정도 정리정돈이 필요했다. 가지 하나를 올리면, 다른 한쪽이 무너지고. 화분안에서 자리하는것도 방향이 제각각이라 얼굴을 잡는것도 쉽지는 않았다.
설치일정에 맞춰 들어간 팔손이. 조명이 정해지기도 전, 다른 플레이어들의 작품이 모두 설치되기 전, 팔손이는 실루엣과 풍채를 담당하며 먼저 자리했다. 또 전시장에서 마주하는 팔손이는 또 달랐다. 수형을 살려주면 조명에 비치는 그림자가 바뀌고.
현장은 역시 배신을 때려야 제맛이지.
현장 작업은 늘 예상과 빗나간다.거칠었던 잎을 정리하고 분재용 철사를 이용해 형태를 잡은 팔손이는 전시가 시작되고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부터 기존 잎들을 눕히기 시작했다. 땅에 박힌 두툼한 뿌리들을 뽑아냈으니, 새롭게 안착한 tfp의 백색 도자기에 제대로 자리잡겠다고, 선언한 셈이었다.
그래서 눕기 시작한 잎들을 조화잎으로 대체하기로 한다.
사진 속 작업 장면을 보니 그때의 심난함이 다시 느껴진다. 겉으로는 티 안 나도, 그날은 꽤나 심란했다.
나무는 처음부터 끝이 정해진 오브제가 아니다.
함께 살아가고 있는 존재다. 그래서 그 안의 과정은 늘 흔들리고 불완전하다. 그래서 더 짜릿하다.
그리고 팔손이는 당차게도 올해 4월호 리빙센스 매거진에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