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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인 건가. 갱년기 탓인가.

아이도 나 자신도 귀찮다.

by 글맘 라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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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

다음 달이면 6월이다. 그럼 2025년도 반이 간 거다. 그런데, 난 지금 무기력증에 빠져들었다.

우울감이 지속되다 보니 무기력증이 온 모양이다.


넷플릭스에 보았던 드라마를 다시 정주행 하고, 일상적인 빨래, 설거지, 청소를 하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이렇게 시간만 보내는 내가 너무 한심해서 어쩔 줄 모르고 있다.


다들 바쁘게 일상을 꾸려하는 가는데 나만 이렇게 주저앉아있는 거 같다.

마음을 아무리 다 잡으려고 해도 일어서는 나를 누군가 잡아끌어 앉히고 묶어 놓은 것처럼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걸 쳐다만 보고 있다.


오래간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이 친구는 아이들과 함께 미국을 갈 준비를 하는 사람이다.

이번 달에 있을 인터뷰 준비를 한다면서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미국행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난 한국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친구의 아들은 자폐성향을 가지고 있는 경계급 아이이다.

한국에 있으면 군대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모르기 때문에 미국으로 가야 할 거 같아 오래 준비를 했고, 이제 그 준비한 것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을 위해 꾸준히 미국 주식을 사 모으고, 외화를 준비하는 엄마의 강인한 모습을 보며 난 지금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하는 건지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다시 주저앉았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을 열었다가도 넷플릭스를 켜서 드라마를 본다.

이유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단순한 이유이다...


이제는 정신 차릴 때도 된 거 같은데 아무것도 들어오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이 기간이 더 길어지지 않기 위해서, 조금 움직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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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의 제목이다.

날 행복하게 만드는 게 뭔지 생각해 봤다.


1. 사람이 별로 오지 않는 커피전문점
2. 깨끗하게 정리된 공간
3. 아이들을 다 데리고 집에 들어와서 저녁을 먹이고 다 같이 앉아있는 시간
4. 그 시간에 나 혼자 기울이는 맥주 서너 잔.
5. 새벽에 혼자 앉아 읽는 책 한 권


지금 내가 이토록 힘든 건... 아마도 내가 날 행복하게 만드는 걸 하고 있지 않아서일 거다.


나를 위해 무엇을 하지 않는다 것이 나에게는 큰 스트레스이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내가 이 스트레스를 즐기고 있다는 건가.


모르겠다...


그냥 나이가 드는 건가.

이 모든 게 갱년기 탓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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