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건 없지만 그래도 GO.

by 글맘 라욤

아이가 다니는 방과후센터에서 새로운 수영 프로그램이 생겼다.

올해 10월까지 진행되게 될 거 같다고 하는데, 인원을 추가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다.


혹시 몰라 안내데스크에 문의해 보니 신청을 하면 수영담당선생님이 보시고 연락 주실 거라고 했다.

우선 신청을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선생님의 전화를 기다렸다.


수영이라...

마음에 걸리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선생님이 못하시겠다고 하면 바로 접을 생각이었다.


선생님과 통화를 하며, 상담을 시작했다.

우선 엄마인 내가 염려되는 부분을 말씀드렸다.


1. 수영모자, 수경을 쓰기 어렵다. 일상생활에서도 절대 모자를 쓰지 않는다.
2. 수영장 물을 그냥 생수처럼 마신다.
3. 물에 닿으면 소변을 더 쉽게 많이 보는 경향이 있다.

선생님은 그런 나의 불안을 다 들으셨다. 그리고, 천천히 당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선 어머니.

저희가 아이를 본 시간이 그래도 조금 되었기 때문에 성향은 잘 파악하고 있어요.

수영을 배우거나 하기보다는 샤워실, 탈의실 그리고 수영장 안에서 어떻게 하는지를 배우는 것도 중요한 거 같아요.

염려하시는 부분은 잘 알고 있어요. 그래도 우리 한번 해 봐요."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면, 모든 면에서 조심스럽다.

내가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힘든 부분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선생님들께 부탁하게 되면 이렇게 해도 되는지 주춤거리게 된다.

선생님은 침착하지만 단단한 말로 나를 안심시켰다.


그렇게 아이의 수영수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보험을 확인해야 하는 일이 남겨졌다.

아무래도 아이들의 안전상의 이유에서인지 "가족일상생활배상중배상책임"이 있는 보험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나의 보험과 아이의 보험을 뒤져도 해당 내용이 없어서 신랑에게 확인을 부탁했다.

아이의 수영날짜 전날. 신랑의 보험에도 없다고 얘기했다. (feat. 늘 마지막날 말해주는 남의편)


선생님께 보험이 준비가 어렵다고 하자, 선생님이 다시 해답을 주셨다.

"가지고 계신 보험 중에 해당 내용을 특약으로 넣으면 가능하실 거예요."


다행히 신랑이 가지고 있는 운전자보험에 해당 내용을 특약으로 추가할 수 있다는 보험 담당자가 알려주었다. 그분이 바로 가입을 진행해 준 덕분에 오후 2시에 보험 계약이 완료되었다.


아이의 수영을 위해, 보험사 직원분, 선생님, 신랑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 힘을 합쳐 보험 문제를 해결했다. 보험은 정말 일처리가 빠른 대한민국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싶었다.

끝까지 아이의 수영을 위해 계속 챙겨주신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를 전했다.


드디어 수영 당일!


아이보다 내가 더 떨리는 마음으로 아이를 보냈다.

2시간 뒤. 아이를 맡은 선생님께 톡이 왔다. 아이가 안 들어가겠다고 20분을 실랑이했지만, 그래도 물에 들어가니 잘 놀았다는 말이었다.


혼자 옷도 갈아입지 못하는 아이를 탈의해서 옷을 갈아입히고,

안 들어가겠다고 울었을 아이를 달랬을 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하지만, 선생님은 톡에 따뜻한 말을 남기셨다.


처음 보는 장소여서 그랬던 거 같습니다.
천천히 잘 적응해 가겠습니다. 같이 잘 해내겠습니다.


수영장 하나 보내는 것도 이런저런 수고를 해야 하는 우리지만.

그래도 나름 열심히 가고 있다! 무조건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선 GO!


수영장도 적응해 보자꾸나.

선생님들 힘들게 하지 말고, 알았지?


_e0fe577d-a275-4e4c-b2e5-64f0ac0ab319.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짧은 글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