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조직 만들기 #2
안녕하세요?
인사 쟁이 조윤서입니다.
연일 최고 온도를 갱신하고 있는 무더운 여름날 그것도 점심시간에 조금은 고루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에 대해 잠시 고민에 빠져있던 중에 얼마 전 재미있는 기사를 본 기억을 더듬어 오늘은 아이돌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2015년 작년 한 해만 해도 걸그룹과 보이그룹을 합쳐 데뷔한 아이돌 그룹이 대략 50개(하단 참조)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참 엄청나네요.
지상파와 종편 등을 통해 무대에 서고 대중들이 기억하는 그룹이 과연 몇 개나 될지 의문이긴 합니다.
<걸 그룹 / 총 37 그룹>
1월_소나무, 레시피, 여자 친구 (3)
2월_러버소울 (1)
3월_써스포, CLC (2)
4월_디아크, 오마이걸 (2)
5월_큐피트, 식스센스 (2)
6월_베이비부, 야샤, 어썸베이비, 플레이백 (4)
7월_러브어스, 텐텐, 굿걸, 워너비 (4)
8월_에이프릴, 마이비 (2)
9월_다이아, 하비, 트위티, 비비디바, 에이스, 짜리몽땅, 유니콘 (7)
10월_사이다, 더스타즈, ATT, 핫티즈, 트와이스, 피피엘 (6)
11월_다이아걸스, 레시피, 아이스 (3)
12월_여자여자 (1)
<보이 그룹 / 총 13 그룹>
4월_더블에이트 (1)
5월_로미오, 몬스타엑스, 엔플라잉, 세븐틴 (4)
7월_브이엑스 (1)
9월_DAY6, 업텐션, 아이콘 (3)
11월_M.A.P6, 스누퍼, 로드보이즈, VAV (4)
일반적으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평균 10000:1의 경쟁률을 통과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1차 통과하였다고 해서 바로 그룹의 멤버로 데뷔하는 것도 아닙니다. 수년 동안 연습생 신분을 인내하고 견디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누구나 다 알 수 있도록 그야말로 상품성을 증명해야만 한 그룹의 멤버로 데뷔할 수 있습니다. 그룹으로 데뷔하면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요?
'15년에 데뷔한 그룹 리스트에서 혹시 몇 그룹이나 알고 기억하시나요?
위 리스트에서 보는 것과 같이 한 해 데뷔한 그룹 중 3~5%(1~3개 /'15년 기준) 정도만 성공하고 나머지 그룹은 대중들에게 있었는지 조차 모르는 체 사라져 버립니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렇게 로또 당첨과 같은 희박한 성공률과 실제 성공을 한다 해도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지 모르는 현실 속에서 왜 그토록 많은 청소년 들이 아이돌 그룹(가수)이 되기 위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시간(평균 3~5년)을 들여 고통스러운 훈련과 반복적인 연습으로 노력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화려하고 멋져 보여서? 아니면 유명한 연예인이 되는 것이 평생의 꿈이어서?
성공이 절대 보장되지 않은 불확실한 미래를 가지고 그들이 이렇게 힘든 과정을 참고 견뎌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첫 번째. 수익에 맥시멈이 없다.
만약 고통스러운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어 성공한다면,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수익에는 맥시멈이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연봉의 개념이 없기 때문입니다.
계약조건에 따라 물론 상이하지만, 아이돌 그룹이 창출해 내는 매출(또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그들의 몫으로 가져갑니다. 아이돌 그룹으로써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동안에는 적어도 일반적인 직장인들이 벌어들이는 연봉의 최소 몇 십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벌어들이게 됩니다.
두 번째. 자신만의 브랜딩이 가능하다.
사회적으로 유명인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금액적 가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따르는 부가가치가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우러러보는 명성을 얻는다.'는 점을 차후 활용하여 자신이 직접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거나 혹은 이름 즉 명성을 빌려주어 이미지 판매를 통한 부가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구체적으로 한 아이돌 가수의 사례를 잠깐 살펴볼까요?
근 10년 동안 가장 꾸준하게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YG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빅뱅' 그리고 빅뱅의 핫이슈의 주인공인 'GD(지드래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5년 GD의 자산은 약 150억으로 추정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슈퍼리치 2016.01.04 일자 기사)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음원 및 기타 수익으로 100억 원 이상, 저작권료 8억 원 이상, 부동산 자산이 대략 53억 원 정도가 됩니다. 실로 엄청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빅뱅이 '15년 한 해 동안 YG 엔터 매출액의 기여도가 궁금해집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YG 엔터의 2015년 한 해 음반 매출액은 369억, 공연 매출액은 419억 정도로 총 788억 원 정도이며, YG 엔터 관계자의 비공식적 언급에 따르면 매출의 절반(50%) 가량을 빅뱅이 담당하였다고 하니 대략 249억 원을 빅뱅이 벌어들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매출에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관련 스텝들의 임금, 공연 준비 등을 위한 비용과 멤버들을 위한 고정 비용 등 약 94억 원 정도를 제외하면 빅뱅 멤버 1명 당 약 50억 원 이상의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경우 능력과 인기도에 따라 수익이 '0' 이 될 수도, 위와 같이 엄청난 수익을 벌 수 있습니다. 반면 직장인들은 이들과 비교해 고정적인 수입이 보장되긴 합니다.
프리랜서 적 성격을 가진 아이돌 그룹과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직장인들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동기부여적 요소'와 관련하여 이 두 가지의 경우를 비교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빅뱅의 GD와 비교하여 사례 하나를 들어보겠습니다.
B사의 R&D 연구소의 한 주임 연구원은 회사 제품의 톱니 부분이 사람의 체중을 이기지 못하여 잘 깨지는 단점에 대해 금형 기술을 개선하여 특허 출원하였습니다. 이 특허에 대한 소유권은 당연히 회사의 소유가 되었고 연구원이 출원한 특허의 가치는 매년 10억 원의 원가 절감과 80% 이상의 제품 강도 증대라는 성과를 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특허권에서 나오는 고정 수익 일부를 해당 직원에게 배분하지 않았고, 특허 출원에 따른 공로를 인정하여 공로상과 1,000만 원의 상금만이 지급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후 해당 직원은 더욱 업무에 매진하여 업무 효율성을 위해 더 많은 특허를 출원하였을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그 특허로 인하여 상급자는 개선 이전 문제점을 보고하지 않는 것으로 문책을 받았으며 해당 직원은 상급자의 미움을 사게 되어 결국 자신의 능력 범위가 아닌 공정관리팀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는 이전엔 특허 출원을 위해 회사에 헌신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사람이었으나 팀 이동 후엔 회사의 불합리한 처우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토로하고 퇴사해 버렸습니다.
또한 그는 현재 한국기업의 R&D연구소 연구원이 자율적인 환경 속에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순수하게 연구만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그의 언급을 토대로, R&D 연구소의 연구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수많은 결재 과정과 관련부서의 복잡한 승인절차로 인해 상급자의 눈치를 봐야 하고, 순간순간 지시되어 내려오는 임원진을 위한 보고서도 작성해야 하며, 연구소 내 관리 업무도 일부 맡아서 해야 했습니다.
사실 위의 [사례]는 조금 극단적인 경우라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정말 이 사례가 우리가 일하고 있는 회사 내에서 결코 흔치 않은 경우라 얘기할 수 있을까요?
위의 [사례]와 빅뱅의 GD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성공한 아이돌 멤버들도 분명 힘든 연습과 공연 등으로 인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낼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우리 직장인들 만큼 하루하루 업무가 지겹고 월요병에 시달릴 만큼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물론 유명 아이돌이 되기 전에는 수동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
곰곰이 생각해 보면 빅뱅 멤버의 GD는 직장인들보다 훨씬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적극적이며 그로 인해 동기부여적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권한과 책임 구조'의 차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1] 권한의 부여_능력에 따른 수익 보장 및 재량권의 허여
GD는 올해('16)로 가수 데뷔 10년이 되었습니다. 아이돌로 시작하여 가수 생활을 하는 동안 약 160곡을 직접 작사/곡 하여 음원 저작권료가 매년 약 8억 원 정도 됩니다. 이는 YG 엔터사가 GD의 역량에 따른 별도의 수익을 보장해 준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회사가 GD에게 회사의 이미지와 이익에 반하지 않고 득이 될 수 있는 활동에 대해서는 가수 개인의 재량권을 일정 부분 허 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와 비교하여 직장인들은 어떻습니까?
위 사례에서와 같이 직장인이 한 사람이 회사에 지속적인 매출 증대 또는 비용 절감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해도 회사는 그 성과로 발생되는 이익의 일부를 당사자에게 배분하는 일은 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에게 추가적인 특허를 출원하기를 강요하고 특허의 숫자가 회사에서 정해놓은 일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인사 평가 시 불이익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본인의 업무 외 타 업무를 하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 비일비재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신 능력에 따른 성과에 대한 합리적인 처우는 고사하고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재량권마저도 상당히 얻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러므로 인해 직장인들은 적당히 일하고, 문제를 만들지 않으며, 상급자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것에만 열중하게 되는 '안전 보신형 인간'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2] 책임의 부여_책임은 끝까지
우선 아이돌 그룹의 경우 책임의 소지가 명확합니다. 알려지지 못하면 모두가 알다시피 끝!!입니다. 시장의 반응은 빠르고 확실합니다. 아주 흔치 않게 뒤늦게 회자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러한 경우는 정말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만큼 흔치 않은 경우입니다.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그룹 멤버들은 소속사에서조차 빠르게 잊혀 갑니다. 굳이 말하자면 '현대판 정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직장인들은 어떨까요? 직장인들도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실패나 업무의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 그 책임을 지게 됩니다. 영업직의 경우는 무언의 압박에 의한 퇴사를 종용받게 되고 사무직의 경우는 역량과 능력치와 무관한 부서로 이동하게 되는 것으로 책임의 결과를 묻기도 합니다.
그러나 직장인들의 책임에는 이 외에도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상급자의 실수! 이것 역시 나의 책임으로 떠안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C사의 모 인사팀장은 이사회 회의 시 인건비 절감 방안에 대한 보고 시 비용과 관련해 일부 잘못된 숫자로 보고 하게 되었고 해당 회의에서 임원진이 이에 대한 지적을 하자 본인의 실수임에도 불구하고 팀원에게 해당 건에 대한 실수를 전가하였고 유사한 일이 반복되자 결국 그 팀원은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실수 없이 업무를 처리함을 회사 내 모든 직원과 심지어 팀장 본인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아쉽지만 보고체계로 인해 임원들은 그의 역량을 몰랐겠죠..)
책임을 지는 것에 있어서는 아이돌 그룹과 직장인들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여러 사례들로 조금은 길게 이야기했던 이번 편(#2 권한과 책임_아이돌 그룹의 신화)에서 전해드리고자 했던 제 생각은
"아이돌 그룹은 자신들의 역량과 성과에 따라 권한과 책임 두 가지 모두 주어지고,
직장인들은 주어지는 권한에 비해 그 책임의 무게가 더 무겁다."
입니다.
#2편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점심시간부터 간간히 작성하다 보니 어느덧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아직 서툰 부분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고, 그래서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시간도 많이 걸리나 봅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시면 조금씩 느리지만 나아지겠지요.
앞으로 매주 월요일에 한 편씩 업데이트하고자 합니다.
차주 월요일 #3편 이야기는 'CEO들의 속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조직진단 및 HRM Master Consultant 조윤서
joyunseo@naver.com
상단 이미지 출처: 네이버 빅뱅 카페(http://cafe.naver.com/sbigbang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