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조직 만들기 #23
안녕하세요?
인사쟁이 조윤서입니다.
오랜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 전해드립니다.
어떤 말도 없이 한 달여 동안 사라진 이유를 이야기하는 것은 변명이나 핑계 같아 보여하기 싫지만 그래도 여러분께 이유를 말씀드려야 제가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제 글의 가장 기초적인 목적은 '조직 정치와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수평적 조직을 형성하여 성과를 극대화한다.'입니다. 그런데 이 가장 기초적인 목적을 과연 우리나라의 기업 조직 내에서 달성 가능한 것인가? 에 대한 물음에 저는 확률론적으로 '90% 이상 불가능'이라는 답을 내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이 글을 쓰는 가장 근원적인 동기를 잃어버려 한 달간 쉬게 되었습니다.
현재,
대 국민적으로 관심이 높은 '정권 이슈'와 여러 대기업들의 권위주의적 행태들,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의 뼛속 깊이 자리 잡은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국민의식과,
'같고 다름'을 '맞고 틀림'으로 착각하는 양비론적인 가치관에서 비롯된 수많은 편견과 오류를 정답이라고 확신하는 사람들과,
정치와 아부로 어는 정도 위치에 올라서서 자신의 실력과 역량 없음을 들키지 않고 자신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조직원 간 '정보의 불통(不通)'과 '오해'를 고의적으로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음을 봅니다.
결국 조직 내에서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몰아내어 수많은 핵심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거나 아니면 그들도 악화가 되어 버립니다. 바로 이러한 모습이 현재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의 조직문화가 아닐까 합니다.
위에 언급하였듯이 제가 추구하는 수평적인 의사소통과 객관적 성과 중심의 '구글형'이나 '넷플릭스형' 조직문화를 우리나라 기업에 구축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으로 여겨졌기에 글을 쓸 이유를 상실한 상태로 한 달 여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3월 10일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작은 불씨가 큰 불이 될 수 있는 희망을 보게 되었고 다시 힘을 내어 글을 써 봅니다.
1편부터 22편까지 글의 골자는 아래와 같다.
'조직 내 권위주의가 어떻게 발생하는가?'
'조직정치를 실제적으로 어떻게 없애야 하는가?'
'직원들에게 큰 동기 부여를 주는 성과 평가 방법은 무엇인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원활한 조직 소통방법은 무엇인가?'
이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기업 조직의 대표이사, 경영진, 팀장급이며 이들이 변화해야 조직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발간된 조직문화 관련 책들을 찾아봐도 솔직히 '팀원'들의 변화에만 포커스를 두고 있으며 팀장급 이상의 리더 변화를 언급한 도서는 거의 없었다. 이에 이번 편은 권위를 통해 소통의 부재를 만드는 팀장급 이상의 리더들에게 정말 필요한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먼저, 이 세 편을 읽어 보길 권한다.
오늘은 자신이 소통의 부재인 '꼰대'인가 아니면 팀원들에게 존경받는 '소통의 리더'인가? 를 확인해 보기로 하자. 아래 제시된 목록에 해당되면 'V'를 표시해보자.
□ 팀원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이야기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 팀원이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 의견을 다 듣기도 전에 '욱'하는 감정이 먼저 올라온 적이 있다.
□ 내(팀장)가 지시한 사항에 대해 팀원이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보고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 내(팀장) 머리 속에 '나와 맞는 팀원과 맞지 않는 팀원' 명단이 있다.
□ 팀 회의 시 자진해서 의견을 개진하는 팀원이 거의 없다.
□ 메일로 정보 공유 시 팀 내 참조(CC) 해야 할 팀원과 그렇지 않은 팀원 구분을 한 적이 있다.
□ 팀원과 연말평가와 특정 이슈 발생 이전에 개인면담을 사적인 이유로 해본 적이 거의 없다(1년 4번 이하).
□ 팀원 보고 중 내(팀장)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 보고 팀원이 답답하여 보고 중간에 마무리한 적이 종종 있다.
□ 팀원이 보고 내용이 나쁘지 않은 경우 단번에 칭찬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 80% 이상 팀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임원 회의 시 내(팀장)가 작성한 것으로 보고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
상기 10가지 항목에 'V'표시된 항목이 5개 이상이 되는 경우, 자신의 소통 문제로 팀 내부 의사결정에 상당히 문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3개 이상되는 경우 자신에게 소통의 문제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면 상기 항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 팀원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이야기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팀장으로서 팀원들에게 상기 말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몇몇 팀장들과 이야기해보면 자신은 항상 팀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데 팀원들은 필요한 것을 자신에게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팀원들이 소극적이라 한다. 그렇다면 팀원들이 정말 소극적이라 팀장인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일까?
상기 말에는 이미 권력관계가 전제되어 있다.
1.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려면 일단 나의 영역에 너희들이 와야 하고,
2. 필요한 것을 정하는 것은 내가 결정한다.
따라서, 직원들은 상기 말에 무의식적으로 상하관계를 느끼게 된다. 팀원들은 팀장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해줄지를 판단하는 '권력자'로서 그에게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가리게 된다는 점이다.(참고 글: 내 방문은 항상 열려있어~~ 권위주의)
또한 이 말은 팀 내 최상위가 누구인지 팀원들에게 확인받고자 하는 무의식에서 나오는 것일 수 있다.
이 항목과 관련하여 자신(팀장)에게 확인해봐야 할 점은 상기 이야기를 해놓고 팀원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점을 이야기한 빈도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알아보자. 팀원들이 거의 찾아오지 않았다는 것은 자신이 팀 내에서 권위적으로 행동했다는 반증일 수 있다.
□ 팀원이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 의견을 다 듣기도 전에 '욱'하는 감정이 먼저 올라온 적이 있다.
팀원이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거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순간, '욱'하는 감정이 올라온다는 것은 이미 자기 자신이 권위형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친구들 사이에서도 내 의견을 반대하는 경우, 사람이라면 기분이 나쁠 수 있다. 또한 반대 의견이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의 말투나 어조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경우에도 당연히 감정이 우선될 수 있다. 그러나 팀원 입장에서 자신의 논리와 증거를 갖고 의견을 차분하게 제시하는 데로 그것을 듣고 감정이 올라온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미 자신은 팀 내 권력 순위를 정해 놓고 자신보다 아래 순위의 팀원이 어떤 이유에서든 의견을 반대한다는 것에 기분이 나빠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이 권위형 인간으로 변한 것이 아닌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 내(팀장)가 지시한 사항에 대해 팀원이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보고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팀장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반드시 자신의 팀원 중에 한 명은 꼭 이런 팀원이 있다고들 이야기한다. A회사의 인사부서 팀장과 이야기하다 상기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물었다.
'혹시 어떠한 식으로 업무 지시를 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라고 하니 그 팀장이 팀원에게 포워딩 한 메일을 보여 주었다. 메일 내용은 이렇다.
'즐점하셨나요? 회사의 전 구성원이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고객관점에서 현장의 개선 사항을 발견하고 가맹점주와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현장 참여 프로그램을 다음 주까지 보고해주시길 바라요.'
이 메일을 받은 후 팀원이 보고한 사항은 '본사 직원이 가맹점에 분기별로 한번 찾아가 가맹점 업무를 실제적으로 하면서 영업 프로세스 개선점을 찾아보고 현장 업무를 하며 가맹점주와 회사 간의 동질감을 향상한다라는 안 하나와 고객들이 그 팀장이 속한 회사의 상품을 직접 만들어보고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매달 진행하는 안'을 보고 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들었을 때 나는 그 팀원이 참 빠른 시간 안에 무난한 안을 잘 만들었네... 하고 속으로 생각하던 찰나였으나 해당 지시를 한 팀장은 바로 이어 '아휴~~ 그 팀원은 내가 보낸 메일을 잘 읽지도 않았거나 이해 수준이 참으로 떨어져서 말이야. 그래서 내가 그 보고서는 피드백을 해줄 것도 없으니 다시 생각해보라고 답변했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조금 멍해졌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내가 그 팀장이 보낸 메일을 읽었을 때 생각했던 안과 그 팀원이 보낸 보고 안이 많이 비슷했는데, 나의 이해 수준이 많이 부족했다는 말인가?
바로 나는 팀장에게 말했다.
'그러면 팀장님이 원하시는 바를 그렇게 구체적으로 메일에 적어 보내지 그러셨어요?'
그 말에 나를 K.O 시킨 한 마디. '뭐 그 정도 메일 내용을 적어주었으면 팀원이 눈치껏 알아들었어야지....'
그랬다. 그 팀장은 자신이 정확히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팀원들이 그냥 알아들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간단하게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자면 우리가 어렸을 적에 장단으로 음악 맞추기 놀이를 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장단으로 음악 맞추기 놀이란 내가 속으로 흥얼거리는 노래의 음률에 맞춰 연필로 테이블을 두들기면 상대방이 그 소릴 듣고 내가 생각한 음악을 맞누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들으면 그냥 테이블 두들기는 의미 없는 소리인데 문제를 내는 나에게는 신기하게도 그 '딱딱'거리는 소리가 내가 속으로 생각한 노래로 들린다는 점이다. 이 놀이를 아직 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해보길 권한다. 신기하게도 테이블 두들기는 소리가 노래로 들릴 테니 말이다.
그 팀장님은 마음속에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그 사항들을 팀원들이 맞추는지 확인하고 맞추지 못하면 자신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낙인찍는다.
이 사례가 우리나라 기업에서 팀장급 이상에게서 많이 관할되는 '권위형 심리' 중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내가 지시를 했는데 팀원이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보고를 했다면 자신이 지시한 사항을 점검해 봐라. 얼마나 추상적이고 모호한 말들을 나열하여 지시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 내(팀장) 머리 속에 '나와 맞는 팀원과 맞지 않는 팀원' 명단이 있다.
내가 선호하는 팀원인지 여부에 대한 낙인을 마음속에 찍어두었다면 그것을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다름'이라는 것은 별, 삼각형, 사각형 등 다양한 다른 모양이 있다는 의미이지 별 모양이 주류를 이룬다고 해서 삼각형 모양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틀림'이라는 것은 수학적으로 1+1=4라고 하는 것이 '틀림'인 것이다.
간혹 50~60년대 출생이신 분들이 '틀림'과 '다름'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우리 이전 세대들은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을 경험했고, 70~80년대 고도성장시대에서는 경제성장에 불필요한 것들은 '틀림'으로 간주하고 공산주의를 부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양비론적인 가치관적인 사회에서 자라온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그들에게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했다. 그러한 가치관 속에서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하는 순간 뇌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생존에 대한 위험'을 알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 영향력을 갖춘 이전 세대들은 자신과는 다른 의견을 가진 팀원들은 '다른'것이 아니라 '틀린'것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틀린 것을 이야기하더라도 그것을 옳다고 무조건적으로 따라오는 팀원만이 눈에 띄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와 맞는 팀원과 맞지 않는 팀원 명단이 있는 경우 그 사유를 종이에 정확히 적어보자. 그러면 자신이 팀원들에 대해 어떤 부분을 좋고 싫어하는 지를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자신의 그런 태도가 과연 정당한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 팀 회의 시 자진해서 의견을 개진하는 팀원이 거의 없다.
팀원들의 의견 개진 중 팀원의 말을 끊은 적은 없는지 팀원의 말을 들으면서 팔짱을 끼고 방어적으로 듣지는 않았는지,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팀원을 무시하지는 않았는지, 회의 도중 팀장 자신만 의견을 계속 이야기한 것은 아닌지, 협의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팀장이 강압적으로 팀원들에게 지시한 것은 아닌지를 면밀히 살펴보자. 회의 시간이 조용한 것은 95% 이상 팀장의 의사소통이나 태도에 문제가 있어서라 할 수 있다.
또한 팀원이 발의한 좋은 프로젝트를 팀장이 회의시간에 좋지 않다고 평가한 후 팀원 모르게 팀장이 진행하여 완료한 경우 팀원은 자신의 프로젝트를 팀장에게 빼앗겼고 그런 사유로 회의시간에 어떠한 의견도 개진하지 않는 팀원들도 있을 수 있다.
'구글'은 이러한 팀장을 팀워크에 있어 가장 좋지 못한 리더로 손꼽았다. 회의시간에 팀원이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다면 팀장은 정말 심각하게 자신에 대해 분석하고 고민해보아야 한다.
□ 메일로 정보 공유 시 팀 내 참조(CC) 해야 할 팀원과 그렇지 않은 팀원 구분이을 한 적이 있다.
팀 내 메일을 공유할 직원과 그렇지 않은 팀원을 구분하는 것은 업무 성격상 그러할 때가 있고 사안에 대한 보안 문제로 그러할 때도 있다. 업무 성격상이나 보안 문제로 참조해야 할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을 구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해도 분명 팀원 A의 업무인데도 팀장이 팀원 A에게 경영진의 결정사항을 전달하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있음을 많은 면담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는 팀장의 역할에서 찾을 수 있다. 팀장은 경영진의 의사 결정 사항과 팀원들의 실무적인 의견이나 보고 사항을 위/아래 즉 경영진과 실무진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팀장은 양 그룹 간의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즉 경영진 그룹과 실무진 그룹은 양자 간의 정보가 부족한 상태이며 팀장은 그 중간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 '정보의 불균형'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정보의 불균형'은 '정보의 권력화'의 도구가 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득한 정보의 힘으로 팀장은 하위 실무진 그룹의 팀원들이 서로에게 적대감을 갖거나 경쟁구도를 만듦으로써, 팀장 자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몇가지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팀원간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면 팀장은 인사고과 시에 그 사유로 마음에 들지 않는 팀원에게 하위 고과를 줄 수 있다. 그리고 팀원 서로에게 갈등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팀원 간 '정보의 불균형'을 만드는 것이다. 만약 특정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상부의 결정이 필요한데 팀원 A에게 결정 사항을 알려주지 않고 팀원 B에게만 결정사항을 알려준 경우 팀원 A는 상부의 결정과는 다른 엉뚱한 사항을 보고하게 될 것이고 자신이 마음에 두고 있는 직원 B는 그 결정 사항에 적절한 보고를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팀장은 자연스럽게 마음에 들지 않은 팀원 A를 조직에서 도태시킬 수 있다.
만일 메일의 내용과 연관되어 있는 팀원에게 고의적으로 참조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100% 권력형 리더이며 또한 팀원간 직/간접적으로 경쟁을 부추기는 팀장이라면 그 역시도 100% 권력형 리더라 할 수 있다.
□ 팀원과 연말평가와 특정 이슈 발생 이전에 개인면담을 사적인 이유로 해본 적이 거의 없다(1년 4번 이하).
간단하다. 팀장은 팀원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에 개인면담 즉 1:1 면담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팀장의 이 한마디면 알 수 있다.
'그 프로젝트는 금방 할 수 있는 거 아니야?'라는 한마디가 팀장의 말이 어디 한 부분에라도 들어가 있다면 팀장은 팀원들의 업무량이나 업무 내용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팀원에게 관심이 있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도 실질적으로 생각하는 팀장이라면,
'팀원 A, 지금 프로젝트 하나가 급한데 현재 업무 부담률이 어느 정도 돼?'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면 어떤 정보가 필요하고 그런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확인하고 보고해줘'
이 두 가지 질문은 반드시 하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자신이 던진 지시사항이 어떤 품질의 결과물로 만들어질지 경영진에게는 언제까지 보고해야 할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경영진의 일방적인 요구로 급한 경우에는 팀원의 현재 업무량이 어떤지 알아야 경영진에게 최소한의 기한을 정해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로 팀의 업무가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는 리더는 수시로 팀원 면담을 하게 되어 있다. 그래야만 팀원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업무 부담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팀원 면담을 거의 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하는 팀장은 자신의 보위에만 신경 쓰는 '권위형 상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 팀원 보고 중 내(팀장)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 보고 팀원이 답답하여 보고 중간에 마무리한 적이 종종 있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결론 없이 길게 서술식으로 이야기하는 팀원들을 볼 때면 화가 날 때가 많다. 바쁠 때는 정말 그 팀원의 멱살을 잡고 싶을 때도 물론 생긴다.
그러나 그 팀원에게 '지금 당신이 보고하는 내용을 내가 알고 있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한 팀장은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보고는 팀장과 팀원이 하는 양방향성 의사소통의 한 형태이다. 팀원에게 보고 받는 것은 팀원의 생각과 대안을 들어보고 분석 결과나 수치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팀원의 설명을 듣고 보고서의 중대한 오류를 서로의 눈에서 찾아보고자 함이다.
그렇기에 팀원의 눈에서 보고한 내용은 팀원이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그에 대한 맥락은 팀원에게 충분히 들어봐야 할 것이고 들으면서 불명확한 부분은 질문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팀장이 팀원의 말을 끊는다면 보고 받는 내용 중에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 팀원의 입장을 올바르게 반영할 수 없다는 것과 같다.
만일 팀장이 팀원의 말을 끊으려면, 말의 수순을 다시 간략히 정리한다거나 의문 나는 부분을 짚어보아야 할 때 끊는 것이지 감정적으로 팀원의 말을 끊는 경우 팀원은 어느 순간부터 팀장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순간 답답해도 참고 듣는 것이 팀장의 덕목이니 참고 기다려 보자.
□ 보고 내용이 나쁘지 않은 경우 단번에 칭찬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서상 참 칭찬에 인색하기는 하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팀원에게 칭찬을 바로 해본 적이 없다면 당신은 '권위형 상사'일 수 있다. 그 이유는 팀원의 보고를 바로 칭찬한다는 것은 팀원의 가치를 바로 인정한다는 것이고 '권위형'인 팀장이라면 양비론적인 가치관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 팀원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유형의 팀장은 팀원의 성장은 향후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고 여겨 끊임없이 팀원의 가치를 낮추는 쪽으로 평가 절하하고, 보고 사항에서 문제점만을 찾아 지적하게 된다. 상기 행태가 나타나는 다른 사유로는 팀 성과 자체가 팀원 모두에게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고 팀장이 팀 성과를 오롯이 혼자 독식하는 경우가 조직내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팀장의 승진연한을 두어 단기 성과에 급급하게 만드는 평가시스템의 문제일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팀장급 이상의 안정적인 근무년수를 보장'해주는 것이 조직관리에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전 편에서 언급하였다(참고 글: #11 상명하복 군대문화 바꾸기 마지막 문단). 왜냐하면 팀장이 팀원의 가치를 낮추는 행동은 60~80년대의 '생존'을 위한 양비론적인 가치 관념의 무의식적인 발현으로 볼 가능성이 있으므로, '생존'에 대한 위협을 줄인다면 이런 양비론적인 행동 패턴이 감소하고 팀 친화적인 행동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아직 나의 가설이며 이에 대한 연구 역시 아직 어는 누구도 해보지 않았으며 당연히 통계치도 없다. 오히려 안정적이기 때문에 더욱 관료형의 태도가 부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팀장급 이상은 성과의 주체가 아닌 성과 향상의 지원자 역할을 부여하고 안정적인 근무년수를 보장한다면 조직 성과 관리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장이 팀원 칭찬에 인색하다면 그것은 팀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성과 평가와 조직 시스템의 문제도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 80% 이상 팀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임원 회의 시 내(팀장)가 작성한 것으로 보고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
상기 문제도 위의 9번째 항목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조직이 팀장에게 단기 성과 자체를 재촉하고 팀장급 이상이 조직 내에서 '생존'을 도모하는데 급급하기에 팀워크 자체를 해하는 이러한 행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상기 항목은 구글에서 가장 나쁜 매니저의 행태 중 하나로 정해지기도 하였고 이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처리 제도'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행동은 외국계 기업에서는 남의 재산을 훔친 '절도'와 같은 범죄행위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조직문화를 깨뜨리고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저해해서 성과를 저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상기 행위들을 예방하는 불만처리 제도와 성과 평가 시 프로젝트 참여자를 지정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글을 작성하기 시작할 때는 체크 리스트 정도만 만들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였는데 쓰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진 것 같습니다.
마음속에 하고 싶은 말들이 아직 많은 듯합니다. 혹여나 이 글을 읽는 분 중 어느 기업의 팀장님들이 계신다면 너무 기분 상해 마시고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의 팀장인지 판단하는데 참고 정도만 하셨으면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취업 준비생과 실무 직원들을 위한 업무력'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어느덧 봄이 왔습니다.
여전히 쌀쌀하긴 하지만 봄 꽃도 피는 걸 보면 분명 봄이 오긴 왔나 봅니다.
다들 이번 주말에는 봄 꽃구경 시간 내서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조직진단 및 HRM Consultant 조윤서
joyunseo@naver.com
상단 이미지 출처: 'Linkedin'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