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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등교사 윤수정 Jun 13. 2024

우리는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달라~

동 학년 회의가 있는 날입니다. 10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한 학년에 11개 반이 있는 셈입니다. 그동안 바쁜 일들도 다 끝나고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학년 부장으로 굵직한 행사들이 종료되니 기쁜 마음에 뭐라도 작은 보답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해서 드시고 싶은 음료를 골라 보시라 했습니다. 학년 단톡방에 각자 원하는 메뉴를 신청받았습니다. 



메뉴를 받고 보니 각양각색입니다. 11명이 함께하다 보니 회식 날짜를 잡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 동 학년 회의에 전원이 모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곧 음료가 도착했습니다. 선생님 한 분이 쭉 둘러보더니 말했습니다.


와, 우리 정말 다 다르네요. 
종류가 참 많아요. 



먹고 싶은 차 한잔도 이렇게 다른데 다른 것을 어떠하겠습니까? 같은 교재, 같은 주제로 수업을 해도 다 색깔이 있습니다. 지난번 공개수업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함께 연구하며 작성한 공동 지도안을 가지고 수업을 했지만 각자의 철학과 개성을 입히니 다 다른 수업으로 재 탄생하였습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모습, 다른 취향을 갖고 있지만 큰소리 내지 않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좀 더 조심하고 배려하며 생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자 원하는 음료를 마주한 잠깐의 대화는 한 주간의 피로를 조금이라도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작고 사소한 차 한 잔이지만 다시 한번 '우리는 서로 다르다.'라는 사실을 되새김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되 다름의 간극을 조금씩 더 좁혀 나갈 생각입니다. 그 틈은 배려와 존중으로 채우고자 합니다.


파울루 코엘류가 말했습니다. "다양성은 문화의 아름다움을 만든다." 하늘의 별이 크기도 다르고 모양도 다른지만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다양성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가 다르기에 다른 문화를 만들어 내고 그 다름은 아름다움으로 창조됩니다. 어쩌면 서로가 다르기에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 vklemen, 출처 Unsplash


#동학년 회의, #다름, #배려, #존중,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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