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매일 비움

쌓여있는 것들

하나씩 하나씩....

by 초등교사 윤수정


벌써 6월의 중간 즈음에 와 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쌓여있는 것들이 많다. 집 안 이곳저곳도 내 마음속도. 하나씩 하나씩 제 쓸모를 따져볼 때가 왔다. 책상 위를 휙 둘어보았다. 요 근래 사들인 책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지금 읽고 있는 것, 조만간 읽을 것, 언제 가는 읽을 것으로 정리가 필요하다. 단지 소유했다는 그 만족감을 넘어 내 삶에 적용 해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당분간 쟁이지 말아야겠다.



© eddrobertson, 출처 Unsplash



막둥이 책상도 뭐가 이렇게 많은지. 은근슬쩍 아들 녀석 모르게 하나둘씩 버리곤 했었는데 안 되겠다. 아이에게도 비움을 가르쳐야겠다. 모든 물건을 다 끌어안고 살 수 없음을 알려줘야겠다. 내 책상 한켠에도 곧 정리해야지 하며 쌓아둔 물건이 많다. 성당 주보지, IB 연수 유인물, 이번 학기 강의 유인물 등 열어보고 필요 없음 싹싹 치울 일이다.



내 마음속은 어떠한가. 3월 신학기 첫날의 마음을 조심히 꺼내본다. 먼지 않는 초심을 쓱쓱 닦아본다. 처음 마음먹은 대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없어도 될 것들이 들어앉았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 해 보지도 않고 안될 거라 단정 짓는 마음, 내 탓이 아닌 네 탓이라 원망하는 마음. 다 싹 비워낼 것들이다. 청소기 먼지통 털 듯 싹 비워내고 물로 깨끗이 씻어 뽀득뽀득 말려볼 일이다.





이런 마음은 반드시 '말'을 가지고 온다. 안 해도 될 말, 험담하는 말, 불평하는 말을 함께 데리고 온다. 말이 많아졌다. 내 안에 쌓아두지 말아야 할 것이 쌓여가고 있다는 신호이다. 요즘 부쩍 말이 늘었다. 고요와 침묵 속에서 오롯이 나를 마주할 수 있다.



비울 수 있을 때 더 좋은 것을 채울 수 있다. 가득 차 있을 때는 하나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가장 중요한 그 하나를 찾아야 한다. 바로 그 과정이 배움이고 실천이고 깨달음이 될 것이다. 단순함이 복잡함을 이긴다. 하나에 몰입할 수 있을 때 성장한다.



쌓여있는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다시 들여다볼 요량이다. 고요와 침묵 속에. 불필요한 것은 비우고 가장 본질적인 그 하나를 찾아볼 것이다. 그 하나를 아끼고 소중히 하련다. 결국 남겨둔 그 하나가 내가 될 테니까. 아니 그것이 바로 나니까.



법정 스님이 말했다. "비우고 버리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선택이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그 단순한 진리를 아는 이는 지혜로운 자다. 비우고 버리는 일은 삶의 반경을 줄여가는 소극적 자세가 아니다. 버렸기에 주어지는 자유로운 삶을 선택한 것이다. 비움은 내가 주인이 되는 적극적인 삶의 시작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비우고 버리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선택이다."
-법정-



#비움, #비워야 채운다. #분별,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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