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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등교사 윤수정 Apr 18. 2024

평가 패러다임의 전환


진정한 학습, 배움을 위한 평가의 목적은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것을 알려주는 정보들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가르치는 것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무엇을 알고 있고 또 이해하고 있는지 교사도, 학생 자신도, 그들의 부모도 알 수 있어야 한다. 즉, 현 배움의 과정이 다른 단계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가는 학습의 방법의 방향을 결정짓고 향후 배움의 결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볼 때 오늘날 우리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평가 시스템은 어떠한가? 첫째, 우리나라의 교육은 학생들의 학습이 일어나고 있고 배우고 있는 것에 대한 모니터링이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매시간 학생들의 학습을 모니터링하고 기록으로 일체화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학생들을 학습을 그저 심판하겠다는 매서운 눈이 아닌 그들의 삶, 전반에 있어 ‘어떻게 성장을 돕고 지원할 수 있을까?’ 하는 따뜻한 시선에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심도 있게 관찰하고 기록하여 학습 전반에 대해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배우는 것에 대한 측정과 보고는 어떠한가? 학기 말 통지표와 같은 방식으로 학생들의 배움을 측정하고 통보하고 있으나 매우 지엽적인 평가와 통보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과정 평가를 시행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평가와 그에 따른 피드백이 제공되고 있지만, 개선이 필요하다. 간혹 단원 평가 결과를 학생들에게 알리고 더 나아가 그들의 부모에게도 단편적 결과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제기되는 또 다른 문제는 배우는 것에 대한 측정에 있어서 교사가 전문성을 발휘해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논술형 평가 같은 경우, 사고력을 요구하는 평가를 시행하고 싶어도 그에 따른 명확한 채점 기준, 즉 평가 루브릭이 아직 미흡하고 그 루브릭에 대한 교육적 합의가 되어 있지 않아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어려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학습을 위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평가 또한 배움의 연장선이 되어야 한다. 배움의 연장선이 되었을 때 학생들의 마음에 더 큰 배움의 열망이 생길 것이고 교실과 학교에서 아니 그들의 삶에서 희망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교육 현실은 어떠한가? 오히려 학생들은 평가를 통해 좌절을 경험하고 진정한 배움이 실현되지 못할 때가 많다. 평가 자체가 그저 두려운 존재가 되고 마는 것이다. 학습을 위한 평가는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평가이다. 평가는 학생 개개인의 성장에 기여하고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자각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평가되고 결과가 기록되는 것이 아닌 수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평가자 또한 교사만이 아닌 학생 자신이나 동료 등 다양한 방법의 평가를 통해 학생의 성장이라는 하나의 궁극적 목표를 위해 행해져야 할 것이다. 


요컨대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위한 학습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가 평가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에 따른 우리나라 교육 현장의 변화를 위해서는 첫째, 학생 개개인에 대한 다양한 모니터링과 기록이 일체화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배우는 것에 대한 측정과 통보가 단순 지엽적 평가의 측정과 통보에 머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셋째, 교사가 평가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사의 평가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평가 전문가로서의 교사 역량을 위한 국가 차원의 연수 및 교육은 필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평가가 단지 평가를 위한 평가로 전락하지 않도록 진정한 배움을 위한 평가가 될 수 있도록 교사, 학생, 학부모 즉 국가 차원의 평가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 nguyendhn,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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