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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등교사 윤수정 Apr 25. 2024

동심을 이해한다는 것

막둥이 아들 녀석의 태권도 사랑

요즘 9살 막둥이 아들 녀석은 태권도에 빠져있다.  태권도 도장을 다니는 것도 부족해 집에서 혼자 유튜브를 보며 동작을 따라 연습한다. 여기에 쌍절곤도 돌린다. 매일 운동만 열심히 하는 아들 녀석을 그냥 보아 넘기는 것이 쉽지 않다. 숙제도 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해야 할 일이 많건만.


오늘은 학교에서 만든 미술 작품을 집에 들고 왔다. 아이의 작품을 보는 순간, '정말로 태권도가 좋긴 한가 보다.' 싶었다. 태권도에 진심인 아들 녀석이 느껴졌다. 아이가 그린 태권도 도복을 입은 자기 모습과 그 옆에 쌍절곤을 보는 순간 웃음이 났다. '똑같네. 똑같아.'



그림 옆에  '사람을 도울 거예요, '라고 써진 문장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그래, 뭘 하든 네 좋은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그동안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다. 또  정말로 태권도를 열심히 해서 꼭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다.


아들 녀석에게 물었다.

"너는 어떻게 사람을 도울 거야?"

아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엄마, 나는  나쁜 사람들이 약한 사람 괴롭히면 태권도 발차기로 한 방에 때러 눕힐 거야."


아, 그거였구나. 꽤나 진지한 답을 기대했기에 살짝 웃음이 났다. 반면, 아이의 표정은 너무도 진지했다. 한창 태권도에 빠져 있는 9살 아들 녀석에게는 그것이 바로 사람을 돕는 것일게다.


"알았어. 네 마음을 알고 나니깐 엄마도 네가 더 열심히 태권도 연습했으면 좋겠네."


동심을 이해한다는 것, 아이의 눈높이에서 그 마음을 오롯이 읽어주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그 마음에서 비롯된 꿈과 희망을 있는 그대로 읽어주어야겠다.


가끔은 어른의 눈이 아닌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아들 녀석의 태권도 사랑과  그 이유를 알았으니 이제부터라도 적극 지지해 주리라!

© camssanabria, 출처 Unsplash


#태권도, #아들의 꿈,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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