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상과 함께 새벽 달리기를 하고 있다. 예전에 운동이라 하면 운동복 차려입고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헬스클럽에서 장시간 운동을 하거나 필라테스 같은 것을 정해 교습을 받거나 하는. 헬스클럽도 다녀보고 필라테스도 했었다. 문제는 꾸준하지 못했다. 40여 분 이상 힘들게 운동하고 나면 해냈다는 기쁨도 잠시, 내일 또 이 고비를 넘겨야 하는 알 수 없는 중압감이 밀려왔다. 내 안의 끈기를 모두 끌어모아 겨우 명맥을 이어가다 꼭 한 번씩은 넘어졌다. 불행하게도 그 하루는 운동을 그만두게 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새해가 되면 다시금 운동하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의욕이 넘쳐났다.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밖에 하지 않던 내가, 꼭 욕심을 부려 강도 높은 운동부터 시작했다. 작심삼일을 간신히 넘겼지만, 곧 정해진 코스처럼 하기가 싫어졌다. 다시 운동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졌다. 다른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겨우 하루 이틀 실천하고는 힘에 부쳤다. 그대로 주저앉았다. ‘내가 그렇지 뭐.’ 스스로 자책만 했다. ‘왜 이렇게 계획은 무성한데 잘 실천이 되지 않을까? 나는 정말 의지가 부족한 사람일까?’
신경과 전문의 신동선 박사는 『스몰윈』에서 그 해답을 알려주었다. 어떻게 하면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계속해나갈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아보자. 저자는 네 가지 원칙을 말한다. 1. 작게 쪼개라(Cut), 2. 자주, 꾸준히, 반복하라(Repeat) 3. 감정을 담아라(Emotion). 4. 자신을 믿어라(Belief). 이렇게 첫머리글자를 합친 ‘크랩(CREB) 연습법’은 반복연습이 가능하도록 큰 목표와 별도로 작은 목표를 세우고 동기부여와 목표를 명확하게 세우라고 강조한다. 또,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즐겁게 연습하는 자신의 감정을 살피고 자기 자신을 믿으며 연습하면 성공 확률도 올라간다고 했다. 저자는 “믿음은 필요하다. 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하지만 될 것이라고 믿고 덤벼라. 믿음은 실용이다. 믿음을 확률 게임으로 바라보자. 믿을수록 확률이 올라간다.”라며 내 안의 긍정적인 사고 또한 꾸준한 실천에 있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꾸준히 좋은 습관을 이어나가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능력이 특출 나게 뛰어난 사람도 꾸준한 노력이 요구된다. 책 제목처럼 작은 성공이 계속 모이다 보면 큰 성공이 될 수 있다. 원하는 목표가 있다면 작게, 아주 작게 시작해 보는 것이다. 지금 바로 내딛는 작은 한 발짝이 가장 탁월한 성공 비법이 되는 것이다.
이제는 알았다. 내가 왜 자주 주저앉게 되었는지. 예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하루 10분 달리기와 같이 목표를 작게 만들었다. 겨우 10분 달리기? 이렇게 웃어넘길 수도 있다. 10분 달리기도 땀이 난다. 10분간 내 속도대로 달리다 보면 어느새 훌쩍 10분의 시간을 넘기기까지 한다. 어느 날은 달리는 것이 너무 좋아서 한 시간 이상을 나도 모르게 뛴 날도 있었다. 기뻤다. 내일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분만 달리면 되니까 새벽에 일어나서 집 밖을 나가는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작게 목표를 잡고 시작하니 마음의 부담도 적었다. 계속해도 더 할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매일매일 작은 성공을 하다 보니 정말 더 하고 싶어졌다. 뭔가 대단한 비법을 터득한 듯 내 안에 기분 좋은 감정들이 차올랐다.
이 좋은 방법을 나만 알기는 아까웠다. 일기 쓰기 어려워하는 초등학교 2학년 막내가 떠올랐다. 어떻게 하면 매일 일기 쓰기를 지속할 수 있을까? 고민이었는데 아들 녀석에게도 작고 작게 만들어 적용해 보았다. 바로 세 줄 일기. 예전의 나는 아이에게 처음부터 완벽한 글쓰기를 가르치려고 했다.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다. 아직 글쓰기에 서툴고 더군다나 흥미조차 없는 아이에게 처음부터 완벽한 글의 형태를 가르치려 했다. 아이도 지치고 나도 지쳤다. 하루는 제법 가르쳐 준 대로 하는 것 같았지만, 작심삼일을 넘기지 못했다. 엄마인 나도 더 챙기지 못했다. 그렇게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습관은커녕 아이에게 일기에 대한 안 좋은 기억만 남긴 채 저 멀리 떠나버렸다. 그런데 세 줄 일기는 한 달간 지속할 수 있게 되었다. 하루하루 해낼 때마다 아낌없는 칭찬을 해 주었다. 아이도 매일매일 비록 석 줄일지라도 글을 썼다는 생각에 뿌듯해했다. 일기 쓰기를 챙기지 않아도 스스로 글쓰기를 하는 것이 습관화될 즈음 아이랑 대화를 나누었다. “이제는 세 줄 일기는 잘하니까 다섯 줄 일기로 좀 더 자세히 써보자.” 작게 시작했던 세 줄 글쓰기가 탄탄해지니 아이는 그다음 단계를 어려워하지 않았다. 다섯 줄 일기도 제법 쓰게 되었다. 또 다섯 줄 일기가 탄탄해지면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계획이다.
운동뿐만 아니라 공부도 작게 시작하면 된다. 작게! 자그마케. 처음부터 너무 많은 양을 계획하고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반드시 무너진다. 작게 시작하면 오래 할 수 있다. 오래 해야 실력이 된다. 밥도 한 번에 과식하면 탈이 나듯 매사 모든 일이 그렇다. 단 매일매일 해야 한다.
『성공의 법칙』을 쓴 미국의 작가 로버트 콜리어는 “성공은 매일 반복하는 작은 노력의 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작지만 매일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준다.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거대한 도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큰 성취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매일 작 노력을 반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노력이 어떻게 큰 성취로 이어질 수 있는지 깨닫게 해 준다. 로버트 콜리어의 말처럼 작은 노력은 우리에게 지속성과 참을성을 가르쳐 준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도 우리가 매일같이 하는 행동들이 습관이 되며, 이러한 습관들이 모여 우리의 인생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작은 변화가 누적되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데, 이는 복리의 원칙과 비슷하다고 강조한다. 또 습관은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형성되는데 습관을 잘 형성하기 위해서는 행동의 반복과 일관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그는 효과적인 습관 형성 방법으로 습관 쌓기(Habit Stacking)를 우선으로 꼽는데, 이는 기존의 습관에 새로운 습관을 추가하여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독서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또한 시작을 작게 하라고 말한다. 2분 규칙과 같이 새로운 습관은 2분 이내에 할 수 있을 정도로 작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환경 설계의 중요성을 언급하는데, 이것은 환경을 바꾸어 습관 형성을 돕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운동을 쉽게 하도록 운동복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과 같은 논리다. 실제로 새벽 달리기를 실천할 때 정말 나가기 싫은 날은 일단 운동복부터 갖추어 입고 운동화를 신는다. 가능한 뛸 수 있는 환경을 의도적으로 만든다. 운동화를 싣는 것까지가 어렵지, 신발까지 신고 나면 자동으로 밖으로 나가게 된다. 밖으로 나가게 되면 하기 싫었던 달리기도 하게 된다. 일종의 나만의 실천 리추얼을 세분화하고 그것을 매뉴얼화하여 실행하는 것이다. 저절로 그 일이 습관처럼 굳어지는 효과를 노린 방법인 셈이다.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큰 노력뿐만 아니라, 일상의 작은 노력의 연속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작은 노력과 그것을 해냈다는 성취감은 우리에게 지속성, 참을성, 자신감, 성장의 기회를 준다. 또 그것 다음의 도전을 위한 원동력이 되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너무 큰 목표와 거창한 계획은 오래가기 어렵다. 새롭게 시작하는 일은 무조건 작게 만들어라. 대신 매일 꾸준히 실천하는 원칙을 고수하자. ‘작은 노력이 성공이다.’라는 사실을 믿어보면 어떨까? 나를 실험하는 마음으로 작게 단, 매일 실천했을 때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스스로 입증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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