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1 퇴사 인수인계

고객들에게 퇴사 알리기 & 고객구분

by 이안 문과PM

3주 남짓 퇴사가 남았다. 수금문제 해결하랴, 급한 프로젝트 수주 건으로 출장다녀오랴, 열흘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바쁜 열흘 내내 내 고객들을 인수받을 담당자들은 하루 빨리 고객들과 날짜를 잡아서 face-to-face meeting을 하자고 했다.


사실 B2B 기술영업을 하다보면 사람이 전부라는 생각이 자주든다. 웬만한 기초산업에서 영업을 하지 않는 이상 유사한 경쟁사는 존재할 수 밖에 없고, 경쟁이 심화될수록 유사한 제품군에서 조금이라도 더 친절하고 고객친화적인 영업사원이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밖에 없다.


그도 아니면 인맥 혈연 지연 친구의친구까지 동원해서 없는 연을 이어붙여 0.1이라도 호감도를 올려서 수주확률을 높여야 한다. 론 이 과정에서 많을 걸 배우지만 그 중에서도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되새길 틈이 매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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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인수인계를 위해 모든 고객들을 만나뵙고 인사를 드려야 할까?


꼭 그렇진 않다.


당연히 내 마음속에는 고객별로 우선순위가 있고, 이 우선순위는 고객의 규모와 비례하는 경향이 있지만, 매출규모는 작더라도 마진이 높아서 더 챙기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정말 기술문의만 하고 우리제품을 잘 사용하지 않거나 너무 공정하고 오픈입찰을 하는 경우에는 담당자와의 유대관계가 매출이나 마진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따라서 담당자에게 공식적인 메일이나 전화로 후임자를 소개시켜주고 넘어가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고객들은 어떻게 구분지으면 좋을까? 하기 고객분포표처럼 A~D 4가지 그룹으로 구분지을 수 있는데 몇가지 예외사항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고객들은 어떻게 구분지으면 좋을까? 하기 고객분포표처럼 A~D 4가지 그룹으로 구분지을 수 있는데 몇가지 예외사항도 있다.


스크린샷 2023-04-03 오후 12.34.50.png 고객분포표 예시: 직접작성


예를 들어, C그룹에 위치한 C고객을 보자. C고객은 매출은 작지만 마진이 매우 좋은 고객이다. 이러한 고객은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은 시중에서 구매하지만, 특수한 case에 대해 맞춤형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이다. 따라서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일 확률이 높다. 이러한 경우 비록 매출은 작지만 좋은 마진을 유지하고 시장확보를 위해 담당자간의 유대관계가 중요한 경우가 많으며, face-to-face meeting을 통해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꼭 전달해주는 게 좋다.


매출도 마진도 좋은 A그룹의 경우, 충성고객으로 분류한다. (물론 운때가 맞아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는 경우일 수도 있으나, 언제든 잠재력이 큰 고객이다) B고객은 매출은 좋으나 마진이 좋지 않은걸로 봐서 경쟁입찰을 하거나 Nego를 엄청나게 하는 곳이다. 단가만 보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비교적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로 접근해야 하며, 담당자간 유대관계를 쌓아놓으면 입찰 시 유리한 Technical Barrier를 만들어볼 수 있으므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사실 문제는 D그룹인데, 관계가 좋지 않거나 규모가 작은 회사임에도 경쟁입찰을 하는 등 소위 말해 영양가 없는 회사일 확률이 높다. A/B/C고객에 더 시간을 투자하여 매출과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면 D그룹 같은 경우 대리점으로 이관시키거나 거래를 중단하는 등 장기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고객들이다. 일부는 공식메일이나 전화로 담당자가 바뀐다고 안내하거나 그래도 관계가 좋다면 찾아갈 필요는 있으나 수지타산을 따져볼 필요는 있다.


개인적으로는 퇴사 전 A/C그룹에 해당하는 고객들은 충성고객이 많아서 대부분 만나서 직접 인사를 드렸고, B그룹은 대형고객사지만 형식적인 경우가 많아 전화만 드린 곳도 몇 군데 있다. D그룹은 전화로 통보하는 식으로 담당자 변경을 안내했다. 너무 계산적이게 보일 수도 있으나, 기술영업은 시간대비 매출과 마진을 확보해야 하는 직무다. 처음 시작할 때는 모든 고객들에게 잘해서 전부 충성고객으로 만들어봐야지 하는 큰 꿈을 안고 시작하지만, 투자할 수 있는 Resource (시간과 돈)은 한정되어 있고 같은 시간을 할애해서 더 큰 매출과 마진을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더 효율이 좋은 곳에 투자해야 맞다.


시간이 충분했다면 모두 만나서 인사드리는 게 상도덕이겠지만 막상 퇴사하겠다고 하면 D-day까지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고 느껴진다. 비록 시간은 한정되어 있지만 한정된 시간 내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관계에 영향이 없도록 인수인계 하는 게 최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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