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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르스IRS Oct 11. 2022

나를 알기 위해, 삽질

'I's are special(4) - 나에게 대해 알아가는 유일한 방법

이 시리즈를 처음 읽는 분들은 아래 글을 꼭 보고 오시길 바란다.

'I's are special - 들어가기 전에(https://brunch.co.kr/@iarespecial/4)


이전 글에서 나는 남들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것은 의미없다고 했다. 누군가와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 그 비교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무언가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땐 나보다 일찍 시작한 사람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당연히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 천지일 것이고, 시간을 들여서 배워나가더라도 엄청난 천재성과 완벽한 환경을 만나지 않는 이상 나보다 나은 사람은 무조건 있을 것이다(애초에 나은 사람,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다).


우리는 그저 우리가 어떤 능력이 있고 어떤 것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지를 찾고 그것을 지속해나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우리 인생이 길어도 내 전부를 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일 수도 있으니 매일매일이 지루하지 않은 새로운 날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나를 알 수 있을까. 내가 아는 바로는, 오직 '도전'밖에 없다. 도전의 경험만이 내가 나를 알게 해줄 수 있다. 도전이라고 하면 굉장히 크고 부담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도전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내가 평소에 자주 하는 도전을 적어보자면, '편의점에서 새로운 음료수가 보이면 마셔보기', '건물 안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건물 직원에게 물어보기', '식당에서 음식을 시킬 때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기', '안 가본 길로 목적지에 도달하기' 등이 있다. 물론 어제 글에서도 적은 카드 마술을 배우는 것도 도전이었다.


도전이라고 해서 큰 규모로 할 필요는 없다. 단지 '그 전에 해보지 않은 것'이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도전의 규모가 클수록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성장하겠지만 항상 큰 도전만을 하기에는 우리가 가진 에너지가 너무 부족하다.


도전이 어떻게 나를 알게 해주는 것일까. 그것은 도전을 하면 무조건 돌아오는 '응답'이 나에게 새로운 지식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도전이다. 시간을 내고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글로 정리해보는, 난도 높은 도전이다. 이렇게 도전을 하면 여러 종류의 응답을 얻을 수 있다. 라이킷의 수, 유입된 유저의 수, 댓글의 유무, 그리고 내 글을 읽은 지인의 후기 등 꽤나 종류가 많다. 이런 응답들은 나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유입된 유저의 수는 많은데 라이킷이 적으면 내가 쓴 글의 주제는 좋았지만 내 글이 좋지 않거나 재미가 없었던 것이다. 반대로 유입된 유저의 수가 많지 않아도 라이킷이 많으면 유입된 유저들이 내 글을 좋아했다는 것이고 유입을 더 늘리면 라이킷이 더 늘 것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게 된다.


내가 글로 예를 들었지만 어떤 도전에도 응답은 있기 마련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 사람이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보고 어떤 행동은 더 자주 해야 할지, 어떤 행동은 하면 안 될지를 알게 된다. 남들보다 적은 시간을 투자해도 금방 익숙해지는 일이 있으면 나에게 잘 맞는 일이고,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서투르다면 나에게 잘 맞지 않는 일인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응답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결과가 내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응답이 좋든 나쁘든 그것은 내 가치를 결정하지 못한다.


여러 글들을 통해 내가 가진 속성은 내 가치 자체를 결정할 수 없다고 적었다. 만약에 내가 못하는 게 있으면 그건 그냥 '내가 못하는 것'을 알려줄 뿐이지 '이것을 못하는 나는 못났다'는 의미는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잘하는 것, 못하는 것은 다 다르기 때문에 못하는 게 생겼다고 내가 못나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게 맞다면 어느 누구도 잘날 사람은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응답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함으로 나를, 또는 다른 무언가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뿐이다. 만약 어떤 도전이 그 전에 해봤던 일과 비슷하다면, 저번과 같이 긍정적인 응답을 얻었을 땐 두 도전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의 장점 혹은 도구라는 것을 기억하면 된다. 만약 저번과 다른 응답이라면 무엇이 다른지 비교해보고 분석하면 된다. 또 둘 다 부정적인 응답을 얻었다면 그것은 내 달란트가 아닌 것이다.


그 전에 비슷한 도전을 해봤다면 다음 도전은 처음보다 훨씬 어렵지 않고 익숙할 것이다. 반대로 비슷한 도전을 해보지 않았다면 굉장히 주저되고 스트레스를 받고 부담을 느낀다. 이런 걸 속된 말로 '삽질'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촘촘하게 여러 분야에서 도전을 해보고 응답을 얻어 내 머릿속에 많은 경험들이 저장되면 그만큼 촘촘하게 내 능력치를 놓치지 않고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은 일은 내가 남들보다 더 나은 능력들을 모아 발휘하기만 하면 된다. 이제는 창의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을 해볼 때까지 경제활동은 제쳐두고 멈춰있을 수는 없겠지만 현재 내가 가진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지혜롭게 사용해서 멈추지 않고 도전한다면, 나 스스로를 밝게 아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밝히 아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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