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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석 Jul 10. 2024

가설 1 홈스쿨링 가정들의 경제력 분포

가끔 이런 질문들을 보거나 듣게 될 때가 있다. “홈스쿨링/언스쿨링은 경제력이 좋아야 할 수 있나요? 홈스쿨링 가정들은 돈이 많나요?” 이 질문은 누가 이런 방식의 교육을 선택하는가라는 일련의 질문들을 조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첫 질문이다. 그 첫 번째 가설로 홈스쿨링 가정들의 경제력의 분포가 어떻게 되는지 조명할 만하다. 홈스쿨링 가정들과 특히 홈스쿨링 학습자에 대한 연구가 조금씩 쌓이고 있지만, 그들의 경제력 분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경제력 분포를 5분위로 나눠본다. 자산과 소득을 함께 반영하여 각 분위를 20%씩 나눠보는 것이다. 최상위 1그룹에서 최하위 5그룹까지로 나눌 수 있겠다. 만약 홈스쿨링 가정들의 경제력 분포가 비홈스쿨링 가정들과 똑같다면 홈스쿨링 가정들의 경제력 분포가 각 그룹이 20%인 것으로 나올 것이다. 그리고 나는 2~4그룹은 약 20%씩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좀 더 세밀하게 들어가면 2/3그룹은 20% 조금 넘고 4그룹은 조금 안 될 것 같은데, 대체로 20% 내외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평균적인 가정들의 분포와 두드러지게 다른 부분은 1그룹과 5그룹일 것이라 추측해 본다. 1그룹은 30% 정도, 5그룹은 많아야 10%이지 않을까? 


즉, 경제력 분포가 평균적인 가정들과 그리 다르지는 않지만, 최상위 그룹은 과대 대표over-representation되고, 최하위 그룹은 과소 대표under-representation될 것이라 보는 것이다. 특히 최하위 그룹의 과소 대표 경향이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 본다. 물론 이 얘기들은 모두 가설이다. 관련 논의들을 얼마간 아는 이의 최선의 예상이라는 뜻이다.


그러면, 왜 이런 가설을 내놓는가? 그 이유를 말해보자. 우선 내가 겪어본 사람들 및 온라인을 통해 본 사람들에 대한 대략적인 파악에 기대고 있다. 대체로 중산층 이상이 과대 대표되어 있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하위계층(4~5그룹)인 경우로 추정할 수 있는 경우도 보이지만, 그보다는 여유가 있는 계층이 좀 더 많다. 둘째로, 애초에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어느 정도는 자신감이 있는 이들이 과대 대표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자신감의 근거는 자주 돈이다. 소득이 중간 이상인 경우가 많고, 혹시 현재 소득이 높지 않다면 자산이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셋째 이유는 앞선 이유에서 이어지는 것인데, 사회운동이나 새로운 트렌드에 참여하는 것도 여러 가지 차원에서 사정이 나은 사람들이 좀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말하자면, 지금 생계가 막막한데 아이의 교육에 신경을 얼마나 쓸 수 있겠는가? 물론 그런 와중에서도 다른 것을 희생해가며 홈스쿨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통계를 내보면 더 적게 집계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경제적 하위 계층에서는 홈스쿨링/언스쿨링을 예외적인 경우에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결국 삶의 가치관과 삶의 태도, 이런 것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본주의적 원리에 ‘순응’하고자 하는 경우가 아닌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적 하위계층 중에도 문화자본은 나름 있는 경우들이 있다. 특히 5그룹 뿐만 아니라 4그룹까지 포함하면 더욱 그렇다. 멀리 갈 것 없이 나의 가정부터가 그러하다. 우리는 4그룹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소득으로만 따지면 4그룹이 아니라 3그룹 끄트머리에는 들어갈 수도 있을 텐데, 자산 상으로 따지면 5그룹이라 종합하면 하위 21~40%에 들어가는 집으로 예상한다. 


물론 이런 가설에 대한 논의가 당장에 궁금증이 있는 이들에게 속 시원한 답이 되지는 않을 것임을 안다. 하지만 우리가 무언가를 확실하게 아는 것은 이런 과정이 쌓이고 쌓여서 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가설들을 계속해서 제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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