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은 한국 사회에서 특별한 데가 있는 세대이다. 물론, 대중적인 반향을 일으킨 『90년생이 온다』에서 묘사하고 또 설명하는 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면 그 책에서는 세대의 특성과 나이의 특성을 합쳐서 세대의 특성처럼 설명한다거나, 세대의 특성과 시대의 특성을 합쳐서 세대의 특성처럼 설명하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세대-시대-나이의 구분을 한 후에도 그 세대의 특별함이 분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비혼이라는 문제를 보자. 우리 시대 전 사회적 관심사인 저출생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당한 관심을 받는 ‘비혼’은 개인들의 의사인 동시에 사회적인 현상이 있다. 80년대 초반생인 내가 10대일 때에도 우리 사회에 그런 선배들이 있었다. 당시까지는 ‘독신주의’라고 불렀다. 그 독신주의가 점차 비혼주의라는 말로 대체될 만큼 사회가 달라지는 과정이 진행되며, 70년대생보다 80년대생 중에서 비혼주의를 선택한 이들이 늘었다.
중요한 것은 70년대생에서 80년대생에서 늘었던 수준보다 80년대생에서 90년대생으로 가면 더 크게 는다는 것이다. 바로 그 변화하는 정도의 차이가 90년대생의 특별함이다. 그러니까 70년대생에서 80년대생 사이의 차이가 3%였다면, 80년대생과 90년대생의 차이는 3-4%가 아니라 10%인 식이라는 뜻이다. 이것이 결혼에 대한 태도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조직과 개인의 관계나 소비 패턴 등 여러 면에서 90년대생은 전 세대와 다른 면이 있다. 물론, 비혼주의의 경우에서처럼, 90년대생들의 특성은 전에 없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에는 더 적은 수만 하던 것을 90년대생들이 더 크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70년대생에서 80년대생으로 넘어오면서 어떤 특성이 2%에서 5%의 구성원이 하는 것으로 늘었다면 90년대생에 이르면 7-8%가 아니라 13-15%에 이르게 되는 그런 모습이라는 얘기다. 10% 이상 구성원들이 무언가를 선택하면 더이상 예외로 취급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렇게들 90년대생들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아우성인 것이다.
홈스쿨링 및 언스쿨링 관련해서도 비슷한 변화가 예상된다. 일단 학교 밖으로 나오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다. 게다가 나온 후의 모습들도 전과 다를 것이다. 70년대생 부모들까지는 학교 밖으로 나오면 일단 대안학교부터 알아봤다면, 80년대생 학부모들은 그 정도가 약해졌다. 대안학교도 선택지이지만 계속해서 홈스쿨링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초등과정을 마치면, 중등과정은 빠르게 통과하고 바로 대학으로 가는 이들도 상당하다. 90년대생들은 더할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다. 사회의 여러 지표들으 통해 90년대생 부모들이 어떻게 다를 것인지를 예상해보면, 80-84년생 (학)부모들을 보며 이런 저런 얘기들이 나오는 것은 예고편에 불과할 것이다.